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월 아기 문화센터 나들이, 오감체험 놀이터

서서히 여름이 시작되면서 약 3개월 동안의 나들이를 마쳤다. 요즘 포스팅 내용이 기승전 잔고없음으로 마무리되어 여러번 아쉬워 진다.

 

넉넉한 잔고를 보유하고 있다면 여름학기도 다니지 않았을까 한다. 아기와 엄마를 대상으로 하는 문화센터가 월 3만원에서 5만원이라 큰 부담없을 거라 생각을 했지만 따져보면 수업 한회당 만 원 꼴, 수업 한 타임은 길면 50분, 짧으면 40분이다. 여기에 재료비를 따로 부담해야 한다. 한 학기 등록을 하면 3개월 정도 듣는데 재료비도 3만원 정도. 재료비까지 더하면 학기당12만원에서 18만원까지 부담해야 한다. 문제는 한 학기 분을 한꺼번에 부담해야 하니 나와 같이 월급이 들어오는 것과 동시에 퍼가요♡로 마음이 상하는 엄마들 대부분이 고민에 빠질테다. 학기는 봄, 여름, 가을, 겨울 학기로 나누는 것 같다. 3개월 마다 엄마들은 갈까 말까 하겠지.

 

 

문화센터를 3개월 다닌 것에 대해 나름 요약 정리해보면 "잘 다녔다"로 압축해 볼 수 있다. 3월 초 부터 다녔다. 아이가 8월 생이라 7개월 아기를 들쳐메고 다니기 시작했었지. 6개월 정도 지나니 외출이 수월해지기도 했고, 아이가 목도 가누고 허리에 힘도 생기니 데리고 다닐 때 부담도 없어졌다. (부담이 없어지는 것 = 걱정이 덜 된다)

 

 

추운 겨울이 지나고 바람도 살랑살랑 부니까 나가고 싶어진다. 아이랑 있으니 외출이 쉽지 않지만 그래도 이거슨 나름의 도전이었다. 조리원 동기가 나가자며 때마침 전화가 와서 합심하여 외출을 감행. 장소는 영통 홈플러스, 프로그램은 오감체험 놀이터.

 

첫 날은 생후 7개월인 아이에게 신선한 문화충격이었나 보다. 눈이 땡그래서 마트 안을 두리번 거리고,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하고 와아아 하면서 선생님이 잡으러 오는데 까르르 웃는 애를 보고 아이참 뿌듯해. 애 낳고 몇 개 안되는 잘한 일 중 하나를 했구나라고 생각하게 된다.

 

 

오감체험 놀이터는 학기별로 계절을 컨셉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듯 하다. 봄에는 꽃이 피니까 꽃의 요정이 된다며 위 사진처럼 화관 씌워주고, 빨간 치마 입혀주고, 마라카스를 들려준다. 영아들이라 뭘해도 귀여워서 입혀놓고 한 참 사진을 찍어준 것도 나름 추억이네. 친구네 아기는 남아인데, "요정? 에에?" 하길래 분유의 요정 하라며 정해줬더니 두 모자가 인정. 까르르.

 

 

색감과 모양을 이용한 시각 발달, 주로 흔들거나 두드리는 소품들로 청각, 촉각 발달 수업이 이루어진다. 오감체험인데 후각과 미각은 포함되지 않는다. (다른 학기에는 포함되어 있을지 모르지만 봄학기에는 없었다. 이것이 아쉽게도 함정)

 

요리사가 되어보거나, 나비가 되거나, 개구리가 되는 놀이도 한다. 오리나 곰 가면도 머리에 쓰고 노는데 아이들이 어느 정도 크니 하나 둘 머리에 뭘 씌워 놓으면 너무나도 싫어하는 아이들이 생기기도. 우리 소담소담한 소담이도 9개월, 머리에 뭐 씌워 놓으면 그렇게 벗으려고 난리도 아니다.

 

 

나비 놀이도 하고, 개구리도 되어본다.

 

 

프로그램 처음에는 오늘의 주제를 알리는 선생님이 앞에서 동화책을 읽어주거나 아니면 엄마와 아이가 개별적으로 점핑카드 활동을 한다. 리듬언어라 부르는 어구를 읽어주며 아이랑 이야기한다. 집에 가져와서 급할 때 잠깐씩 떼기 놀이를 하면서 혼자 놀게 하거나 같이 놀아준다. 엄청난 구강기를 보내고 있는 아이는 종이를 녹여먹고 씹어먹어서 10분도 못 가지고 놀고 쓰레기통으로 직행.

 

붙인다는 개념은 없고 떼는 것만 할 수 있기 때문에 붙여 놓으면 아기가 뗄 수 있도록 호응해주면 된다.

 

 

영통 홈플러스 오감체험 놀이터를 다녔는데, 재미있는 날도 있었고 친구와 노잼을 외친 날도 있었고, 쏘쏘인 날도 있었다. 신기한건 재미있는 날과 아닌 날을 아이들이 안다. 재미있는 날은 아이 표정이 좋더라.

 

친구 말로는 아이랑 다니는 문화센터는 어차피 다 비슷해서 그냥 아무거나 듣자하던데 보통 재미있는 프로그램은 재수강 비율이 높아 처음 수강신청을 하게 되는 엄마들의 경우 왠만큼 서두르지 않으면 수강이 어려울 수 있다. 우리도 그러했다.

 

 

이번에 재수강을 하게되면 소문난 명강의를 찾아 들을 수 있었겠지만 다음번에 수강을 해봐야지. (잔고에서 자유롭다면)

 

마지막은 늘 비눗방울 타임이 있다. 아이가 자라는 모습을 시시 때때로 확인하게 되는데 처음에는 비눗방울을 눈으로 잘 쫓지 못하더니 마지막 날에는 비눗방울을 손으로 잡으려는 모습을 보여주더라.

 

이 프로그램은 참여 가능 개월이 4개월 부터 10개월 까지인데, 활동하는 것들을 보니 목을 완전히 못 가누는 4개월은 조금 무리가 있다는 생각도 들더라. 발달이 빨라서 목도 다 가누고, 뒤집기와 배밀이가 빠른 아이라면 4, 5개월부터도 괜찮을 것 같다. 목을 잘 가누고 뒤집기가 가능하면 아이는 이것저것 만져보고 움직여보면서 노는 시간을 갖는다. 엄마가 적극적으로 도와 준다면 충분하다.

 

 

문화센터를 다닐지 말지 고민이라면 한 번쯤은 다녀보는 것도 괜찮지 싶다. 아이랑 시간을 보내기 좋다. 아이가 다른 아기들을 보면서 생각도 하고, '친구'들을 만나 활동을 하는 것도 알게된다. 엄마는 한 시간 동안 약간 멍을 때릴 수도 있다. 선생님이 시키는대로 하는 수동적인 시간을 가지면서 나름 마음을 쉴 수 있다. 또 아이와 노는 방법을 배울 수도 있기 때문에 아이랑 있는 시간이 지루하고, 뭘 하고 놀면 좋을지 몰라 고민인 엄마들은 시간과 비용을 들여볼 만 하다.

 

아이와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어 좋은 날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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