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로 복귀하고 싶은 마음에 키보드에 두손을 얌전히 올려놓아 본다. 제법 긴 시간 블로그를 떠나 이리저리 분주했었다. 그리고 2012년 2월, 블로그로 다시 타오르는 열정을 기대하며 무언가를 적어야만 하는 이 시점에서 '부러진 화살' 이라니, 이를 어쩐다? "이게 재판입니까? 개판이지." 막힌 기를 뻥 뚫어주는 통쾌한 한마디다. 영화 '부러진 화살'은 한 개인이 거대한 권력 앞에 맞설 수 있는 가장 큰 몸짓을 보여주고 있다. 2007년 재임용 탈락 사건 항소심에서 패소한 김명호 전 성균관대 조교수가 담당 재판장인 서울고등법원 박홍우 부장판사에게 '석궁테러'를 했다는 사실을 근거로 만들어졌다. 1995년 대입 본고사 수학문제에서 오류를 발견한 김경호교수(안성기 분)는 이에 대한 대학의 부당한 처우에 맞선다..
새해도 얼마 남지 않았고, 겨울이다. 겨울은 추우니까 따뜻한 방바닥에 눌러 앉아 열대몬순기후를 자랑하는 인도영화 한 편 어떤지 싶다. 인도 영화 산업을 통칭하는 말로 쓰이는 '발리우드(Bollywood)'는 인도 영화산업을 일컫는 말로 지금은 뭄바이(Mumbai)로 불리지만 이전에는 봄베이(Bombay)로 불렸던 도시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데서 생긴 이름이라고 네이버 사전은 말한다. 기나긴 러닝타임, 슬픔도 반드시 기쁨이 되어야만 하는 가끔은 어처구니없는 설정, 영화에 푸욱 빠져 있을 때 쯤 등장하는 살짝 당혹스러운 뮤지컬적인 요소에도 불구하고 마냥 훈훈한 발리우드 영화는 기나긴 겨울밤 우리의 외로운 심신을 지켜줄지도 모른다. 그래서 준비했다. 떠나자, 발리우드 ! 슬럼독 밀리어네어 (2008), 인생은 ..
헬프, 인간은 모두 똑같이 소중하다. 우리는 이 사실이 진리이긴 하지만 보편적이지는 않은 시대에 살고 있다. 그러나 이 사실이 진리이지도, 보편적이지도 않던 시대가 있었다. 오늘은 헬프다. 당신은 언제나 소중하다 1960년, 사람이 피부색으로 철저하게 분류되던 세상이 있었다. 소중한 사람과 소중하지 않은 사람에 대한 구분으로 상처 받은 나라에 살던 상처받은 사람들이 사는 곳, 미시시피주는 유색인종 차별이 가장 극심했던 곳이다. 평생 공주님처럼 사는 백인들의 삶과 인생의 무게를 어려서부터 느끼는 흑인들의 삶은 비교가 비교조차 할 수 없다. 영화는 존중받지 못하고 소유물이 되어 삶을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이들의 삶에 대해 관심을 갖게되는 스키터(엠마 스톤 분)의 글에 대한 열정과 그들에 대한 따뜻한 관심으로..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영어로 As good as it gets라고 쓴다는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는 삶에 치여 바짝바짝 타들어가 이제는 너무나 메말라버린 당신에게 촉촉한 수분을 공급해 줄 영화다. "You make me want to be a better man." 심금을 울리는 대사 한 마디. 누군가에게 좋은 사람이 되고 싶었던 적이 있는가? 본인 때문에 막 되먹은 누군가가 좋은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한 일은? 전 자도 후 자도 아니라면, 여기는 어디이며 나는 누구인지를 지금부터 깊게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잘 만들어 진 미국드라마 한 편을 본 듯한 포만감을 주는 영화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는 제작과 각본을 겸하는 TV 프로듀서 출신의 감독 제임스 L. 브룩스의 작품이다. ..
그러지 않아도 가을이라서 혼자만의 우울함에 심취해 있을 이 시기에 글루미 선데이 포스팅이라니 더더욱 글루글루글루우우미 하다. 우울함은 단지 우울할 뿐이다. 오늘은 '글루미 선데이'를 통해 존재의 이유에 대해 정리하겠다. '자살의 송가' 글루미 썬데이는 1935년 헝가리 피아니스트 레조세레스가 작곡했다. 이 노래가 레코드로 출시된 이후 8주동안 187명의 생명이 삶을 포기했다고 한다. 심지어 글루미 썬데이로 성공하게 된 레조 세레스 조차 1968년 1월, 고층빌딩에서 투신자살 했다고 전해지며, 사회의 우울과 함께 찾아온 글루미 썬데이의 자살 신드롬은 결국 이 노래의 소멸을 가져왔다. 헝가리에서 사회적 문제를 일으킨다고 여겨지는 원곡을 모두 회수해 불태워 버려 현재 남아있는 글루미 썬데이는 모두 편곡이라고 ..
숨을 쉬고 있지만, 그 숨이 열정이 없는 숨이라면 빌리를 만나보길 바란다. 순수한 열정의 소유자, 빌리 엘리어트를 소개한다. 발레가 어때서 그래요? 발레가 어때서 그렇다. 남자는 풋볼이나 권투, 레슬링을 해야한다. 내가 잊고 지내던 유쾌하지 못한 과거를 목도하는 순간이었다. 오직 아버지의 바램으로 권투를 다니던 빌리는 스스로의 뜨거움에 이끌려 아버지 몰래 발레를 배우기 시작한다. 그리고 곧 아버지와 형의 반대에 부딪힌다. '발레가 어때서 그래요?'라고 묻는 빌리 엘리어트(제이미 벨 분)는 1984년, 영국 북부 던햄 지역의 광산촌에 사는 11살이 된 꼬마다. 이 꼬마가 이렇게 외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어디에나 존재했던 '성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이었을 것이다. 사진을 보라. 비장한 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