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결정하는 시기, 사계절을 함께 보낸 연인에게 결혼을 권하는 이유

어머, 벌써 결혼 4년차다. (언제 결혼했는지 까마득해서 페이스북으로 2013년 까지 다녀온 건 안비밀) 오늘 [연애하고 싶은 여자들을 위한 오후]의 주제는 "결혼하는 시기"다.

 

 

배용준 커플이 3개월 만나고 결혼을 했다는 기사에 엄청난 좋아요가 있길래 댓글창을 휙 봤다. 이런 기사보면 역시 사람 오래 만날 필요 없는 것 같다는 댓글이 베댓이 되어 있더라. 유명 연예인 커플에게는 관심이 없지만 댓글에는 어쩌다가 그리 생각하게 되었는지 참견하고 싶어졌다.

 

결혼을 반드시 몇 개월 이상 만나고 해야한다거나 어떨 때는 하지 말아야 한다거나 하는 원칙이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다. 사람마다 다르고, 상황마다 다른 것이 결혼이기 때문. 그러나 돌다리를 여러 번 두드려도 언제든 잘 하는 일이라 여겨질 수 있는 것 중 하나가 '결혼'에 대한 생각이다. 그래서 그만큼 결혼 시기를 고민해 보는 일을 아주 긍정적이라 여긴다. 

 

결혼을 한 입장에서는 어른들이 그저 하시는 말씀 "때 되면 한다"가 무슨 말인지도 알게되었다. (그런 느낌이 있더라, '결혼을 해도 되겠군'이라는 느낌적인 느낌) 그러나 때 되면 알게되기 전에 우리에게는 이성이라는 것이 있으니 (인생에 중대한 문제를 놓고 아주 오랜만에 이성을 120% 활용해보길 권장) 결혼에 앞서 이 일을 객관적으로 생각해보는 노력도 필요하다.

 

필자는 결혼을 생각한다면 사랑하는 사람과 사계절을 보내고 결정하길 권한다. 마음이 너무나도 두근두근, 콩깍지가 씌인 상태라 1년을 보내지 못하겠다면 적어도 결혼에 대해 다시 숙고 할 수 있는 시간(최악의 경우 결혼을 무르는 일이 생길 수도 있는)까지 포함해서 1년을 보냈으면 한다. 결혼을 무르는 일이 발생한다의 기준은 지인들에게 청접장을 돌리기 전을 기준으로 생각한다. 물론 혼수도 다 사고, 식장도 예약하고, 심지어 전세 계약을 했다는 것도 큰 문제긴 하다만 결혼한다는 소식을 전해놓고 안한다고 하는 것도 큰 문제다. 이 문제는 심리적 손상을 불러오는 상황으로 왜 우리의 결혼이 성사되지 못했는가를 일일이 설명을 해야하는 것은 물론 ... ( 다들 상상해보면 어떤 일이 발생할지 알테니 생략)

 

 

그래서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너자는 마음으로 연애하는 우리에게 결혼에 앞서 사계절이 필요한 이유를 생각해 본다.

 

당연한 이야기, 이 시간은 서로에 대해 알아가기 위해 꼭 필요한 시간이다. 1년을 보자는 이유는 서로의 상태를 확인하는 시간을 갖기 위함이다. 상태 안에는 심리상태와 재정상태를 포함해 부모님과 연인이 어느 정도 안정적으로 분리되어 있는지도 포함된다.

 

그 남자, 그 여자의 심리상태

각 사람이 가진 기질과 특성이 있다. 기질과 특성에 더해지는 환경적인 요인들이 그 사람의 성격과 현재 심리상태를 결정하기도 한다. 평소 연애를 하면서 일일이 그 사람의 심리를 분석하라는 말은 아니다. 그러나 결정적인 순간에 우리들은 정신을 차려 살펴봐야 한다. 여기서 포인트는 '그'의 심리상태 뿐 아니라 '나'의 심리상태도 잘 봐야한다는 것.

 

결정적인 순간 중 하나는 바로 싸울 때다. (사실 다들 아시죠?) 좋을 때는 다 좋다. 그러나 싸울 때 보이는 모습을 잘 살펴봐야 한다. 언행이 거칠고, 욕을 하지 않는지, 심각하게 비꼬거나 건드리지 말아야할 상처를 후벼파는 유형은 아닌지, 함께 이야기해서 이미 해결된 문제들까지 여러 번 들춰내는 사람은 아닌지도 살펴 봐야한다. 아니면 아무 말도 없이 잠수를 타버리거나 기분 나쁘다는 이유로 바로 이별을 고한다면 그에 대해, 그리고 결혼에 대해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그 또는 그녀가 분노를 잘 조절하지 못하거나 수동 공격적인 행동(상대의 분노를 불러 일으키기 위해 일부러 싫어하는 행동을 하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을 보인다면 그 부분에 대해 서로 대화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결혼을 생각하기 전, 연애를 하는 시간 동안 그렇게 하지 말아달라는 부탁으로 서로의 습관이 고쳐질 수 있다면 좋겠지만 쉽게 고쳐지기 어렵다는 것도 우리는 염두해 둬야 한다.

 

여력이 된다면 커플 상담을 받아보거나 간단하게라도 둘이서 심리검사를 받아보는 것도 추천한다. MBTI도 좋고 에니어그램도 괜찮다. 두 검사의 성격이 확연히 다르므로 호불호가 있기 때문에 검사에 대해 잘 알아보고 선택해서 받는 것이 좋겠다. 둘이 왜 싸우는지 뭐가 맞지 않는지 모든 것을 알 수는 없지만 기질적인 면과 성격을 알려주는 검사라 결혼을 한다면 함께 사는데 있어 분명 작은 도움이 될 것이다.

 

사랑만하고 살 수 없어서 꼭 알아야 할, 재정상태

모두가 꿈꾸는 가장 이상적인 결혼은 부모님의 도움 없이 두 사람의 힘으로 시작하는 결혼이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심지어 집 값이 워낙 대단해서 빚 없이 시작하기도 힘든 현실. 그래서 대부분의 결혼에는 양가 부모님이 개입될 수 밖에 없다. (개입은 경제적, 정서적, 절차 모두 포함)

 

여기에서 우리는 결혼을 생각한다면 서로의 재정상태를 투명하게 공개할 필요가 있다. 아직 남아있는 학자금 대출이 있을 수도 있고, 부모님 빚을 대신 갚고 있는 경우도 있다. 결혼은 경제적으로도 한 살림을 꾸려가야 하기 때문에 숨기지 말아야 한다. 물론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갚아달란 이야기가 아닌데, 갚아달라는 이야기를 하는 것처럼 보이면 어쩌나 하는 구차함에 마음이 쭈글쭈글 해질지도 모른다.  

 

그러나 현실이라서 꼭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다. 신혼부부 대부분은 맞벌이를 하게 될텐데, 내 급여가 어디에 어떻게 쓰이게 될지 배우자도 알 권리가 있다. 학자금 빚이나 원가족에서 해결되지 못한 금전적인 문제로 가족을 부양을 해야하는 상황이라면 결혼하는 두 사람이 이 문제에 대해 조율할 필요가 있다. 양가 부모님으로부터 경제적으로 계속해서 지원을 받는 것도 문제지만, 양가 부모님이 결혼하는 두 사람에게 무리한 요구를 지속적으로 하는 상황이라면 결혼생활이 원만하기 어렵다.

 

이혼을 하거나, 생각하게 되는 이유 중 제법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부분이 바로 문제의 '돈'이다. 그래서 이 문제를 가볍게 여기거나 네돈과 내돈을 나눠서 처음부터 시작하려 한다면 나중에는 더욱 곤란해질 수 있으니 용기를 갖고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서로 머리를 맞대고 의논해보자. 이제 시작이다.

 

 

결혼 직전까지 잘 살펴 볼, 부모님과 배우자의 관계

연애를 하면서 상대방이 부모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도 중요하다. 큰 문제가 있는 상황이 아니라면 연애를 하는 기간까지는 그럭저럭 지낼만 하겠다. 그러나 결혼은 다르다. 전혀 분리가 되지 못한 심각한 예로 부모님과 분리가 되어 있지 않은 경우라면, 당신은 남편과 다툼이 있는 날이면 반드시 시어머니와 싸우게 될 것이다. 만약 이 글을 읽는 본인이 남자라면 장모님과의 싸움이 예약되어 있다. 그래서 이 부분은 매우 중요하다. 그래서 기간을 두고 만나면서 부모님도 종종 뵙고, 집의 분위기가 어떤지 적응할만한지 체험을 해보는 것을 권한다.

 

반대로 부모님과 애착이 전혀 없거나, 부모님을 무척 싫어하는 경우가 있다. 이 경우도 위험하다. 결혼 생활 중에 당신의 모습에서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이 있다면 그 부분이나 다른 부분 일부를 상대방이 자신이 싫어하는 부모님과 동일시하는 경우도 있으니 이런 경우도 당연 결혼생활이 즐거울 수 없다. 만약 당신의 연인이 부모님과의 관계에 있어서 극도로 어려움을 느끼거나 증오를 하는 경우라면 결혼 전에 반드시 상담을 권한다. 100번 권한다.

 

 

그리고 우리에게는 결혼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여유시간이 필요하다. 연인으로 사계절을 보내는 것이 바람직한 이유는 그 사람과 봄, 여름, 가을, 겨울을 함께 지내보자는 이야기면서 나의 연인이 더울 때는 어떤지, 추울 때는 어떤지 알아가자는 의미도 있다. 내가 만나는 사람은 더울 때도 꼭 긴 팔을 입는다던지, 추울 때는 기분이 상당히 저기압이라든지 이런 사소한 것들 말이다. 결혼은 상상 이상의 현실이라서 사소한 습관과 취향이 함께 살아갈 때는 별 일 아닌데 크게 영향을 미칠 때가 많다.

 

연애가 꼭 결혼을 전제로 이루어져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결혼이라는 엔딩이 있기 때문에 연애가 더욱 의미있기도 하고, 중요하게 여겨질 때도 있다. 그런 소중한 시간을 서로에 대해 오롯이 알아가며 앞으로의 삶을 어떻게 꾸려갈지 이야기도 해보는 것 또한 결혼 전에 가져야할 시간들이다. 결혼 준비를 시작하면 생각했던 것보다 서로의 가치관이나 생각, 삶에 대해 어떤 태도를 가지고 있는지 이야기를 나눌 시간이 별로 없다. 그래서 결혼을 하기로 결정하기 전까지의 시간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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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가 되고나서 든 생각은 연애, 결혼식과 신혼여행까지는 많은 부분이 여자를 위한 일상과 이벤트로 이루어져 있지만, 결혼생활 부터는 여자를 위한 이벤트는 어쩌다 한 번 있을까 싶은 것이 현실이라는 것. 집안일을 서로 분담하고, 집에서 맡는 각자의 역할이 있어도 가사노동은 여자가 더 많이 할 수 밖에 없다. 게다가 생활을 해야하므로 아껴야 하는 일들도 연애할 때보다 많고, 시간과 공간의 제약도 예상 외로 많이 생긴다.

 

여자에게는 결혼보다 연애 중인 상태가 좋은 경우가 많다. (남자도 그렇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대부분은 남자의 경우 결혼을 하면 여자보다 조금 더 편한 것이 우리나라의 현실) 그러므로 너무 급하게 결혼을 서두르지 말 것, 결혼을 생각한다면 급하게 마음 먹지 말고, '연애'가 줄 수 있는 일상을 오늘도 잘 누리는 당신이길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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