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키즈존 확대 당연해, 개념있는 엄마가 되기 위해 필요한 태도

벌레가 많아졌다. 한남충, 급식충, 진지충, 설명충. 맘충도 등장했다. 남자, 여자, 학생들 그리고 엄마까지 모두 벌레다. 최근에는 노키즈존이 늘어난다는 이야기로 다들 "그래서 쓰나", "인권침해다", "시끄럽다. 사장 맘이다" 등 여러 의견들이 쏟아진다.

 

 

엄마까지 벌레가 된 이 나라. 전부 나라탓, 사회 분위기 탓만 할 수는 없다. 엄마가 되어보니 엉망으로 행동하고 있는 아이들과 생각없이 혼자 편한 엄마들도 가끔은 이해가 된다. 어디 다니다 보면 내 몸 하나 챙기기도 바쁜데 딸린 자식 챙기느라 정신이 없더라. 그런데, 이게 도를 넘어서면 벌레라는 소리를 듣게된다.

 

가끔 식당에서 나름 개념을 챙긴다고 분주하며 헷갈릴 때도 있다. 이렇게 까지 하는 내 행동은 욕을 먹지 않기 위한 몸부림인가 싶다가도 '맘충'이라는 단어 덕에 별 것 아닌 일로도 엄마들 모두 충이 되어 버릴까봐 몸을 사린다.

 

노키즈존을 찬성한다. 아이를 가진 엄마라면 노키즈존을 반대할거라 생각하겠지만 의외로 대다수의 엄마들은 노키즈존을 찬성한다. 가게를 애지중지 돌보는 사장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고, 일부 몰지각한 부모들을 보고 있자면 오히려 화가 난다는 엄마들도 있다. 가게 주인의 권리를 존중한다는 의견이다. 엄마와 아이의 '인권'을 이야기 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역으로 인권을 위해 노키즈존이 필요할 수도 있다. 불을 피우는 음식점, 좁은 통로로 뜨거운 음식이 오가는 음식점은 오히려 아이들을 위해 어른들이 알아서 피하는 것이 아이의 인권을 위해 필요한 태도가 아닐지 하는 생각이다.

 

 

노키즈 존이 불편하다고 느껴지고 인권 침해라고 생각된다면, 엄마들은 노력해야 할 것이다. 물론 다들 알고 있다. 일부 무개념 엄마들 덕에 피해 안주려 노력하는 다른 사람들 까지도 싸잡아 차별 당하고 있다는 사실. 그래도 달리 방법은 없다.

 

개념있는 엄마가 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할지 적어본다. 우리 모두 혐오스런 단어, 맘충에서 해방되어 보자.

 

 

기억하세요. 내 아이는 내 눈에만 예뻐요.

 

간혹 심각한 착각에 빠진 엄마들이 있다. 애가 그런거라 괜찮다거나 내 새끼 똥이라 예뻐 같은 착각. 난 아이들을 그닥 좋아하지 않는다. (아이를 싫어하는 정도는 아니다. 아는 애를 예뻐라 하는 정도, 그저 너는 아기로구나 정도다) 어쩌다 애 엄마가 되어 (그래도 나름 계획 임신) 일상을 성실히 수행하며 구르고 볶다보니 정도 들고 왜 애가 예쁜지 알아가는 중이다. 그래서 너무나도 잘 안다. 내 눈에는 예뻐도 다른 사람 눈에는 아닐 수 있다는 사실. 더욱이 버릇 없는 아이, 정도가 심하게 소리 지르는 아이, 더군다나 음식을 여기저기 뭉개며 다니는 아이와 한 공간에 있는것은 무서운 일이다. 그리고 아기 똥이라 괜찮다는 둥 이상한 소리는 하지 말자. 아기 똥도 똥이라 아무렇게나 두면 불쾌하고, 썩고 냄새나기는 마찬가지다.

 

죄송한 이야기지만 친분이 있는 분의 아기나 친인척의 아이들도 어느 정도 이상의 떼를 부릴 때 부모가 말려주지 않으면 아이도 엄마도 다 싫어지기도 하더라. 심지어 아이 똥냄새도 짜증이 나더라.

 

 

실천하세요. 훈육은 부모의 의무입니다. 미루지 마세요. 그냥 넘어가지도 마세요. 부모인 내가 사랑으로 훈육해야 합니다.

 

간단한 예의는 습관이라고 한다. 신기하게도 동서양 모두 생후 3년을 다방면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로 본다. 프로이트는 생후 3년이 될 때까지 구강기, 항문기를 거치면서 부모의 양육방침을 아이들이 익히게 된다고 했다. 우리 말에도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고 했다. 4살 이전까지 아이의 기본 예절이 자연스런 습관이 될 수 있도록 부모가 양육하는 것이 좋다.

 

그래서 밥을 먹으며 돌아다니지 않도록 하는 습관, 올라가도 되는 곳과 안되는 곳을 구분짓는 습관을 가르치는 중이다. 집에서도 부스터에 앉혀 밥을 먹이고 아이가 어떤 이유로든 자리에서 일어나게 되면 해당 식사는 마무리한다. (이유식을 잘 먹는 편이고 두시간 뒤면 간식 시간이라 쿨하게 마무리 할 수 있는지도 모르지만 만들어둔 밥을 많이 남겨도 쿨하게 마무리한다) 좌식 식탁은 아이가 올라가기 수월해 무척 올라가고 싶어하지만 맘마 먹는 곳은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고 몇 번 이야기 해주면서 쇼파에 올라가는 법을 알려줬더니 식탁에는 올라가지 않는다. 그럭저럭 3세 이전의 우리집 아기에게 알려주며 지내보니 간단한 예의는 습관이라는 말의 의미를 알겠더라.

 

두 돌 되어가는 아이들은 말이 통해서 귀엽기도 하고 좋지만 동시에 하고 싶은대로 거침없이 행동하는 시기다. 곧 첫 돌을 바라보는 딸내미도 벌써부터 드러눕고 난리다. 아마 모든 아이에게 이 시기는 올 것이다. 그 때 훈육이 필요하다. 오은영 선생님은 훈육은 부모의 의무라 했다.

 

육아멘토 오은영의 올바른 훈육법 기사

 

아이가 어리다고 뭘 알겠느냐며 모두 받아주는 것은 사랑이 아니다. 누구보다 진심어린 마음을 담아 아이에게  알려줄 수 있는 사람은 아이의 부모다.

 

 

기억하세요. 내 아이만 귀한 자식 아니죠. 옆 집 아이도 앞 집 아이도 매우 귀해요.

 

글세, 노키즈만 문제는 아니다. 엄마와 아이를 대상으로 하는 곳이 요즘은 많다. 육아용품만 몇 개 들여다 봐도 금방 알 수 있다. 엄마와 아이는 엄청난 소비를 할 준비가 되어있는 고객이다.

 

그런 엄마와 아이를 대상으로 장사를 하는 공간에서도 서로 배려가 필요하다. 간혹 자기 아이가 다른 아이가 갖고 노는 물건들을 빼앗는데도 보고 있기만 하거나 심지어 다른 아이를 때려도 크게 관여 안하는 엄마들도 있다. 한 번은 어느 아이에게 딸이 심하게 밀쳐 넘어진 일이 있다. 겨우 돌 정도 된 아이들 사이에 있었던 일이라 달래는 것 밖에 방법이 없었는데, 딸을 때리고 넘어뜨린 아이가 밉지 않았던 이유는 내 딸을 밀어서 아프게 한 저 아이도 너무 귀한 아이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다행히 상대 아이 부모님이 멀리서 보고 있었는지 어디서 이야기를 들었는지 잠시후에 아이 아빠가 아이를 안고와서 미안하다고 이야기하라며 아이와 같이 사과를 하셨다.

 

반대로 자기 아이가 다른 아이들을 마구 때리면서 다니는데도 사과 없이 웃으면서 "얘가 원래 이래요" 하는 엄마도 있었다.

 

그렇다. 사과 없는 그 엄마도, 사과 하러 온 그 아빠도 어느 집 귀한 아이들이었으니 이쯤에서 마무리 하자. 여기서 포인트는 아이들 싸움에 일일이 곤두서는 것은 감정낭비이며, 내 아이 뒷통수를 때린 저 아이도 매우 귀한 아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면 크게 화가 날 일은 없을 것이라는 사실(물론 잠깐 부글부글)이다. 어제도 오늘도 주제는 "나나 잘하자"다.

 

 

실천하세요. 부모는 아이의 거울입니다.

죄송합니다. 감사합니다. 먼저 하세요.

 

아이는 그래도 되지만 엄마는 그래서는 안된다는 말이 있다. 아이가 아무리 난리를 쳐도 우리에게는 희망이 있다. 아이들은 엄마를 보고 배운다. (이렇게 쓰고 내 딸이 그래서 그렇구나 라고 읽는다)

 

아이가 사고를 쳤으면 "뭘 이런걸로 그래요?"가 아니라 "죄송합니다" 해야지. 아이에게 누군가 호의를 베풀면 먼저 "감사합니다"해야지. 이 두가지만 해도 확실히 맘충 소리 듣기는 힘들테다.

 

 

 

 

아기가 5개월 될 때까지는 어딜 나가본 일이 없다. 애초에 수유실이 없는 곳이면 가기를 꺼려하기도 했다. 까다로운 딸은 모유만 먹어 외출을 할 때면 꼭 수유실이 있어야 했다. 게다가 수유실이 있는 곳은 기저귀를 버리는 휴지통도 있고, 아이를 안전한 환경에서 기저귀를 갈아줄 수도 있어서다. 아이가 조금 컸더니 이제는 여러가지로 자유로워져서 수유실이 없는 곳도 갈 수 있게 됐는데 그러면서 이제는 비닐봉지를 하나씩 들고 다니게 됐다. 수유실 없는 곳에 갈 때면 당연히 기저귀를 싸가지고 집으로 가는 게 최선이라는 생각에서다. 귀찮고 번거롭지만 이런 노력들로 조금은 서로가 배려 받는 기분을 느낄 수 있지 싶다. 그리고, 노키즈존이 늘어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어떤 가게는 이런 엄마들의 노력을 보고 노키즈 하려다 마음을 바꿀 수도 있겠지.

 

 

내 눈에만 예쁜 내가 낳은 아이일 수 있으니 나의 착각을 조심하고, 훈육은 엄마의 의무이니 예의를 가르치는 것에도 최선을 다하고, 우리 집 아이 뿐 아니라 옆 집, 뒷 집, 앞 집, 저 집, 이 집 아이 모두 귀하다는 생각으로 다른 아이를 대하면 좋겠다. 그리고 안녕하세요, 죄송합니다, 감사합니다를 잘하면 나도 아이도 매력 만점. 별 세개 빵빵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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