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수타는 남자친구, 부부싸움 후 가출, 회피형 애착유형과의 연애에 드리는 사소한 팁

애착유형이 회피형인 연인을 만나느라 속이 타들어가는 누군가를 위한 소소한 위로, 부부싸움 후 가출하는 남편과 아내를 둔 쓸쓸한 당신을 위한 사소한 도움이 되길 바라는 글.

 

얼마 전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남편과 다퉜다. 차에서 내리자마자 외출을 감행했다. 두 시간 후에 집으로 돌아왔으니 내 쪽은 '외출'이라 표현하고 남편은 '가출'이라고 주장한다. 큰 일로 싸운 건 아니다. 핸드폰을 늘상 찾는 습성으로 "여보 내 핸드폰은 어딨지?" 했는데, 평소에는 그럭저럭 이해해주던 남편이 오랜만에 좋게 받아주지 못하고 까먹기가 박명수급( ...?)이라며 좋은 소리 못해 준게 원인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별 일 아니기도 하고, 뜬금없이 등장한 박명수는 웬말이냐 싶겠지만 그랬다. 그 날은 서운함이 폭발했다.  

 

시간은 해가 쨍쨍 오후였고 해가 높으니 갈 곳은 많았지만 막상 아기 물건을 잔뜩 이고 지고 가려니 다니기가 불편했다. 작정하고 당장 어디를 갈 게 아니라서 문득 애 낳고 한 번도 못 가봐서 냄새조차 그리운 서점에 들렀다.

 

 

 

 

지난 글 마지막 부분에서는 애착유형에 대해 살짝 알아봤다. 성인 애착유형은 애착이론을 성인에게 확대, 적용시킨 개념이다. 어릴적 양육자와 맺은 관계가 성인의 대인관계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를 담는다. 오늘 우리가 함께 생각해 볼 내용은 잠수, 가출 등 어떤 문제와 만났을 때 피하는 유형의 사람들이다. 이들은 회피형 애착유형인 경우가 많다.

 

 

 

 

 

궁금하다, "도대체, 왜?"

왜 나가고, 피하고, 조용히 사라지는지

 

회피형 애착유형의 연인과 만나는 상대방은 답답하다. 남녀사이 뿐 아니라 가끔은 친구 관계에 있어서도 비슷한 패턴을 보이기도 한다.

 

메리 아인스워스의 안정애착과 불안정 애착의 (행동) 차이를 보는 실험에서 100명 중 65명은 안정애착의 모습을 보였다. 회피형 애착유형인 아동은 그 다음으로 많은 20%에 해당한다. 안정애착은 엄마가 없을 때는 불안해 하거나 울지만 엄마가 나타나면 금방 안정을 되찾는다. 불안정-회피형은 엄마가 없을 때도 장난감 등을 가지고 잘 놀고 엄마가 다시 돌아와도 반응은 같다.

 

성인애착의 경우도 비슷하다. "네가 뭘 하든 상관없다. 나는 하던대로 하겠다"가 회피형의 태도다.

 

 

무척 궁금할 것이다. 그러나 묻지도 따지지도 말자. 부부싸움 후 회피형인 아내와 남편이 나가는 이유는 싸워서다. 잠수타는 남자친구의 경우도 마찬가지, 피하는게 편해서다. 연애 때부터 줄곧 피하는 것을 선택하던 배우자가 결혼 후 크게 다투지 않았음에도 굳이 나가는 이유는 하던대로 하기 위해서다. '하던대로'의 의미는 내 감정을 평소와 다름없이 유지하기 위한 의미가 크다. 미움, 분노의 감정을 피하기 위해서 나가기도 하고, 상황을 막연히 피하고 싶어서이기도 하다.

 

 

애착유형이 회피형인 사람과 연애를 한다면,

먼저, 상대방이 피할 때는 피할 수 있도록 시간을 준다.

불안정애착인 사람들이 평생 불안형, 회피형으로 살아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다른 가까운 관계들을 통해 안정형으로 변화할 수 있다는 사실은 희망이다. 한편으로는 별 일 아닌 걸로 잠수타고, 뭔 일 생기면 피하려고만 하는 상대방을 사랑하므로 감수해야 할 것들이 있지만 그와 그녀가 차차 변할 것이라는 약간의 희망이 있으므로 할 수 있는 만큼은 노력해볼 만 하다. 이와 관련된 내용이 담긴 링크를 걸어둔다.

 

애착유형과 이성관계 살펴보기

 

피해야 속이 시원한 회피형에게는 잠시 상황을 피할 수 있는 시간을 주고, 기다려야 한다.

 

다음, 일정 시간 이후에 연락을 하되 언제까지는 연락을 줬으면 좋겠다는 내용을 꼭 전한다.

심각한 경우 기약이 없을 수 있으므로 피할 수 있는 시간을 주되 다시 만날 시간도 약속해 두는 것이 좋다. 서로를 위한 배려이기도 하며 기약없이 기다려야 하는 쪽에게는 스스로 기다릴 수 있는 정도를 정해두고 감정을 소모하지 않기 위한 차선책이기도 하다.

 

마지막, 서로 떨어져 있는 시간을 잘 활용할 필요가 있다.

기다리게 한 사람도 기다리고 있는 사람도 이 시간을 아낄 필요가 있다. 본인이 회피형이라는 사실을 스스로 아는 경우는 이 시간을 조금 더 알차게 보낼 수 있겠지만 아닌 경우는 좀 깜깜하다. 혹시 회피형 연인을 마냥 기다리고 있다면 다음에 만났을 때는 앞에서 말한 피할 수 있는 시간을 주되, 기약 없이 기다리는 것은 이 다음부터는 하고 싶지 않다는 사실을 말해서 일차적으로 그 다음에 올 소모전을 대비하는 것이 좋겠다. 서로 연락 없이 지내는 동안 헤어짐을 예약하고 잠수가 지속되는 상태가 아니라면 다툰 내용들, 내가 고칠 수 있는 부분 등에 대해서 생각해보고, 연락이 뜸하거나 없었던 시간 동안 느꼈던 생각들에 대해서 정리를 해둘 필요도 있다. 이런 순간의 감정들을 생각해 둬야 하는 이유는 이 부분이 둘의 관계를 계속해서 지속할 수 있을지 정도를 알려주기 때문이다.

 

 

 

 

간혹 싸우다가 연락하지 말라고 통보하는 경우도 있더라. 이런 경우는 상황과 상대를 피하고도 싶지만 상대방이 쏟는 애정을 바랄 수도 있다.  

 

대상관계에서 말하는 심리적탄생의 발달단계에서는 엄마와 자신이 하나라고 생각하던 아기가 엄마와 자신이 다른 객체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심리적으로 분리되면서 엄마를 안전기지로 두고 활동하게 된다고 표현한다. 메리 아인스워스의 실험에서 회피형 애착을 보인 아이들의 경우 엄마가 있었으면 좋겠지만 자신의 감정을 내보이지 않는 것이라 한다. 어른의 경우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회피형 애착유형인 사람들의 경우 스스로 독립적으로 보이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못한 경우도 많다. 다 적고 보니 우리 '회피형이 이렇게 안됐어요, 도와주세요' 같은 글이 되버린 것 같다.

 

회피형 애착유형, 스스로 독립적으로 보이려 하지만 불안한 것은 마찬가지다

회피형에게도 안전기지가 필요하다

 

 

 

 

 

앞서 잠깐 언급했지만, 불안정 애착도 안정애착으로 변할 수 있단다. 더욱이 연애하는 그와 그녀가 변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다면 당신의 사소한 연애가 소소한 행복으로 채워질 날도 멀지 않았다. 든든한 안전기지 역할 잘 해주는 연애하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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