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착유형이 회피형인 연인을 만나느라 속이 타들어가는 누군가를 위한 소소한 위로, 부부싸움 후 가출하는 남편과 아내를 둔 쓸쓸한 당신을 위한 사소한 도움이 되길 바라는 글. 얼마 전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남편과 다퉜다. 차에서 내리자마자 외출을 감행했다. 두 시간 후에 집으로 돌아왔으니 내 쪽은 '외출'이라 표현하고 남편은 '가출'이라고 주장한다. 큰 일로 싸운 건 아니다. 핸드폰을 늘상 찾는 습성으로 "여보 내 핸드폰은 어딨지?" 했는데, 평소에는 그럭저럭 이해해주던 남편이 오랜만에 좋게 받아주지 못하고 까먹기가 박명수급( ...?)이라며 좋은 소리 못해 준게 원인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별 일 아니기도 하고, 뜬금없이 등장한 박명수는 웬말이냐 싶겠지만 그랬다. 그 날은 서운함이 폭발했다. 시간..
약간 흔들린 뒷모습.jpg 아기가 처음하게 된 것들은 기념할 만 하다. 다이어리나 메모장에 직접 쓴 글씨로 이런 일들을 남겨둘 수 있을 줄 알았다. 이것도 착각. 오늘 아기는 434일을 살고 있고, 이제는 뛰려고 하고 몇 가지 단어를 말할 수 있다. 아주 기본적인 의사소통은 가능하고 (일단 말은 다 알아듣는다) 율동을 어설프게 따라하는 모습도 귀엽더라. 종이와 앨범에 차곡차곡 적어두기는 바쁘고 힘이 들어 핸드폰 메모장에 아기가 살아온 날을 적고 있었던 일을 간단하게 기록해 뒀었다. 기록은 260일이 마지막이다. 257일에 '물건을 잡고 정확하게 일어서다'라고 써뒀고, 260일에는 '하루 종일 아빠빠'라고 써뒀으니 지금 소담이를 보면 엄청 커버렸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겠다. 76일 옴...!뫄..!91, ..
지난 주 제주도 여행을 다녀왔다. 무척 오랜만에 가게 되는데, 어찌어찌 하다보니 시어른들과 동행하게 되었다. 시어른들과 함께 가는 게 마냥 편하지 않은 것이 사실이긴 했지만 복병은 다른 데 있었다. 태풍 차바를 만나게 된 날씨와 식사를 해결할 곳이 없음이었다. 오히려 아버님 어머님도 고생을 워낙하셔서 이게 누구를 위한 여행이랄지 싶었다. 어떻게든 해서 여행을 다녀오긴 했지만, 엄청난 피로가 누적되어 돌아온 것은 물론 일반적인 여행이라기 보다 글세 극기훈련 가서 빡세게 육아하고 돌아 온 기분이다. 남편이 신입사원이라 아기가 돌이 되도록 아직 휴가를 써 본 일이 없어 여행이라는 명목으로 어디를 멀리 가본 것은 출산 후 처음, (처음인데 왜 때문에 이렇게 되었을까 다시 생각해봐도 썩 좋지는 않은) 소담이는 탄..
제주도로 여행을 다녀온 후 아기에게 장염이 찾아왔다. 여행 가서 쉼 없이 먹은 탓인지 다녀온 날부터 상태가 별로였다. 낌새가 있을 때부터 얼른 조심했어야 하는데 워낙 잘 먹는 아기다 보니 평소처럼 이것저것 주다가 결국 아이는 평소와 다른 아기가 되어 버린다. 주말에 아이가 워낙 보채고 낮잠도 통 자질 않으니 병원에 데려갔다. 그 때 간 병원에서는 별다른 문제는 없어 보인다 했다. 애가 안먹고 보채고 하는데 평소보다 방구를 많이 끼고 변은 묽었다 정상이었다 한다 했더니 진찰 후 피곤해서 그런 것 같다는 말에 안심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아프기 전에는 이렇게 눈에 힘 빡 주고 배 내밀고 스티커 하나 더 달라고 난리도 쳤는데.jpg 그리고 돌아와서는 평소보다는 조금 조심하다가 월요일 오전에도 여전히 뭔가 이상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