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 시작하기도 헤어지는 것도 어렵다: 철벽녀, 건어물녀, 징징녀 모여라

 

연애를 꿈꾸지만 생각처럼 쉽지않다. 삼포세대라는 말까지 등장했다. 삼포세대는 연애와 결혼, 출산을 포기한 청년층 세대다. 쉽게 이야기하면 혼자 먹고 살기도 빠듯하다는 말이다.

 

그러나 인간이라면 누구나 기본적으로 사랑 받고자 하는 욕구를 갖고 있고, 더불어 사랑할 수 있는 능력도 갖추고 있다. 사랑 하나로 살 수는 없겠지만, 사랑하는 힘은 분명 인생을 살아가는 원동력이자 추진력이 된다. 어쩌면 우리는 삼포세대, 스펙을 쌓는 일에 몰두하거나, '그래도 안생겨요'라는 생각 뒤에 숨어 익숙하고 편안한 상태를 유지하려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연애, 시작하기도 헤어지는 것도 어렵다

연애는 시작도 맺음도 어렵다. 쉬운 연애를 추천하고 싶지 않다. 연애마저 어렵게 해야하나라는 생각이 문득 들기는 하지만, 생각해보면 어려운 연애 뒤에 폭풍성장한 친구들을 보면 아름다워 보인다. 그가 보낸 시간과 열정, 좋았던 기억과 최악의 경험이 마음을 더 단단하게 하고 한층 더 자신과 다른 것들을 품을 수 있는 사람으로 만들어 냈으니.

 

우리는 익숙하고 편했던 상태에서 떠나는 것을 두려워 한다. 그것을 떠나면 낯설고 불편할지도 모르는 상태로 가야하기 때문이다. 연애를 시작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누군가를 주기적으로 만나고 정성을 쏟는 일은 연애에 있어 오랜 휴식기를 가진 사람에게는 낯설고 새로운 경험이다. 특히 상대방이 주는 관심에 대해 알면서도 일부러 철벽녀인 척 하는 철벽녀나(실제 철벽녀일 확률도 제법되지만), 소개팅 자리를 만들어줘도 굳이 수고스럽게 준비해서 나가고 싶지 않은 건어물녀에게 어쩌면 연애는 두렵거나 귀찮은 일상일지도 모른다.

 

건어물녀 생활 3년 이상의 경험으로 미루어 볼 때, 연애라는 달달함이 주는 상큼함이 그립기는 하지만 회사에서의 일과 후 집에 돌아와서는 푹 퍼진 평안함을 누리는 안일함은 그 '상큼함'을 밀어낼 만큼 강력하기도 했다.  

 

익숙하고 편안한 상태를 떠나기 어려운 건, 연애 중인 누군가에게도 마찬가지다. 늘 같은 문제로 싸우고 삐지고 지쳤다고 이야기하면서도 막상 그를 혹은 그녀를 떠나기 힘든 우리. 지속되는 관계 안에서도 사랑받고 있는 느낌을 받지 못해 징징되는 징징녀도 이제 낯설고 불편할지도 모르는 상태를 준비해야 할지도 모른다.

 

연애의 시작은 오래 묵은 무기력 때문에 힘들고, 연애의 끝은 함께했던 관계의 종말을 봐야하기 때문에 힘들다.

 

사랑이란 '나 자신에 대해서는 객관적이고 타인에 대해서는 주관적인 것'

덴마크 종교철학자 키에르케고르는 "사랑이란 나 자신에 대해서는 객관적이고, 타인에 대해서는 주관적인 것이다"라고 했다. 우리가 연애를 시작해야 하는 이유도 사랑하는 사람과 이별하고 혼자만의 시간을 선택해야 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누군가 나를 자신의 주관적인 시선으로 바라봐 주는 것, 그래서 때로는 위로를 받을 수 있는 것이 연애다. 그리고 그 사람에게 보이는 나를 조금은 객관적으로 분리해서 생각해 볼 수 있는 습관을 갖는 일은 연애를 유지하는데 꼭 필요한 과정이다. 

 

쉬운 예시를 들자면 시간이 빠듯해 정류장에 서 있는 버스에 돌진해서 겨우 탔을 때는 무척이나 고맙지만 나를 기다려 준 그 버스가 세 정거장 쯤 지나 또 다시 뛰어오는 누군가를 기다려 주는 일은 그다지 고맙지 않다. 오히려 조급하다.

 

버스를 기다리는 일, 직장에서 일을 할 때, 심지어 집 안에서 채널의 결정권 다툼만 놓고 봐도 '나 자신에 대해서 객관적'이 되는 일이 얼마나 힘든지 누구나 알테다.

 

그러므로 우리는 익숙한 상태에서 나설 준비를 해야한다. 연애하기 귀찮아도 사랑하기 위해 노력을 해야 하고, 서로를 괴롭히기만 하는 연애를 하는 당신이라면 새로운 생활을 시작할 용기를 내봐야 한다. 사랑을 시작하는 것도, 연인과 헤어지는 일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오늘은 상태를 점검해 보는 것도 좋겠다. 단지 익숙하기 때문에 이 상태를 지속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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