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 기저귀 사용소감: 하기스 매직기저귀, 팸퍼스 베이비드라이, 피셔프라이스, 군 후기

내 블로그에 기저귀라니, 하면서도 적는다. 세상에 용변 이야기만큼 흥미로운 이야기 찾기 쉽지 않다. 방구 이야기만 나와도 즐거워하던 초딩 시절을 다들 기억하시는지. 사실은 요즘도

 

그래서라기 보다는 정보 좀 찾아보겠다고 돌아다니다 보면 블로그들에는 여기저기 체험팩이네 제품을 무상으로 제공 받아 썼네 하면서 단점을 콕 집어 이야기 하는 리뷰는 찾기 어렵기 때문에 이렇게 써본다. 직접 단점을 콕콕 집어 보겠다는 소비자 입장을 대변하는 마음으로 적어보련다. 공짜는 달콤해서 무상으로 제공 받으면 나쁜점 말하기가 쉽지 않다. 나도 공짜로 받으면 그럴 것이다. 어쩔 수 없다. 공짜는 꿀이니까.

 

옆 집 아기가 운다. 나도 운다. 나도 슬퍼지려 한다. 요즘 우리 아기도 자아가 살아나는지 운다. 나도 운다. 이름도 모르는 아기야 울지마라. 엄마 힘들단다. 얼굴은 모르는 우는 아기 엄마 힘내세요.

 

아니 뭐, 엄마들끼리 기저귀에 대해서는 서로 다 아니까 구구절절 이런저런 사진들은 생략한다. 체험팩 리뷰들은 박스 개봉기부터 착용샷까지 있던데 뭐 그렇게까지 할 필요 없겠지.

 

일단 지금까지 사용해본 기저귀들을 나열해본다. "하기스 네이처메이드, 하기스 매직기저귀(프리미어), 피셔프라이스 해피데이즈, 군 프리미엄, 팸퍼스 베이비드라이" 적어도 5개를 써봤다. 하기스 네이처메이드는 선물을 받아서 신생아 때 써봤다. 나머지는 2단계, 3단계를 사용중이거나 사용했던 것들.

 

고백하자면, 기저귀 쇼핑에 중독됐다 싶을 정도로 자꾸 보게된다. 나 울적하다고 자는 아기 들쳐매고 나가서 삼사천원하는 커피는 무지 사다 마시면서, 기저귀는 10원 싼 가격이라면 왜 그런지 흥이난다. 이번에는 이게 싸다며 좋다고 사재기하고 싶은 충동 (... ) 아줌마들이라면 공감하려나. 나도 모르게 쿠팡 정기배송 품목을 매번 두리번 거리며 다른 기저귀로 변경을 하니 남편은 덜컥 겁이 났단다. 남편 아이디로 쿠팡을 사는데, 정기배송 취소는 문자가 안가고 정기배송 확정 문자만 간단다. 매번 다른 기저귀를 취소하고 변경할 때마다 띵동 띵동.

 

 

사진은 왼쪽 피셔프라이스 해피데이즈, 가운데 하기스 프리미어(요즘은 매직기저귀가 온다), 오른쪽 군 프리미엄이다. 이제 사용해 본 기저귀 순서대로 장단점을 알아본다.

 

저렴이의 대명사 백조

사용해본 순서대로라면 위에는 적지 않았으나 백조가 먼저다. 아기 낳기 전에야 그 존재를 알게된 백조 기저귀. 조리원에서는 워낙 많은 신생아들이 하루에도 열번 스무번 기저귀를 갈아대니 비용면에서 백조를 쓸 수 밖에. (조리원은 장사니까) 아기에 따라 다르지만 딸램은 약간의 발진이 있었다. 그래서 선물 들어 온 하기스 네이처메이드를 따로 가져다 썼다. 모든 기저귀들이 그렇듯 괜찮은 아이들은 괜찮고 아닌 아이들은 아니고 그렇다. 다른 장점은 모르겠고 일단 가격면에서는 따라올 경쟁 상대가 없다.

 

하기스 네이처메이드

하기스 네이처메이드는 놀라운 가격, 가격이 사악하다. 선물로 여러개 들어왔길래 아이 낳고 정신 없을 때는 꽤 고급진 기저귀를 이렇게나 사다주셨구나 했는데, 제정신이 들고 직접 기저귀를 사게되니 차마 살 수 없었다. 어쩐지 기저귀가 톡톡하니 좋더라. 하기스에서 나오는 기저귀 제품 라인에서는 제일 높은 가격대를 형성, 신생아용 기저귀(0단계)가 유일하게 있는 제품라인이다. 발진 있는 아기들은 꼭 네이처메이드 쓰는 것도 같던데, 아기들마다 이것도 다르다고 하더라. 네이처메이드를 써서 발진 난 적 있는 아기를 보거나 들은 것은 아니지만, 흡수력이나 기타 등등의 장점을 가격대비해서 별반 차이를 못 느끼겠다는 의견은 들어봤다. 0단계, 1단계까지 사용해보니 하기스 프리미어보다 확실히 고급지다. 오줌이 새는 일도 없었고, 있던 발진도 잠잠해지는 효과가 있긴했다. 이것 또한 아기들마다 다를 것이라 생각. 더 확실하게 알아보려면 아기가 기저귀를 좀 오래 차줘야 하는데, 우리 아기는 유난히 불편해하는 깔끔이라 신생아 때는 한 시간에 한 번 갈아주기는 기본이어서 이 기저귀가 완벽하다고는 못하겠다. 그래도 확실한건 백조기저귀 써서 발진이 생겨 이 기저귀를 차기 시작했더니 발진이 사라졌다는 것. 앞서 말했 듯 가격은 손 떨리는 정도. 그래도 에티튜트 기저귀나 기타 친환경 기저귀라고 하는 물건들의 가격을 알게되니 뭐 그럭저럭 비싸구나 싶다. 어쨌든 비싸.

 

하기스 프리미어, 매직기저귀

하기스 프리미어는 2016년형 매직기저귀로 이름을 바꿔 나왔다. 비용과 브랜드가 가져다 주는 심리적인 안정, 아기에게 맞는 기저귀에 대해 고민하다가 한참을 프리미어에 정착해서 사용해왔다. 요즘은 매직기저귀로 바껴서 그런지 이전 2015년형에 비해 상태가 양호한 편인데 (아직까지 새거나 넘치지 않았다, 단 소변양이 많을 때 겉이 축축하긴 하다) 프리미어를 쓰면서 오줌이 새는 일이 종종 있어 프리미어를 계속 써야하나 고민이 많았다. 기저귀 채우면서도 잘 채워야 한다는 압박에 나도 모르게 시달렸다. 잘 채우지 않아 새는 것 같아서다. 밴드를 채우는 부분이 잘못 만들어진 불량 기저귀가 섞여 있었던 적도 있고, 소변양이 많은 날에는 오줌이 밖으로 스며나와 바지가 축축하기도 했다. 바지가 축축하기는 낮이나 밤이나 마찬가지긴 했으나 밤에 유독 더 그랬다. 잘 자는 아기를 깨우기가 좀 뭐해서 재우다보면 이른 아침에 일어나 어쩔 수 없이 축축해진 내복바지를 갈아 입혀야하는 날도 많았다.

 

그럼에도 계속해서 사용한 이유는 큰 탈 없이 사용하고 있고, 응가가 뒤로 넘치는 똥파티가 두 번 있었으나 (우리 아기는 이제 100일, 100일 동안 두 번이나) 소변, 대변이 흡수가 잘되고 실제로 만져봤을 때 양이 독보적으로 많지 않다면 보송보송한 느낌이 있던 날이 비교적 많아 가끔 불편한 상황을 감수한다면 쓸만하다 생각했기 때문. 가격은 매우 저렴이는 아니지만 아기 엉덩이를 지키는 값이라 생각한다면 비싸지는 않은, 하지만 이 집 딸램이처럼 시도 때도 없이 갈아달라고 하는 아기라면 부담스러울지도. 밴드 고무줄은 개인적으로는 그저 그렇다고 느껴진다. 한 가지 덧붙이자면 2016년형으로 리뉴얼된 매직기저귀는 프리미어에 비해 불편한 점이 많이 개선되었다. 

한 가지 더 덧붙이자면 하기스는 불량이 좀 많은데, 내 경우는 그럭저럭 쓸만큼의 불량품이 많았다. 기저귀 옆라인이 살짝 뜯어지거나 하는 모양새의 불량. 인터넷에 조금만 검색해보면 이 정도로 그냥 쓰지 뭐라고 생각하며 넘어가기는 힘든 심각한 제품 불량에 대한 글들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피셔프라이스 해피데이즈

아기용품 사러가서 알게된 피셔프라이스. 그리고 추가로 알게된 피셔프라이스에도 기저귀가 있다는 사실. 아기 기저귀를 채우면서 바로 느낀점은 '아 종이 기저귀란 이런 것이로구나' 아기에게 기저귀를 채우면 고품질 종이를 둘러준 기분이 든다. 그렇다고 뭐 빳빳하다거나 그런건 아닌데, 써보면 무슨 기분인지 알게 될 것이다. 종이인데 좀 고급진 종이 느낌이다. 피셔프라이스 해피데이즈가 인상 깊은 부분은 바로 허리 밴드. 고무줄이 어찌나 잘 늘어나고 느낌이 좋은지 채울 때마다 고무줄이 참 고급지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지. 역시 발진 없이 잘 사용했으나 하기스 프리미어를 기준으로 볼 때 흡수력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 또한 소변양이 많으면 축축하다는 게 느껴진다. 낮에 가끔 채우고 재우면 소변보고 난 직후 아기가 일어나기도 한다. 하기스와 피셔프라이스를 번갈아가며 채웠는데 피셔프라이스 낮용 기저귀를 채웠을 때 유독 더 잘 일어나기도. 아기가 소변 본 부분을 슥 만져보면 흡수가 느려서 축축하다.  

 

그럼에도 사용감이 나쁜 편은 아니라서 매우 궁금하여 피셔프라이스 해피나이츠를 써볼까 폭풍검색하다가 무료체험 사용후기 뿐이라 의욕은 사그러들었다는 이야기. 그냥 선뜻 사기에는 해피나이츠는 가격이 비싸기도. 해피데이즈는 특가 혹은 뜨거운 딜 등으로 나온 사이트를 찾으면 저렴하게 구매가능하나, 인기있는 사이즈는 항상 품절이라는 게 함정. 참고로 피셔프라이스 해피데이즈 고무줄은 짱짱맨 ! 마음에 든다. 

 

군 프리미엄

처음 기저귀를 보고 부직포인줄. 너무 부들부들한 부직포라서 놀랐다. 이번 포스팅에 이름이 오르내리는 모든 기저귀들 중 직접 구매하지 않은 유일한 기저귀. 산부인과에서 샘플로 준 기저귀다. 프리미엄도 있고 일반도 있는데, 프리미엄을 먼저 써보고 그럭저럭 낮에 채우기는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에 샘플 받은 것들을 잘 뒀다가 아기가 부쩍 커버려서 마저 쓰지를 못했다.

 

몇 개 채워본 결과 그럭저럭 채울만은 하지만 굳이 내 돈주고 사 쓰나 싶은 딱 그 정도다. 너무 부들부들한건 둘째치고, 아기가 쉬야를 하면 뭐가 이리 미끄덩 미끄덩. 피셔프라이스와는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뭔가 축축하다.

 

 

 

팸퍼스 베이비드라이

알갱이가 무척 신경쓰인다는게 단점. 팸퍼스에 대해 검색해보면 알갱이가 밖으로 빠져나왔다고 하는 카페 게시글도 있던데, 요 몇일 사용한 제품은 그런 문제점은 없었다.

 

깔끄미의 시대를 지나 아기는 점점 기저귀를 오래 차고 있을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고민 끝에 채워보기로 한 기저귀다. 팸퍼스도 한번 써보고 싶기도 했고 요즘 아기가 밤에 길게 자다보니 밤에 한 두번 갈아주자는 생각으로 사게 된 기저귀라 가격에 크게 개의치 않고 사게 되었다. 몇 일간은 괜찮은가 싶었다. 기저귀가 빵빵해도 만져보면 뽀송해서 놀라워했으니까. 그런데 2주 무렵 발진이 생겼다. 처음에는 기저귀를 너무 오래 채우지는 않았나 하고 고민했는데 생각해보니 하기스 프리미어를 오래 채우고 재운다고 이렇게 발진이 생긴적은 없었다.

 

그럼 결국은 팸퍼스 베이비드라이가 원인인가 싶어 오늘부터 기저귀 사용을 중단. 기저귀 갈아주면서 아기 궁뎅이 볼 때마다 왜 그런지 내 궁둥이도 쓰라려 오늘 어쩌다보니 (조금 아니 매우 충동적으로) 하기스 네이처 메이드를 잔뜩 사버리고 말았다. 발진 나을 때 까지 낮밤으로 좀 쓰고, 밤 기저귀로 괜찮으면 정착해볼까 하는 생각도 있다.  

 

늦게나마 여기 저기 기웃거리며 검색해보니 베트남산은 발진이 생기는 아기들이 많다는 글이 있더라. 엄마들이 모인 카페 가서 봤다. 소형팩, 베트남 생산 제품은 안 맞는 아기들이 많다는 사실을 미리 알았다면 굳이 사지 않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다. 궁둥이에 비판텐을 발라주며 괜히 미안하다.

 

쿠루저, 액티브 핏은 꾸준히 쓰는 엄마들은 거의 팬클럽 수준이니, (그래서 나도) 궁금하기도 하지만 이번에 네이처메이드를 쓰고 발진도 가라앉고 밤에도 보송함을 유지하는 것 같다면 더 이상 다른 기저귀들을 체험할 일이 없을 것도 같다. 이 시원섭섭함이란 ( ...)

 

어쨌든 팸퍼스 기저귀는 상하 즉 세로로 길어서 배 부분을 안정감 있게 감싸줘 기저귀를 채울 때 안정감이 느껴진 것도 장점이라면 장점. 다른 기저귀들은 세로 방향이 좀 짧은게 아쉽다. 개인적으로 밴드 부분도 좋다. 찍찍이를 붙이는 부분의 테잎이 쭉쭉 늘어나는데 이게 좀 괜찮은 물건이라는 생각이 들었다지. 하지만 우리집 아기 궁둥이에 베이비드라이가 맞지 않았으니 더 이상 탄력있는 날개를 만날 수 없겠다. 팸퍼스 안녕.

 

비싼 제품이 모든 아기에게 좋은 물건은 아니다. 아다시피 팸퍼스 라인은 기저귀계의 귀족이라 불릴 정도로 가격대가 높고 제품이 괜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내 아기는 안 맞을 수도 있다. (베이비 드라이 미국이나 독일 생산 제품을 먼저 써봤다면 혹시 팸퍼스의 또 다른 팬클럽 회원이 탄생했을지도, 크루저를 한 번 써봐?) (웃음)

 

 

 

과연 기저귀 최저가 비교는 언제 멈추게 될 것인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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