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티는 삶에 관하여, 허지웅 그의 버티는 인생 이야기

 

유명하다는 것에는 자유로울 수 있는 자유를 일부 포기하는 대신 이에 따른 다른 보상이 따르기도 한다. 방송에 나올 때면 '글 쓰는 허지웅'이라 소개하는 그가 그렇다. <버티는 삶에 관하여>는 그의 인생을 담았다. 요즘 당최 밖으로 나가기가 싫어 e-book을 이용중이다. 신간이 나오자마자 핫하기도 했고, 예전부터 살까 말까 고민을 하게도 한 책이라 샀다. 덧붙이자면 자신의 이름 앞에 '글 쓰는'이라는 수식어를 붙이는 진짜 그가 궁금했기 때문이기도하다.   

 

간혹 그의 생각이 궁금해 블로그에 찾아가 몇몇 생각들을 마주하고는 바른 말 잘하는구나 싶어 이 책을 보게되었는지도 모른다. 한 권의 책으로 엮어져 완성된 <버티는 삶에 관하여> 허지웅의 에세이는 아쉽게도 말처럼 책으로 만들어지기 위해 잘 엮어진 듯한 느낌이 더 강했다. 7년전 개인사에 대한 이야기도 있고, 역사적 순간을 함께한 일도 있는 것 모두 좋다. 하지만 모인 이야기들이 하나의 큰 주제 그러니까 '버티는 삶'에 대한 이야기로써 기능하는가에 대한 의문이 남는다.

 

 

책 읽기를 모두 마치면 블로그에 기록을 남기기 위해 끄적거리기도 하고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리뷰를 읽어보기도 하고 책과 관련된 기사를 읽어보기도 한다. 맙소사, 서점 가서 책을 사면 부록을 주나보다. 이 부록이 있다면 글들의 개연성을 알게될까 싶다. 부록 제목은 <어차피 악플 달릴 이야기>란다. 책에 함께 붙는 부록의 존재를 몰랐다. 또 열심히 인터넷을 뒤적이니, <버티는 삶에 관하여>보다 함께 붙은 부록이 더 '버티는 삶'에 근접하다는 의견도 보인다.

 

책은 4부로 나뉘어져 있다. 1부는 아주 사적이고 사소한 이야기, 이를테면 개인사에 대한 이야기다. 2부는 정치다. 3부는 언론과 대중문화에 대한 생각을 담았다. 4부는 사회현상과 영화 이야기를 함께 담았다.

 

책은 무엇을 남겼는가를 생각해 본다. 그리고 동시에 나중에 그의 글을 다시 소비하겠는가 여부도 따지게 된다. 흔쾌히 Yes라고 대답할 수 없다. 글들을 한 개씩 놓고보면 참 좋다. 엮어놓은 전체를 보니 아리송한 이유는 단지 벌이를 위해서 엮었기 때문인가 싶을 정도로 그저 아리송하다.

 

상처받았지만 담담한 듯 적어놓은 개인사가 좋고, 그에게 인생의 화두가 되어준 버티는 남자 <록키>에 대한 이야기도 읽는 이에게는 생각할 거리를 선물한다. 클릭수에 동요하며 가십기사를 만들어내는 언론들에 대한 날 선 비판도 좋다. <설국열차>, <레미제라블> 등의 영화를 사회현상과 정치적 식견을 담아 풀어낸 텍스트도 훌륭하다. 그런데 뭔가 아쉽다.

 

jtbc <마녀사냥>에서 그가 자신을 스스로 무성욕자라 부르며 중국의 역사가인 사마천이라 스스로에 대한 설명을 덧붙인 일이 있다. 이 부분에 대해 지적한 어느 블로거의 글을 보았다. 심지어 지금도 검색창에 사마천과 허지웅을 함께 검색하면 추천 단어로 완성이 된다. 블로그에는 사마천에 대한 설명과 어떤 의도에서 그랬든지 생각이 짧은 행동이었다는 설명이 적혀있었다. 글을 읽으니 일정부분 이상 이해가 되더라. 그의 언행이 인간 이하의 취급을 당하며 억울하게 형벌을 받은 위대한 역사가에게 실례를 범했다는 내용이었다.

 

책에서 작가는 '공인'을 바라보는 대중의 지나친 시선을 비판하는 내용을 담았다. 그래서 <버티는 삶에 관하여>에 대한 리뷰 중에 과거 방송분 중 논란이 된 부분을 꺼내 생각해보게 되었다. 공인이라서 어떤 행실이 강요되어야 마땅하다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의 롤모델이 될지도 모르는 그가 조금은 더 사려깊고 성숙한 자세를 갖는 태도도 필요할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책은 그의 삶이 손 쉽게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담고 있다. 처럼 '버티는 삶'이 인생의 화두인 그가 조금은 더 일관된 모습으로 버티길 바라며. 한 번도 제대로 버텨본 적 없는 것 같아 아직도 뭔가가 아쉬운 나 또한 그럼에도 견뎌내길 바라며.  

 

 

 

 

덧, 하나. 책을 읽으면 글을 쓰는 사람은 자기애가 무척 강하다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하게 됩니다. 무언가를 만드는 일의 시작은 자기애라는 생각을 하는 요즘이라서 그럴지도 모르지만요.

둘. '허지웅'이라는 이름을 검색하면 위키백과에도 등장하는데요, 출생지가 광주라는 것과 진보적인 정치성향을 지지하나 노무현 대통령 지지층과는 대립이 잦았다고 설명합니다. (위키백과 링크) 책이 '버티는 삶...?' 이런 느낌일 수는 있어도 광주에 대한 그의 의견은 역사에 대해 여러번 생각하게 합니다. 특히 영화 <26년>에 대한 비판 말이죠. "5월 광주는 고작 30여 년 전의 과거다. 피해자도 살아 있고 가해자도 살아 있다."

셋. 인생에 있어 마음에 품은 영웅 하나 쯤은 있어야 겠다는 생각도 드네요. 아직 못 정했는데, 생각해봐야 겠습니다.

넷. 생각보다 영화 이야기가 많아서 보려고 했는데 아직 못 본 영화 이야기는 건너 뛰기도 했습니다. 괜히 스포 당하는 것 같아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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