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터셰프 코리아3, 최광호와 국가비 그리고 시청자

 

 

시청자는 예능을 통해 단순한 재미를 넘어 온정을 느낀다. 비슷한 맥락으로 오디션 프로그램이 활성화 된 이후에는 이를 통해 감동 이상의 스토리를 사기 시작했다. 2009년 슈퍼스타K가 그 시작이었다. 슈퍼스타K로 시작된 오디션 프로그램은 하나의 트렌드가 되었고 그 경계는 무대의 영역에서 나아가 요리, 디자인, 춤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대되었다. On style이 프로젝트 런웨이 판권을 영국의 프리멘탈 미디어로 부터 사들인 것을 시작으로 프로젝트 런웨이 코리아가 시작되기 이전 부터 On style, 브라보tv를 통해 즐겨보던 해외판 모델(도전 슈퍼모델), 인테리어(탑디자인,브라보tv), 패션(프로젝트 런웨이), 요리(마스터셰프) 등 다양한 분야의 오디션 프로그램을 이제는 한국인이 참여하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으로 볼 수 있게 되었다. (아직까지 탑디자인에 대한 소식은 없지만 도전 슈퍼모델 코리아와 프로젝트 런웨이 코리아, 마스터 셰프 코리아는 제법 알려지게 되었다)

시청자들은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가질 수도 있을 뿐 아니라 여러 사람들의 스토리와 꿈을 보게되고 그들의 도전을 통해 삶에 대한 또 다른 시선을 가지게 된다. 또한 오디션, 서바이벌 프로그램들이 흥하는 현상으로 프로그램이 일종의 등용문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은 충분히 고무적이다. 

 

지난 8월 2일, 토요일 밤 11시를 기다리게 하던 마스터셰프 코리아 시즌3가 막을 내렸다. 개인적으로 우승했으면하는 도전자가 우승했기 때문에 필자는 즐거웠다. 그런데 나만 즐거웠나보다. 오늘은 나만 즐거울 수 밖에 없었던 아쉬운 마셰코3를 생각해본다.

 

 

실력보다 인물에 치중했다               마스터셰프 코리아 3는 전작 시즌 1,2에 비해 저평가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도전자의 캐릭터에 치중한 탓이 아닐지 하는 생각이 든다. 만들어진 역할에 맞춰진 듯한 느낌이 있다. 인물에 치중하려고 했으나 도리어 기억에 남는 진한 사람이 없다는 것도 함정이다. 요리 뿐만 아니라 개인이 가진 각자의 개성 때문에 사람이 기억되고 다음회가 기다려져야 하는 리얼리티의 특성인데, 시즌 1,2에 비해 호감가거나 눈길가는 사람이 없었다. 실력보다 인물에 치중했는데 결과는 아이러니하다. 특히 탑10까지 올라간 배우 전봉현, 더욱이 준결승까지 오른 요리술사라 칭해지는 마술사 이창수는 어떻게 왔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의 요리를 보여주기도 했다. 그들이 가진 배경 즉 직업 혹은 외모라는 특수성을 프로그램 인기에 활용할 심산인지가 의심되기도 했다.

 

풀리지 않는 의혹, 편파판정             실력보다 인물에 치중한 다른 사례는 준결승까지 올라간 국가비 도전자에 대한 의혹이다. 결승전에서 그녀는 제법 훌륭했다. 어린시절 자신이 지내던 장소에 대한 향수를 잘 표현했고, 본인과 어울리는 근사한 요리를 했다. 국가비 도전자가 치룬 결승전이 문제는 아니다. 가장 크게 문제가 되는 부분은 이전 탈락미션인 메추리 요리가 익지 않은 것에서 시작되었다. 먹지 못하는 요리를 내놓은 도전자가 다른 도전자들을 제치고 올라가는 것을 보면서 시청자들은 어이없어했다. 시청자가 인정하지 않는 도전자가 준결승에 진출한 것이다.

그녀가 실제로 외교관 딸이고, CJ 고위직에 있는 누군가의 딸이라서 그런 결과를 얻었다면 앞으로 가장 손해볼 사람은 국가비 도전자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다른 경쟁자들을 실력이 아닌 배경으로 이기고 자신이 서지 말아야 할 곳에 서게 된 사실을 온 국민에게 보여주었기 때문에 당연 사람들은 그녀를 신뢰하기가 쉽지 않겠다. 역으로 그녀가 만약 방송활동을 하려 한다면 대중의 신뢰를 얻기위해 피나는 노력을 해야함을 의미하기도 한다.

 

영리한 PPL이 사라진 광고를 위한 프로그램     마스터셰프 코리아 전작들을 보면 PPL이 '오호, 제법인데?'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영리했다. PPL이라 해도 미션에 꼭 필요한 PPL인 것처럼 보여줬기 때문에 거슬리지 않았다. 그런데 마스터셰프 코리아3에서는 CJ의 욕심 때문인지 무지막지하게 들이밀기 시작했다. 올리브tv가 회사 소유이기 때문에 당연 채널은 회사의 이윤창출을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이런 밀어붙이기 식의 홍보는 거슬리다 못해 억지스러워 도리어 기업 이미지가 깎일 우려가 있다. 핫케이크 가루를 사용하는 미션도 그렇지만 싱글남을 위한 요리 만들기에서 크림소스를 꼭 활용해야 하는 건 뜬금없어 보이기까지 했다.

 

시청자들은 마스터셰프 코리아가 어느 정도 PPL을 포함한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고 또 그 사실을 인정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만약 마스터셰프 코리아4가 시작된다면 이번 시즌3와 같은 PPL로 오염된 프로그램을 시청자들은 원하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 어떻게 제품을 알리는 것이 더 효과적인지 제품의 등장빈도와 해당 미션에 적절한 활용에 대해 연구가 필요하다.

 

무엇을 좋아한다는 것 이상의 열정           마셰코3는 전작 시즌1,2에 비해 아쉬운 점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결승전에 있어서도 누구나 인정할 수 있는 요리였다라는 평보다 부족해서 아쉽다는 의견이 더 많더라. 하지만 우승자 최광호가 보여준 포기하지 않는 인내와 끈기는 한 사람이 가진 스토리로서 부족함이 없었고, 가족에 대한 애정과 가치가 사라져가는 요즘 시대에 할머니에게서 배운 따뜻한 손 맛은 '한국'이라는 정서를 잘 보여주고 있어 그만큼 우승자로 선정한 중요한 의미가 있겠다.

 

더욱이 마스터셰프 코리아를 거쳐간 도전자들의 즐거운 활동들을 매체들을 통해 살펴보는 것도 마셰코를 시청하는 기쁨 중 하나다. 시즌1 우승자 김승민씨는 제주도에서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고, 시즌2 도전자들 중 우승자 최강록을 포함한 최석원, 김경민, 윤리, 김영준은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요리학원을 열었다. 그리고 만화 <미스터 초밥왕>을 보고 요리를 배웠다는 최강록 도전자는 올리브tv를 통해 <최강식록> MC로 활동하기도 했다. 시즌1에서 준우승을 한 박준우씨는 서울 경복궁 근처에 '오 쁘띠베르'라는 디저트카페를 운영하고 있고 동시에 올리브tv를 보다보면 자주 볼 수 있는 얼굴이 되었다.

 

마스터셰프 코리아3가 전작에 비해 흥하지 못한 것은 사실이나, 다음 시즌을 여전히 기대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음식이라는 컨텐츠 자체가 가진 사람냄새 때문이다. 시즌3에서 보여준 실망스러운 모습들은 잠시 잊어볼테니 다음 시즌에서는 우리에게 큰 기쁨을 주었으면 한다. 아무래도 다음 시즌에서 재기가 없다면 시청자들은 마셰코에 남아있던 애정이 모두 사라질지도 모르니 주의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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