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추천, 삶을 생각하게 하는 글과 그림

 

바야흐로 웹툰의 전성시대다. 웹툰의 영화화는 물론 속칭 웹툰덕후라 불리기도 하는 웹툰 팬들은 소장가치가 있는 웹툰의 책은 자진해서 사보기 까지 한다. 이렇듯 웹툰은 이제 단순히 존재하는 하나의 컨텐츠라 하기에는 엄청난 파워와 가치를 가지게 되었다. 이 뿐 아니라 웹툰이 탄생시키는 파생 컨텐츠들이 존재하기도 하는데, 최근 영화로 제작된 <26년>, 웹툰으로 홍보한 영화 <늑대소년>, <내가 살인범이다>가 이와 가장 가까운 사례다. 더불어 <놓지마 정신줄>의 캐릭터 상품 판매를 비롯 그 외 많은 작가들의 다양한 웹툰들은 웹툰이라는 매체를 활용한 상품 판매 사업에 돌진 중이다.

 

작가 한 사람이 브랜드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마음의 소리>의 작가 조석을 들 수 있다. 웹툰 좀 본다하는 이들은 이제 "생활개그=조석, 개그만화=조석"을 떠올리곤 하는데, 이처럼 그들은 이제 어느 유명인 못지 않은 영향력 있는 1인들이 되어가고 있다. 올해 가을 겨울을 시끌시끌하게 한 <핑크레이디> 사건, <고3이 집나갔다>의 작가 '미티'의 적절하지 못한 표현 방식으로 팬들이 실망했던 일 등 크고 작은 일들로 미루어 볼 때, 팬들은 웹툰작가라 불리는 이들에게 이제는 좋은 글과 그림 뿐 아니라 성실한 인간성, 깨끗한 내면, 약자에 대한 사회적 배려 까지 바라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영화를 웹툰으로 홍보한 사례)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POD&mid=tvh&oid=055&aid=0000240878

 

웹툰의 영향력이 엄청난 이 때, 영양가 좋고 맛도 있는 웹툰을 소개하려 한다. 다분한 필자의 소견이기는 하겠지만, 소개하는 웹툰들을 통해 삶을 소중히 여기게 되는 것은 물론 인생의 의미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게 될 것이다. 물론, 웹툰이니까 쏠쏠한 재미가 있음은 당연하다. (참고: 이번 포스팅에 소개하는 웹툰은 모두 네이버 웹툰이다)

 

 

고삼이 집나갔다, 미티, 2011.11~ 57화, 2013년 1월 완결 예정

http://comic.naver.com/webtoon/list.nhn?titleId=400737

 

"고3 때 60일 동안 가출한 적이 있다. 작품처럼 친구 넷이 뭉쳐서 집을 나가서 고생을 많이했다" 홍작가의 말이다. 미티 말대로 고삼이 집을 나갔다. 고삼이가 집나간 이야기의 리얼리티는 뛰어나다. 작품이 실화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이다. 이야기 실제의 절반은 작가 홍승표 본인의 이야기라고 한다.

 

 

<고삼이 집나갔다>가 매력적인 이유야 여럿 있겠지만, 현실 이야기를 한다고 해서 너무 무겁거나 심각하지 않은 점은 굉장한 매력으로 작용한다.

 

 

지루한 등수게임에서 심각함을 인지하지 못하는 주인공 이고삼의 행동이 독자들을 즐겁게도 하고, '가출'이라는 어두운 소재를 스토리로 풀어나가는 힘은 읽는 이에게 작품 속 상황에 직접 개입해 있는 것 같은 착각을 하게도 한다.

 

필자는 <고삼이 집나갔다>로 청소년 가출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음은 물론 나를 돌아보게 되는 유익한 시간도 갖게 되었다. 인생에 있어서 개인적인 영역인 하고 싶은 일과 해야할 일에 대해서, 주입식 교육을 받아 주입식 인생을 살아 온 수 많은 인생들이 반드시 한 번쯤은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들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함은 물론 사회의 어두운 한 부분 까지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하는 <고삼이 집나갔다>, 추천한다. 

 

삼봉이발소, 하일권, 2012.03~ 2012.11, 완결 (파란 ▷ 네이버)

http://comic.naver.com/webtoon/list.nhn?titleId=459546

 

혹자는 이 사람을 감성팔이라고 부르기도 하지만, 그래도 좋다. 하일권은 평범한 감성팔이는 아니다. 하일권의 작품은 빼놓을 것 하나 없이 모두 탄탄하다. 모두 마음에 드는데, 무얼 추천하면 좋을까를 고민하다가 고른 작품이 <삼봉이발소>다. 하일권의 <목욕의 신>, <3단합체 김창남>, <안나라수마나라>, <두근두근두근거려> 모두 무엇을 어떤 마음으로 해야하는지를 말해주는 좋은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다른 작품들 말고 <삼봉이발소>를 고른 이유는 무엇보다 '나'라는 존재에 대해 생각하게 하기 때문이다. 예쁘지 않으면 사랑스럽지 않다는 생각은 애초에 잘못됐다는 사실을 증명해주는 작품이 바로 <삼봉이발소>다. <삼봉이발소>에 나오는 아이들은 참 못 생겼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못 생겼다고 정해져버린 탓에 전혀 못생기지 않은 다른 부분들도 점점 움츠러들어 여기저기 부족한 사람이 되어간다.

 

<삼봉이발소>는 세상에서 정해준 대로 자신을 자르고, 만들어낸 인위적인 모습을 따라가는 내가 아니라 자신을 있는 모습 그대로 사랑할 수 있는 '자존감'을 가진 나에 대해 말하고 있다.

 

죽음에 관하여, 시니/혀노, 2012.08 ~ 13.5화

http://comic.naver.com/webtoon/list.nhn?titleId=500942&page=1

 

죽는다, 죽었다. 지구에 태어나 생명을 갖고 살게 된 생명체라면 누구나 겪게 될 일이다. 필자는 모바일로 종종 <죽음에 대하여>를 보았다. 그런데 맙소사다. 장면을 캡쳐하기 위해 컴퓨터로 스크롤을 내리며 보게 된 만화는 스마트폰의 손맛으로 감상하는 그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웹툰에 그에 걸맞는 음악이 등장한지는 오래되었는데, 필자는 두가지 일을 한 번에 못하는 어려움증을 갖고 있어 컴퓨터로 웹툰을 보더라도 짜잔하고 등장하는 배경음악은 끄고 웹툰에 집중하는 편이다. 하지만, <죽음에 관하여> OST 는 웹툰에 대한 몰입을 오히려 돕는 느낌이었다. 알아보니 베스트도전 시절 이 작품을 눈여겨보던 독자의 제안으로 수록하게 된 배경음악이라 한다. squar라는 이름의 무려 고등학생인 작곡가가 매주 웹툰의 내용에 따라 새롭게 작곡한다고. 반응이 좋아 얼마전 OST 음악도 발매했다.

 

삶의 끝에 있는 죽음, 우리는 죽음이 굉장히 막연하기만 하다. <죽음에 관하여>는 막연하지만 늘 삶에 붙어 함께 사는 죽음의 존재를 보게한다. 동시에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며, 어떻게 살아야하는지도 생각하게 하니 사는 것의 의미를 생각해보고자 한다면, 당연 추천한다.

 

소방서에서 군 복무를 했던 스토리작가 시니가 구급차 안에서 목격했던 수많은 죽음을 보고 이야기를 구성했다 한다. 모든 죽음에도 사연이 있는 것 처럼 모든 삶에도 사연이 있으니, 올 겨울에는 따뜻한 아랫목에 앉아 삶과 죽음에 대한 속 깊은 생각들을 해 보는 것도 좋을 듯 싶다.

 

완전 영양가 있는 웹툰 세가지 추천은 여기까지다. 날도 점점 추워지는데, 따뜻한 방에서 웹툰 한편으로 시간을 보내는 고상한 취미를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사회문제에 관심을 갖고, 자아존중감을 향상시키며, 삶과 죽음에 대해 생각해 보는거다.

 

+) 궁금한 점이 더 있을지도 몰라 아래 관련링크를 남긴다.
(웹툰작가 원고료)
http://www.alrin.net/3914
(네이버 웹툰 발굴, 기획은 누가 어떻게하나)
http://10.asiae.co.kr/Articles/new_view.htm?a_id=2012050622251864560

 

 

참고: 씨네 21 No.881 작가인터뷰, 이미지: 네이버 웹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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