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난도의 내일 ll, 일자리에 대한 해답은 교육에 있다

 

부모님이 정해준 인생대로 19년을 살았다. 갑갑한 제도 속에서 순응하기도 하고, 반항하기도 하며 지냈다. 20대 들어서는 부모님이 못미더워 하셨지만 될 수 있는대로 스스로 선택하기 위해 노력했다. 가끔은 조금 더 일찍 스스로 생각하는 습관을 갖고 깨우쳤더라면 좋았을걸이라는 생각을 한다. 지금 내 모습이 절대 그럴듯해 보이지도 않고 번듯하지도 않다. 대학교를 졸업하고 계획했던 인생을 살면서 쌓고 또 쌓다가 다시 생각해야겠다고 생각하고 멈췄다. 그리고 조금 천천히 걷기 시작했다. 대학 동기들은 건축가의 길을 걷거나, 건축 공무원이 되었다. 아니면 유학이나 대학원을 가기도 했다. 부모님이 공무원 혹은 안정적인 사무직을 권하셨지만 해보다가 그만두거나, 하지 않았다. 삶에 있어서 후회하지 않고 살아가는 것이 중요한 이슈인데, 비록 지금 모습이 반짝이지는 않지만 오히려 모두가 부러워하던 10대 때의 반짝이던 모습 보다 먼지도 좀 타고, 조금 부족해 보이고, 아직도 뭘 해야 좋을지 모르겠다고 머리를 쥐어박는 지금의 내 모습이 좋다. 

 

대한민국 학생들, 어느나라 못지 않게 공부를 열심히 한다. 그리고 성취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생각해보면 무엇이 중요한지 모르고 하라는 것들을 열심히 했던 것 같다. 학교에서 배우는 공부는 문제집이나 자습서에 나와 있는 시적화자의 심상을 아는 것이 나를 아는 것보다 중요했다. 아니다, 공부의 주체는 내가 되어야 한다. 그 시를 읽고 어떤 생각이 들고 어떤 감정이 들고, 시를 쓴 사람이 왜 그렇게 이야기를 했는지 내 입장에서 이해도 해보고 반대되는 생각이나 감정을 꺼내보는 것이 중요한데 학교에서는 시적화자의 심상을 기쁨, 슬픔, 참담함과 같은 짧은 단어로 축약해서 알려주곤 했다. 그리고 시험에 나온다고 하니까 다같이 받아 적었다. 시를 읽은 '나'는 어떤지는 중요하지 않은 교육.

 

 

"한국 학생들은 하루 열다섯 시간 동안 학교와 학원에서 미래에 필요하지 않은 지식과 존재하지도 않을 직업을 위해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 앨빈 토플러(미래학자)"  

 

우리나라 청년 30%만 일을 하고 있다. 대한민국 청년 절반 이상이 사실상 무직이다. 어쩌면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이 꼭 필요할지도 모르겠다. 우리나라 학생들이 미래에 필요하지 않은 지식, 존재하지도 않을 직업을 위해 무한 시간을 투자한다는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의 이야기가 지금 우리나라 교육의 현실이다. 

 

창조적인 인재를 원하면서 아무도 창조적인 사람이 되는 법을 가르쳐주지 않는다. 학교에서는 국영수를 외우거나 기계적으로 푼다. 공부에 지친 아이들은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하거나 페이스북을 들여다 보거나, 인터넷으로 연예인들의 이야기를 살피는 것으로 스트레스를 푼다. 아이들이 문제를 풀고, 지식을 외우는 노동자나 다름없는 것이다. 덕분에 수동적인 사고를 갖게되고 스스로 생각할 줄 모르는 청소년들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게다가 10년 전 교육이나 지금의 교육이나 다른 것은 하나 없다. 달라진 것이 하나 있다면 그 때보다 지금의 아이들이 더욱 경쟁구도에 내몰려 있는 현실이다. 우리나라 학생들은 자신의 삶을 이끌어 나갈 미래에 대한 아무런 대책없이 국영수를 한다. (물론 필자는 국영수가 불필요하다는 것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국영수 또한 꼭 필요하다) 이건 마치 시험에 나오지도 않는 문제를 계속 풀고 또 푸는 것과 같다.   

 

 

교육과 직업이 함께 가는 좋은 사례

그래서 <김난도의 내일>은 교육과 직업이 함께가는 좋은 예시를 소개한다. 그 예시로 유럽권 국가인 독일, 네덜란드가 소개되었다. 젊은이들에게 적성에 맞는 일을 찾아주고 충분한 대우와 취업이 보장되는 직업훈련의 기회를 제공해주는 루프트한자테크닉은 독일의 항공사다. 네덜란드의 경우 사회생활직업지식센터인 '이카보'를 통해 실전에 활용할 수 있는 직업교육을 받는다. '이카보'는 얼마나 잘하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잘 맞느냐를 고민하는 것이 목적이다. 네덜란드 젊은이들은 좋은학교의 화려한 졸업장이 아니라 자신이 어떤 직업을 가졌을 때 어떤 삶을 살게 될것이가에 대한 청사진을 가지고 졸업한다. 네덜란드의 직업훈련이 현실과 밀착할 수 있도록 돕는 다른 하나는 '에쿠알'이다. '에쿠알'은 학생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전문기술을 발굴해 교육과정으로 발전시키고, 교육시스템 자체를 좀더 현실적으로 개선해 주기도 한단다. 또한 학교에서 가르칠 직업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하기도 한다.

 

사회의 시스템과 정책적 기반을 단단히 해 학벌 중심이 아닌, 내가 하고싶은 일에 대해 접근할 수 있는 유럽권 국가들의 환경은 여러가지로 배울 점이 많다. 우리나라도 독일의 교육모델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자 마이스터 고등학교를 설립하고 있지만 단지 비슷한 학교를 설립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저자는 충고하고 있다. 학업과 노동시장을 연결하는 직업교육을 벤치마킹하기 위해 사전에 풀어야할 과제가 많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직업교육은 제도적으로 많이 불안정하여 국가에서 주도적으로 이끌어주는 소수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정보가 없는 사람들에게 공신력 없는 자격증 시험을 보게하여 돈을 쓰게하는 단순한 돈벌이 수단으로 활용되는 예도 적지 않다. 하지만 책에서 이야기 한 것처럼 결론은 (제대로 갖춘) 교육이 살 길이다.

 

 

우리동네, 컨트리 보이스를 찾는 일

일자리의 해답이 교육이 될 수 있다는 주제로 이야기하고 있다. 책에서는 내 일에 대한 좋은 예로 "컨트리 보이스"를 이야기한다. 외형을 두고 봤을 때는 교육과는 다른 이야기 같지만, 그 속에 단단한 심지가 되는 씨앗은 결국은 교육이라는 생각에 교육의 한줄기로 묶어 소개하고 싶다.

 

<내 일>에서 소개한 활기찬 이야기는 "우리동네" 이야기다. '컨트리 보이스의 시대가 온다'라는 챕터에서는 가업을 잇는 이탈리아 포도농장의 포도주 이야기, 장인정신으로 500년 이상을 이어온 피렌체 가죽공방의 이야기, 우리동네 커피숍, 뜨개질 방 이야기 등을 소개한다. 이 예시들은 모두 로컬경제를 통해 지역경제 뿐만 아니라 내 일을 찾고 삶을 윤택하게 하는 이야기들이다. 피렌체의 오래된 가죽공방의 경우 지역경제에서 나아가 역으로 다른 지역에서 또는 다른 나라에서 배우러 오는 사람들이 끊이지 않는다고 하니, 무조건 세계로 나가는 것만이 정답은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사례다.

 

생각해보면 우리나라 대학들은 글로벌한 사람이되라고 외친다. 하지만 무엇이 세계적인지 잘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단순히 외국어를 잘 할 수 있다면 글로벌할지, 아니면 해외 경험이 많다면 세계적인지 어려운 일이다. 그런데, 어렸을 때부터 줄기차게 들어온 관용어 같은 말이 있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다" 그렇다. 이 말을 참 많이 들었었는데, 우리는 한국적이지 않다.

 

우리동네, 컨트리 보이스의 뿌리가 사실은 교육에 있다고 했는데, 이유는 간단하다. "우리동네"에 답이 있다는 것은 '나'의 뿌리와 시선을 기초로한 발상에서 오는 방법이다. 그런데, 한국에서 배우고 가르치는 교육은 '나'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주지 않는다. 누군가 나에 대해 물어보면 어려서부터 낯설었던 기억이 있다. 지식에 대해 물어보면 아는 것들을 자연스럽게 이야기하지만, 내 감정에 대해 나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은 낯설었다.

 

국가에서는 청년창업을 지원하기도 하고, 직업교육을 활성화시키기도 한다. 정책적 기반을 다져주는 것도 교육과 제도적 차원으로 지원해 주는 일도 중요하다. 그리고 교육과 함께 꼭 필요한 것은 우리나라 젊은이, 청소년들에게 '나'를 보는 습관을 심어주는 일이다. 그래야 미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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