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바웃 타임, 연애하라 2014

 

<어바웃 타임> (About time, 2013), 사랑스러운 영화다. 감독 리처드 커티스의 블링블링 러블리 월드가 사랑스럽게 담긴 사람스런 영화, <어바웃 타임>. 영화의 결론은 간결하다. "지금 그리고 여기에 충실하자"가 영화의 결론이다.

 

영화를 처음 접한 건 SNS, 영화를 보고 빠져든 페친들이 너도 나도 봤다며 뉴스피드에 올리기 시작한 <어바웃 타임>. 요즘 이슈는 아무래도 민영화와 교과서라서 마음이 흉흉했던 참에 커티스의 러블리 월드를 또 한 번 만나게 되었다. 그의 영화를 보면, 사실 '백인을 위한 백인들의 이야기'라는 생각을 하게된다. 영국인구에 상당수를 차지하는 유색인종이 그의 영화에 등장하는 걸 본 적이 없기 때문. <노팅힐(Notting Hill,1999)>은 런던에서 사람이 가장 많은 지역인데도 불구하고 출연진은 모두 백인, 크리스마스에 솔로를 두 번 울릴 줄 아는 영화 <러브 액츄얼리>도 마찬가지. 인종에 대한 그의 의중에 대해 궁금해하기 시작하면 끝도 없기 때문에 그가 이야기 하고 싶은 오직 '사랑'이라는 주제로만 생각을 해야 마음이 편해진다. 그의 영화는 사랑은 마법같은 느낌 같은 느낌일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올 해 크리스마스는 리처드 커티스의 크리스마스인지 <어바웃 타임>도 그렇고 그의 영화 <러브 액츄얼리>가 크리스마스 에디션으로 재개봉한다고 한다. 유색인종이 등장하지 않아 그의 의중이 궁금하다지만 <러브 액츄얼리: 크리스마스 에디션>을 아마 볼지도 모르겠다. 영화는 "사랑은 마법이지만, 너에게도 일어날 수도 있는 일이야"라는 메세지를 담은 로맨스의 레전설이기 때문이다.

 

커티스는 아프리카 장애아를 돕는 재단 코믹릴리프(Comic Relief)를 설립했다. 그는 영화에 관한 인터뷰는 하지 않아도 자선 활동에 관한 인터뷰는 열심히 한다. (중략) 어느 평론가가 비웃은 바에 따르면 "런던에서 사람이 가장 많은 지역 중 하나인 노팅힐이 배경인데도 오직 백인만 나오는 영화는 <노팅힐>뿐"일 것이다.

 

- 씨네21, 934호

 

 

<어바웃 타임>의 주인공 팀(돔놀 글리슨 분) 사랑하기 위해 태어난 사람. 그런 그가 처음부터 끝까지 오직 남녀의 사랑에만 몰두했다면 '로맨스'에 머물렀을테다. 하지만 그의 사랑은 동거인을 사랑(런던에서 신세를 지게 된 아버지의 친구 극작가 해리의 연극을 위해 시간을 되돌리느라 운명의 여인을 한 번 놓치기도 한다)하고, 부모님을 사랑하고, 여동생을 사랑했다. 그래서 영화는 사람과 사랑에 대해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한다.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주인공이 사랑을 위해 노력하는 바쁜 모습을 보는 것이 이 영화의 재미 중의 재미. 이와 함께 내 주변에 있는 나에게 소중한 사람들을 더욱 소중히 하라는 영화에서의 교훈도 참말로 훈훈하다. 이것 말고, <어바웃 타임>의 팀과 함께 우리 모두 2014년에 연애 할 수 있는 방법을 탐구해 보는 것은 어떨까 싶어 준비했다. 특집 솔로대첩 가지말고 내년에는 연애하자, "어바웃 타임, 연애하라 2014"

 

 

비록 당신이 생강머리라 불릴지라도... 여심은 꼭 외모로만 잡는 것은 아니다.

우스갯소리로 여자는 실제보다 자신을 훨씬 못나다고 평가하고, 남자는 실제보다 본인을 훨씬 잘생겼다라고 평가한다는 말이 있다. 영화를 모두 보고 난 뒤에야 알았지만, 돔놀 글리슨은 해리포터에서 겉모습이 늠름한 '빌 위즐리' 역할이었단다. 유독 <어바웃 타임>에서 모자라 보이는 이 사람의 별명은 무려 생강 대가리.

 

처음에 영화를 보면, 참말 모태솔로스럽게 생겼구나 싶지만, 영화를 보면 볼 수록 빠져든다. 사랑에 대한 순수한 열정이 있는 팀의 모습 때문. 물론 가끔 옷은 좀 잘 챙겨 입었으면 좋겠다 싶은 부분도 있긴 하지만 그의 사랑을 사랑하는 것 같은 모습이 거부하기 힘든 매력으로 다가온다. 

 

POINT : 외모보다는 사랑에 대한 마음이 "연애의 비결"

 

 

마음에 여러개의 방을 가졌다면, 사랑하기 전에 정리해야 할 것들은 확실하게 정리해야 한다.

이 사람, 저 사람 많이 만나봤다는 사람치고 사랑에 대한 제대로 된 추억거리를 이야기 하는 사람을 만나보기 힘들더라. 오히려 한 사람 진득하게 만나다가 어떤 계기로 이별을 경험하게 되는 경우, 사랑에서 이별까지의 여정과 이별 이후에 그 사람을 추억하게 되는 시간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을 때 '사랑은 해봄직한 일이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하는 경우가 많다.  

 

누군가를 사귀는 중에도 다른 무수한 이성들이 마음 속에 있는 작은 방, 큰 방에 자리 잡고 있는 사람들은 사랑할 준비가 아직 덜 되어 있는 상태와 같다. 영화에서 팀은 메리(레이첼 맥아담스 분)를 만나고 다른 방들의 벽을 모두 헐어서 모두 그녀의 방으로 채운다. 그의 사랑이 행복 할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이것, 우연히 첫사랑 샤롯(마고 로비 분)을 마주치게 되지만 그녀를 거절할 수 있었던 이유 또한 그가 사랑하기 전에 다른 방들을 잘 정리했기 때문이라 보여진다.

 

슬프게도 당신이 누군가를 사귀면서 다른 여자, 혹은 남자들의 방들이 칸칸이 나뉘어진 마음을 갖고 살아간다면 연애하는 상대가 당신에게 주는 마음도 어느날에는 온전한 마음 하나가 아니라 조각난 마음일테니, 주의하자. 조각난 마음 여러개 보다 온전한 마음 하나가 당신을 행복하게 한다.

 

POINT : 만인의 연인이나 다다익선은 오히려 독.

 

 

무조건적 들이댐이 아닌, 그 혹은 그녀에 대한 진정한 관심이 답이다.

외모, 연애에 대한 마음가짐까지 이야기 했으니 이제 연애만 하면 된다. 말이 쉬워 "이제 다 됐으니, 연애만 하면 돼요"다. 말처럼 쉬운 연애라면 이 세상에 남친 여친이 있었으면하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리가 없겠지. 크리스마스만 되면 달리는 댓글들에 크리스마스를 건너뛰는 방법같은 댓글들이 주렁주렁 매달릴 까닭도 없을테다. <어바웃 타임>을 빌려서 이야기 해주고 싶은 세글자는 바로 '진정성'이다. 연애에 대한 이런 저런 지침을 주는 블로그들을 열심히 다녀도 역시 진리는 이것, 그 혹은 그녀에 대한 '진정한 관심'이 방법이더라.

 

<어바웃 타임>에서 팀은 저돌적이고 분주하게 사랑하는 메리를 향해 열심히 뛰고 또 뛴다. 하지만 무엇보다 그가 사람을 만날 줄 안다고 생각했던 부분은 평소 "그녀의 이야기를 듣는 태도와 자세"였다. 그녀가 좋아하는 사진작가를 기억하고, 그녀가 했던 이야기들을 생각하며 그녀를 배려한다. 특히 동거인 극작가 해리의 연극을 돕기 위한 과정에서 메리와의 만남을 포기할 수 밖에 없었던 장면 이후, 그녀를 찾기위해 그녀가 좋아하는 작가 전시회에서 매일 같이 지키고 앉아 있는 모습은 징하다 못해 나까지 조급해지게 했다. 그리고 그녀가 사진작가에 대해 했던 말을 잘 듣고 외워서 놓칠 뻔 했던 사랑을 다시 찾는 장면을 여기에 외워 쓸 수는 없지만 사랑한다면 '관심사에 대한 공유'가 필수적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떠올리게 한다.

 

지금 관심있는 그, 그녀가 있다면 그 사람과 지금 당장 만날 생각, 혹은 이번 크리스마스를 얼른 함께 보내고 싶다는 생각을 할 것이 아니라 "그가 좋아하는 영화는 어떤 영화인지, 그녀는 무슨 색을 좋아하는지, 그는 하루에 몇 시간을 자야 맑은 정신을 유지할 수 있는지, 그녀는 뜨개질이나 바느질 같은 취미가 있는지"와 같은 그 사람에 대한 관심을 갖고 천천히 시간을 쌓아가며 접근하길 응원해본다.

 

POINT : '그 사람' 자체에 대한 관심으로 먼저 다가갈 것.

 

 

 

 

당신에게 2014년 크리스마스가

그 거리를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걷는 추억이 있는 날이기를 바라며.

메리 크리스마스 !

 

 


어바웃 타임 (2013)

About Time 
8.9
감독
리차드 커티스
출연
레이첼 맥아담스, 빌 나이, 돔놀 글리슨, 톰 홀랜더, 마고 로비
정보
로맨스/멜로, 코미디 | 영국 | 123 분 | 2013-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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