강균성의 혼전동거 반대의견이 무척 반가운 이유, 썸남썸녀

 

동거. 10대 때는 막연한 어른들의 세계로 생각되다가, 20대 들어서는 그럴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한 단어다. 방송에서 '동거'라는 단어를 자연스럽게 들이밀 수 있게 된 것은 대단한 변화다. 우리사회가 이제 이성 문제에 대해 더이상 숨기려고만 하지는 않기 때문이겠다. 즐겨보는 JTBC <비정상회담>에서도 방송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주제화 됐을 만큼 여러사람의 관심을 끌기에 적절한 주제이기도 하다. 

 

어느 날 예능에서 나타나 뜬금없는 개인기를 선보이던 노을 멤버 강균성이 SBS 예능 <썸남썸녀>에서 동거에 대한 반대 의견을 이야기 했다는 기사에 해당 방송이 담긴 동영상을 잠깐 찾아봤다. 예능(라디오스타)에서 혼전순결, 스킨십에 대한 문제들에 분명한 메세지를 넣어 이야기 하면서도 웃음으로 승화시키고 사람들에게 큰 거부감 없이 소비되도록 하는 그의 매력이  일회성 소비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유지되길 바랐다. 이번 방송에서도 중심이 잡힌 발언을 함으로 점점 그가 책임져야 할 언행이 많아질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그의 소신발언이 반가운 이유는 요즘 2030세대에게 혼전관계를 거부하는 것은 어쩌면 구식이며 찌질해보인다는 여론이 어느정도 형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동거에 대해 가볍게 이야기 했을 뿐인데, 굳이 복잡하게 혼전관계까지 들먹이냐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테다. 그러나 동거를 단순히 오손도손 함께 산다는 것에만 의미를 두고 있다면 조금 더 심각해질 것을 조언하고 싶다. 동거는 단순히 삶을 공유하는 것을 넘어선 관계다. 혼전에 갖는 관계에 대해서도 동거를 한다면 충분히 있을 수 있는 문제이므로 좋겠거니 하는 생각으로 쉽게 동거를 결정하는 것은 위험하다. 삶을 공유하는 것은 연애로도 충분히 충족시킬 수 있다. 필자가 너무 할아버지 같지만 (... ) 이것이 현실이다. 요즘은 남성 뿐 아니라 여성들도 혼전관계를 갖는 것에 대해 개방된 생각을 하는 것이 무슨 트렌드인 것처럼 마치 깨어있는 것인양 여기며 심지어 자랑을 하는 경우도 있다. 혼전에 순결하지 않게 된 것을 비난하려는 의도는 없다. 성을 점점 별것 아닌 것으로 여기는 모습이 가끔은 안타깝기도 해서다.  

 

 

어쨌든 요즘은 친구들 사이에서도 혼전관계에 보수적 입장을 취하면 말이 안통하는 사람 취급을 받거나 인터넷에서도 혼전순결, 이성 문제에 있어서 특정 종교를 겨냥한 비상식적인 모독들이 있어 보수적 입장을 취하는 사람들이 지내기에는 제법 불쾌한 환경이 되버린지 오래다. 이런 상황에서 강균성의 반대의견은 동거와 혼전관계에 대해 보수적인 입장을 갖고 있는 사람들을 대변해 주는 것 같아 반가운 마음이다.

 

결혼하고 싶은 사람이라는 전제, 동거는 결국 희생보다 실험

방송에서 이들의 대화는 결혼하고 싶은 사람이라는 전제하에 동거가 가능하다로 시작된다. 여기에서 강균성의 반대 의견 중 "요즘은 점점 사람들이 희생에 대해 감수하지 않으려 한다"는 의견을 적어두려 한다.

 

결혼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는 전제하에 동거가 가능하다는 공식이 성립된다면 성별을 떠나 개인에게 있는 동거이력은 미래 배우자에게 결혼하고 싶은 사람이 있었던 여자, 혹은 남자로 남게 된다. 이 사실 자체가 본인에게도 배우자에게도 그다지 깔끔한 기분을 갖다 주지는 못할 것이다. 또한 인간은 감정의 동물이라 우리가 아무리 쿨해지려 노력한들 사소한 싸움 끝에도 이 문제가 무의식의 밑바닥에서 튀어 올라올 때도 있을 것이다. 비밀로 해도 시원찮고 서로 아는 상태에서 쿨하기로 작정했어도 쿨하지 못한 상황에서 속 끓이는 것이 사람이다.

 

게다가 결혼 이후 생길 수 밖에 없는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 동거를 한다는 것도 그다지 큰 의미는 없다. 일단 살아보고 선택하겠다는 말 자체에는 "살아보고 (아니면 헤어지겠다)" 뒤에는 아니면 "헤어지는거지, 뭐"라는 말이 숨어 있다. 동거는 헤어짐을 전제로 결혼은 책임을 전제로 시작된다는 사실 기억하는 것이 좋겠다.

 

동거와 결혼, 결국은 책임에 대한 가치관의 문제

20대 초에는 동거에 대해 제법 유연한 생각을 갖고 있다고 스스로 생각했다. 우리는 배우길 상대방의 생각도 내 생각처럼 존중하는 것이 멋진 것이라 배우기 때문에 좋은 것이 좋은 것이라는 생각을 하곤 했다. 이 글이 동거를 하는 누군가를 비난하려는 마음으로 쓰는 글이 아닌 만큼 그 시기 스스로 유연하다고 자부한 내 생각이 지금 돌이켜보건데 그다지 유연하지도 그렇다고 확신에 차 있지도 않았다는 것을 기록해두겠다. 과거 동거에 대해 유연한 생각을 가졌던 스스로를 돌아볼 때 사귀는 사람으로 부터 동거에 대한 제안을 받았다면 흔쾌이 OK 할 수 있었을 것이냐 묻는다면 당연 아니기 때문에다. 20대를 돌아보면 지금보다 훨씬 방어적이고 사랑에 대한 믿음이 없었으며, 사람에 대한 신뢰도 부족했다. 

 

오히려 동거에 대해 반대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은 사랑에 대한 가치관이 정확하게 확립되면서부터다. 상대방에 대한 신뢰를 갖고 서로를 책임지고자 하는 마음을 전제로 함께 살고자 하는 것이 결혼인데, 동거는 오히려 "결혼"에서 책임을 뺀 나머지를 취하는 것과 같은 모양이다. 결국은 책임에 대한 가치관의 문제다.  

 

 

<썸남썸녀> 2015.05.05 방송분 중 일부

(영상을 올릴까 생각하다가 영상에 대한 저작권 문제와 약간의 귀차니즘으로 대화 일부를 요약했다)

 

서인영: 결혼을 하면 평생 살아야 하므로 (동거는) 알고 가는 것이다. 맞는지 안 맞는지는 굉장히 중요하다, 알고 성향을 보고 결혼을 결정해야 한다.
이수경: 결혼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동거를 해볼 수 있다,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결혼하고 싶은 사람이라는 전제하에 동거에 찬성한다.  
강균성: 나는 반대 의견이다. 동거는 같이 사는 것인데, 가정을 꾸린 다음에 (같이) 살아가는 것이 질서라고 생각한다. 결혼 전 동거를 하는 이유는 두려움 때문이다. 그런데, 사람은 서로 모른다. 나도 나를 모른다. 안아주고 덮어줄 수 있는 마음의 넓이를 키우는 것에 방향성을 둬야 한다. 동거를 하는 것은 마치 시험 보는 것과 같은 것이다. 결혼을 한다는 것, 가정을 꾸린다는 것은 나의 희생이 들어가야 한다. 요즘은 나는 손해보고 싶지 않고 편하고 싶고 안심하고 싶다는 것에 방향을 맞추려 한다. (중략) 오히려 동거 경험자들이 이혼률이 높고 행복하지 않다.
서인영: 성향 파악을 해볼 필요가 있지 않나?
강균성: 사계절은 만나보라고 권한다. 서로의 성향을 알아보고 점검하는 것도 자기 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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