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가 50일 쯤 되고 눈을 마주치게 되고, 뭔가 옹알옹알 하는 소리를 내기 시작하자 이제 아기와 적극적으로 놀아줘야 할 때가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뭘 하고 놀아줄까 하다가 가장 정적인 방법이긴 하지만 상황과 방법에 따라 동적인 놀이가 가능한 그림책이 먼저 떠올랐다. 임신 중 텔레비전 앞에 앉아 아이 낳으면 책 읽어주는 부모가 되어되겠다 다짐했다는 건 비밀. (우리 딸내미는 런닝맨과 무한도전으로 태교되었다) 인터넷에 수소문하니 굳이 너무 이른 때에 전집을 사줄 필요는 없다는 의견도 있고 하여 (사실은 전집 살 형편도 못되지만) 단행본으로 모아 보기로 한다. 계속 사다보면 어느새 전집이 나을 것 같다고 느끼는 때가 있을 것 같으니 전집은 그 때 고민하기로 하고, 요맘때 아기들 엄마는 어떤 책을 보는지 살..
내 블로그에 기저귀라니, 하면서도 적는다. 세상에 용변 이야기만큼 흥미로운 이야기 찾기 쉽지 않다. 방구 이야기만 나와도 즐거워하던 초딩 시절을 다들 기억하시는지. 사실은 요즘도 그래서라기 보다는 정보 좀 찾아보겠다고 돌아다니다 보면 블로그들에는 여기저기 체험팩이네 제품을 무상으로 제공 받아 썼네 하면서 단점을 콕 집어 이야기 하는 리뷰는 찾기 어렵기 때문에 이렇게 써본다. 직접 단점을 콕콕 집어 보겠다는 소비자 입장을 대변하는 마음으로 적어보련다. 공짜는 달콤해서 무상으로 제공 받으면 나쁜점 말하기가 쉽지 않다. 나도 공짜로 받으면 그럴 것이다. 어쩔 수 없다. 공짜는 꿀이니까. 옆 집 아기가 운다. 나도 운다. 나도 슬퍼지려 한다. 요즘 우리 아기도 자아가 살아나는지 운다. 나도 운다. 이름도 모르는..
건축가가 되려면 5년제 건축학인증을 받은 대학을 졸업하는 것이 좋다. 이후에는 보통은 설계사무소에서 일을 하면서 경험을 축적한 뒤, 건축사 시험을 보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상담심리사가 되려면 학사, 석사 학위 취득 후 상담심리학회에서 요구하는 일정 시간 이상의 상담경력을 쌓고, 집단상담, 슈퍼비전 등에 참여, 그리고 역시 자격검정 시험을 보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어떤 직업이든 자격을 얻기 위해서는 일정기간 이상의 수련이 필요하다. 혹 자격을 모두 갖추지 않았다 하더라도 너무 상심할 필요는 없다. '과정'을 차근차근 밟아나가는 것 또한 그 직업의 일부이니까. 그런데, 여기에 '좋은'을 붙이면 다른 이야기가 된다. 건축가가 되려면 위 과정을 모두 다 클리어하고, 건축사 시험을 보면 된다. 상담심리사도 마..
로 우리나라에서 대중의 사랑을 받게 된 아들러, 아들러의 이론 중 흥미롭기도 하고 그럴 듯도 하고 꼭 이럴 것도 같긴 하지만 임상사례로 정확하게 검증할 수 없어 현재는 그저 이론일 뿐인 연구가 있다. 출생순위에 관한 연구다. 형제 여럿이 있을 때 첫째냐 둘째냐 셋째냐 혹은 막내거나 외동이거나로 어떤 특성을 갖는지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룬다. 아들러식 심리치료에서는 초기기억과 가족 구성에 대한 탐색과정이 꼭 필요하기 때문에 중요한 이론이기는 하다. 하지만 개개인의 생활양식, 부모의 성격, 아이의 기질에 따라 출생 순서가 같더라도 서로 다른 성격이 형성되기 때문에 정형화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학계의 분위기. 어쩌면 우리나라와 일본에서만 통한다는 ABO 혈액형과 관련된 심리와 성격에 관한 내용들과 비슷할지도 모..
우리 아기는 밤에도 낮에도 나름 잘 자는 줄 알았다. 잘 자는 것은 오늘 새벽 이후로 과거일이 되어 버렸다. 새벽에 아기가 자꾸 눈을 말똥말똥 (... ) 이렇게 초롱초롱하고 선한 눈이 무서울 수도 있다는 걸 알아버렸다. Photo say. 2015년 9월 14일, 청소기를 돌려도 몹시 잘자는 아기소담 조리원에 있다가 집에 오고 처음에는 새벽 1시쯤 잠들던 아이가 가끔은 2시쯤 잠에 들더니 어제는 새벽 4시까지 놀아달라고 자꾸 뭐라뭐라 하더라. 고맙게도 아이는 울지는 않았다. 할 수 있는 옹아리나 칭얼거림으로 나를 자주 불렀다. 어제 낮에는 밤잠을 자는 것처럼 너무 잘 자길래 신나게 청소기도 돌리고 집안일도 했다. 밤에 안자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역시 그랬다. 지난주까지 낮에는 산후도우미 아줌마가 오시고 ..
조리원을 곧 떠난다. 오전 퇴실이라 주말 오후에 미리 나가려 한다. 조리원에 있는 동안 티끌이는 소담이가 되었다. 오늘 아기 몸무게는 3.92 쭉쭉 먹고 무럭무럭 자랐다. 아기는 황달 수치가 높은 것 빼고는 무탈하다. 산부인과와 연계된 조리원을 선택해서 좋은 점은 소아과 의사가 매주 두 번씩 아이들을 봐 주러 온다는 점. 아기 눈 흰자가 노란색이라서 걱정이되서 물었더니 병원에 와보라했다. 황달수치가 무려 13.7이다. 걱정되는 내 맘과 달리 소아과 선생님은 침착하게 모유수유를 하던 것처럼 이어가라고 말했다. 완모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조바심이 앞서서 병원에서 돌아온 날부터 혼합수유를 시작했다. 모유만 먹는 경우 황달이 지속될 수 있다는 말을 들어서다. 혼합수유를 하되 모유보다 분유 위주로 먹였다. 태어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