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이킹배드, 인생미드, 악당보다 더 악당, 시즌1부터 시즌5까지 인물중심 리뷰브레이킹배드, 인생미드, 악당보다 더 악당, 시즌1부터 시즌5까지 인물중심 리뷰

Posted at 2019.08.14 23:30 | Posted in 소울푸드: 리뷰/소소한 티브이

주말이면 빠른 육퇴 후 늦은 저녁을 먹으며, 미드를 본다.

 

<뉴스룸>, <하우스오브카드>, <브레이킹 배드> 전시즌을 차례대로 정주행 후, 요즘은 다른 미드 시청 중이다. <굿와이프>, <기묘한 이야기>가 후보다. <블랙미러>는 1회 시청 후 후보에서 제외했다. 찾다 찾다 <뉴스룸>을 한번 더 볼까도 고민한다.

 

 

*** 스포주의

브레이킹배드는 평이 좋은 드라마다. 매 시즌은 상을 받았고, 시즌 종료 후에도 꾸준한 팬덤은 여전하다. 때문인지 영화로 제작 중이란다. 보는 내내 마음을 불편하게 하지만, 한 회를 보는 시간은 늘 짧게 느낀다. <브래이킹배드>를 본 후 다음 인생작을 찾고 싶어 여기저기 기웃거린다. 그러다 이 드라마를 보고 화학과로 편입했다는 어느 남초 카페 누군가의 댓글에 기립 박수를 쳐 주고 싶다는 마음도 들었다.

 

이야기는 간결하다. 소심하고 지질해보이기 까지 하지만, 과거 노벨상 수상에까지 공헌할 정도의 연구 업적이 있는, 고등학교 화학선생님 월터화이트가 우연한 계기로 마약제조를 시작하게 된다. 폐암 진단을 받고 자신이 죽은 뒤 가족들의 생계를 걱정해 생활비와 아이들 학비 만큼 필요한 액수를 채우면 그만해야지 했는데, 어쩌다 보니 이쪽에서는 유명한 마약왕이 되었고, 죽지도 않고 살아남아 시즌5까지 승승장구하다가 결국은 동서 행크에게 정체가 탄로나게 된다.

 

무엇이든 처음이 어렵다 했던가, 시작이 반이라 했던가. 우연히 행크의 잠복현장에 따라가게 된 월터는 제시를 만나게 되어 마약제조를 시작하게 된다. 유통, 판매 하는 과정에서 조직들과 얽히게 되고 본인 목숨이 위험한 상황에 처하자 사람을 죽이게 된다. 처음에는 어떤 일에든 벌벌 떨던 그가 악당보다 더 악당이 되어 가는 것을 보는 것도 재미다.

 

신기하게도 처음은 한 쪽 눈을 질끈 감고 보게 되다가 나중에는 두 눈 뜨고 '에잉..' 하면서 보게 되는 것처럼 월터는 변한다. 처음에는 범죄라 생각하며 마약을 만들고, 중반에는 장인정신을 갖고 만들며, 끝 없이 합리화한다.

 

 

"모두 우리 가족을 위한 일이야"

 

월터 화이트

 

넉넉지 않은 형편에 저녁에는 세차장에서 투잡을 해야만하는 월터 화이트. 지질해 보여도 가족을 사랑하며 근면한 남자. 과거의 업적을 인정 받았다면이라는 생각에 피해의식이 있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잘 지내왔다. 인생은 B(Birth)와 D(Death) 사이에 C(Choice)라던데, 월터가 사랑하는 화학에 대한 모든 열정을 녹여내 만든 그의 마약, 메탐페타민은 그의 마지막을 바꿔 놓는다. 매번 티격태격, 우격다짐, 총을 겨누기도 여러번 하던 제시 핑크맨을 토드 제조 일당 소굴 안에서 결국 살리고 총에 맞아 죽어가는 그를 보는 남편의 한 마디.

 

"그래도 하고 싶은 건 다 했네"

 

 

감독은 <브레이킹배드>에 '권선징악'을 담았다 한다. 물론 권선징악이 맞긴 한데 (... ) 드라마를 어떤 관점에서 보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그는 다 가지진 못했어도 해 볼 건 다 해 본 남자다.

 

 

제시 핑크맨, 월터와 환상의 짝꿍

세상을 주류와 비주류로 나눈다는 관점에서 본다면, 월터는 일류가 될 뻔한 이류다. 제시는 양아치 라이프를 사는 삼류. 그러나 사람을 주류와 비주류, 일류와 이류 삼류, 하류로 나눌 수 없다. 제시를 보면 그렇다. 제시는 일을 그르치는 약쟁이로 종종 다른 주변 인물에게 묘사되곤 한다. 무슨 일이 있을 때, 다른 사람들을 공격하기 보다 자기 파괴적이다. 스스로를 괴롭히고 자책한다.

자신이 무언가를 만들 수 있다는 사실에 홀려 메탐페타민 만들기에 빠져든다. 그리고 공을 들여 제대로 만든 약이 사람들에게 인정 받는 사실, 범죄 집단에서 자신을 인정해 주기도 하니 꾸준히 정진하여 돈도 많이 벌게 되지만, 더 큰 야망을 쉼 없이 원하던 월터와는 반대로 허무함, 공허함, 무력함을 느끼게 된다. 쌓여 있어도 쓰지 못할 이득을 위해 누군가는 죽여야 하는 상황의 연속, 모든 상황과 환경, 사람을 지배하려는 월터의 욕망에 회의를 느껴 크리스탈 메스 만드는 일을 그만 둔다.

 

 

 

 

 

거스 프링

기계 같은 느낌을 준다. 친근한 눈인사도 계산된 그는 포요스의 사장. 월터 화이트가 다른 얼굴로 마약 제조의 달인, 마약왕 하이젠 버그를 갖고 있다면 거스 프링의 다른 얼굴은 멕시코의 마약 카르텔도 두렵지 않은 마약 유통의 큰 손이다. 근면 성실함이 월터와 닮았다. 폭탄에 의해 머리 반쪽이 날아간 상태에서 걸어 나와 넥타이를 고쳐 매는 모습은 소름 돋게 인상적이었다.

 

마이크

매력적인 악인. 비범한 능력을 가졌다. 차분하고 냉정하지만 한 편으로는 정이 많은 할아버지 같은 느낌. <브레이킹배드>는 사람이 가진 이중적 모습의 차이를 극대화 시켜 보는 이에게 혼란을 주면서도 한편으로는 극중 인물에 몰입해 시청자 본인 또한 악을 합리화 하게 될 수 있다는 걸 직접 느끼게 한다

월터는 과하게 가정적이지만,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는 누구라도 죽이는 사람. 거스는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지만, 정체는 잔인한 마약 조직의 보스. 마이크는 손녀를 끔찍하게 아끼고 사랑하지만, 돈을 받고 하는 일이라면 어떤 살인도 마다 않는 사립 탐정.

 

스카일러

남편 월터가 마약을 제조해 돈을 벌게 되었다는 것을 알게되고 괴로워 한다. 그러나 그의 범죄에 기동력을 불어넣어 주기도 하면서 남편을 정죄하기도 하는 어느 한 쪽을 택하기 보다 이랬다 저랬다 하는 바람에 고구마 캐릭터가 되었다는 후문. 누구라도 그녀와 같은 상황에 처하면 그럴수도 있겠다 싶다.

 

행크

정의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하는 사람. 괴상한 웃음 소리, 가끔 보이는 범죄 현장을 대하는 천박한 태도. 그래서 초반에는 그가 참 불편한 캐릭터였다. 그러나 결국, 불편한 인물은 애정하는 인물이 된다. 시즌을 거듭할 수록 '절대 선과 절대 악이 있다면'을 생각하게 하는 역할. 일에 대한 열정은 월터 못지 않아 결국은 '월터=하이젠버그'임을 알게 된다. 마지막 죽음을 앞 둔 총구 앞에서 미동조차 않는 모습은 지금까지 행크의 괴상한 웃음 소리, 가끔 튀어 나오는 섹드립을 모두 날려 버릴 만큼 멋졌다.

 

 

"날 위해서 한 거야"

 

웰 메이드로 남은 <브레이킹배드>. 월터의 마지막은 그토록 가족을 위해서라 부르짖더니 '나'를 위해 한 일이라는 고백으로 마무리된다. 인간은 자기 중심에서 크게 벗어나기 어렵다. 사랑도 미움도, 무엇도 결국은 '나'를 위한 선택 중 하나다.

 

어떤 것을 할 때 상대를 위한 것이라 생각한다면 한 번쯤은 상대를 뺀 '나'를 중심에 두고 복기해 볼 필요가 있다. 날 위한 것인데, 상대를 위한 것으로 포장하며 무려 다섯개 시즌을 쭉 끌고 간 하이젠버그도 결국 인정했으니까.

 

 

 

 

 

 

 

 

+덧, 브런치에 같은 글이 발행되어 있어요.

https://brunch.co.kr/@soulfoodish/115/wri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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