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연애와 결혼생활을 유지하는 비결 (에니어그램 3번 유형, 롱런하는 연애)

 

 

요즘은 좀 뜸하긴 하지만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을 즐겨 듣는다. 주로 아기가 자는 밤에 집안 정리를 하면서 듣는데, 지난 회차들도 하나씩 골라 듣다가 84회 에니어그램편도 듣게 됐다. 4년 전 에니어그램을 처음 알게되서 그 때도 폭 빠져서 했었는데, 오랜만에 접하니 에니어그램에 대한 애정이 새록새록 되살아 나더라.

 

에니어그램은 성격유형 검사의 한 종류로 유형에 번호를 부여한 것이 특징인데 특정 성격이 우위에 있거나 더욱 좋은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오히려 각기 다른 유형이 경계해야 할 점과, 자신과는 다른 특정 유형에게 본 받아야할 점 등을 제시하기도 한다. 성격유형 검사에서 나아가 자신의 취약점을 알고 보완할 수 있는 구체적인 모델을 보여주기 때문에 무척 매력적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원래도 좋다고 생각했지만, <지대넓얕>을 듣다보니 나중에 에니어그램을 정식으로 공부해보는 것도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에니어그램에 애정을 표하는 이유는 남편과 연애를 하던 시절에 접해서 우리는 이렇구나라며 친밀감을 마음껏 표현하기도 했기 때문인데, 연애 초라서 둘이 같은 유형이라는 사실이 신이 났던 모양이다.

 

우리 부부는 둘 다 에니어그램 3번으로 효율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편이다. 각자 의미를 두고 있는 효율을 높여야 할 부분이 달라서 문제가 되기는 해도 집안 대소사와 같이 공동의 목표를 두고 준비해야 하는 일에 있어서는 손발이 잘 맞는다.

 

 

3번은 가슴형 유형에 속하는데, 성공과 성취를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성공과 성취가 목적이라 연애가 소홀해지는 경우도 많다. 실은 생각해보면 꼭 3번 유형이 아니라도 우리나라 사회 전체가 성공과 성취만을 바라도록 하는 분위기라 건강한 연애를 지속하기 어렵기도 하다. 그래서 3번 유형의 예시를 빌려 건강한 연애를 유지하는 비결을 이야기하려 한다. 상자 안에 넣은 글은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에서 말한 에니어그램 3번 유형에 관한 내용이다.

 

 

3번유형의 명칭은 최선의 효율주의자, 성공가 (성공을 지향하고 실용적인 유형)

적응력이 뛰어나고 이미지에 관심이 많다. 남에게 보여주는 자신의 이미지를 잘 구사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성공해서 타인으로 부터 인정받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심해질 경우 일 중독자가 될 수 있다. 열정적으로 일하고 긍정적, 자신감, 추진력이 있다.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타인을 잘 다독이는 방법을 알고 있고, 언변이 뛰어나고 자기 연출을 잘한다. 외적인 성취를 중시해 실제로 성공하는 사람들이 많다. 사회적으로 존경 받고 타인들이 그 사람을 보고 꿈과 희망을 꾸는 경우가 굉장히 많다. 성공가, 유명하게 생각하는 성공한 사람이 3번의 성격 유형을 잘 쓰는 사람들이 많다.

 

문제점은 성공하고 싶은 이유가 관심 받고 싶기 때문이다. 가치를 인정 받기 위해서다. 가치 없고, 공허한 느낌을 두려워한다. 그래서 성공하려 한다. 성공을 통해 다른 이의 관심으로 가치를 증명하고 싶어한다. 특이한 점은 성공에만 몰두하므로 감정과 내면 욕구를 외면하기 쉽다. 외적 이미지는 매우 좋지만 실제로는 삶의 만족을 잘 느끼기 어려운 점도 있다. (출처: 팟캐스트, 지적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84회)

 

 

연애는 서로에 대한 관심으로 충분하다

연애는 서로의 관심으로 충분하다. 상대에게 집중하기 보다 다른 사람이나 다른 것에 더욱 관심을 가질 때 연애가 잘 안된다. 각자가 관심을 두는 부분이 서로에게 충분히 받아들여지는 경우 외에는 연애를 할 때 반드시 문제가 될 수 밖에 없는 부분이다. 정리하자면, 직장동료나 부모님이 아닌 다른 누군가를 '나'보다 더 자주 만나게 되는 그 또는 그녀를 질투하는 당신은 지극히 정상이다. 이와 같은 문제로 자주 다투는 연애를 하고 있다면, 서로에 대한 관심으로 마음을 잘 채우고 있는지 확인해 봐야 한다. '관심'에 목마른 사람일수록 유독 많은 모임에 참여하는 경우가 많다. 많은 모임으로 '바빠서' 연애가 잘 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했다면, 모임의 우선순위를 매겨 꼭 가야할 곳에만 참석하고 나머지 시간은 상대방을 만나는데 쓸 수 있도록 계획해 보는 것도 좋다.

 

3번 유형의 경우 성공이 목적이기 때문에 누군가와 밀접하게 지내는데 정성을 다하기 보다 일에 몰두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도 조율이 필요하다. 연애는 남는 시간을 어떻게 보낼까를 주목적에 둔 취미가 아닌 상대방이 지금 잘 지내고 있을까를 늘 곁에두고 생각해야 하는 '생활'이기 때문이다.

 

 

 

 

 

관심을 유도하는지도 모르고 자신의 연애에 제삼자를 자주 초청하기도 하는데, 시시콜콜 연애사를 친구나 가족에게 털어놓으며 하나하나 코치를 받는 이가 이 글을 읽고 있다면 연애에 대한 고민은 지금 함께 연애 중인 상대방에게 직접 묻는게 더욱 좋을 때도 있다는 걸 살짝 알린다. (소곤소곤)

 

수단이 무엇이 되든 관심을 받고 싶다는 것은 사랑이 필요하다는 뜻으로 바꿔 생각할 수 있다. 성공은 멀지만, 생활 속에 소소한 행복과 작은 관심을 가져다 줄 대상이 바로 옆에 있는데, 다른 것들로 마음을 채우느라 분주해서 자신에게 사랑과 관심을 주는 좋은 사람을 놓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

 

 

유년기에는 오히려 양육자와 감정적으로 깊은 연결이 있어 부모로부터 독립되어 나와야 하는 시기에 깊은 연결이 있어 양육자를 기쁘게 하기 위한 시도를 자꾸 하게된다. 무의식적으로 부모님, 양육자가 훌륭하기 때문에 기쁘게 한다는 메세지를 줄 수도 있다. 자기의 기대를 인식하기 어려울 수 있는데, 부모님의 욕구나 욕망을 내면화해서 성취할 수 있다.

 

기의 감정을 외면하고 성취를 중요하게 여겨 타인의 감정을 잘 신경쓰지 않는 경향이 있다. 성공지상주의로 문제되는 경우 사기꾼이나 범죄자가 많은 유형이기도 하며 성공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출처: 팟캐스트, 지적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84회)

 

 

서로의 감정을 알아봐 주는 연습이 필요하다

나도 그렇게 되어 있었다. 감정을 외면하고 성과를 중요하게 생각하기 시작하다보니 다른 사람의 감정을 배려하지 않는 것을 심각한 문제로 여기지 않고 있었다. 3번 유형의 사람이 처하게 되는 문제는 바로 스스로 감정을 차단해서 내 감정도 상대방의 감정도 배려하지 않는 데 있다. 에니어그램 3번 유형만의 문제는 아니다. 우리 사회는 감정 표현을 어색해 한다. 그래서 기분이 어땠어? 라고 물으면 '좋다, 나쁘다' 두 가지로 표현하는 경우가 많고 이 정도만 표현해도 '기분'의 상태를 나타낸 것이기 때문에 중간은 온 대답이다. 기분이 어땠어?라고 하면 감정에 대한 이야기보다 객관적 사실을 이야기 하는데 초점을 맞추는 경우가 더 많다. (예를 들면 "걔가 그랬다니까. 이상하지 않아?")

 

연애가 공유하는 것 중 가장 큰 부분을 감정이라 본다. 연애를 하는데 있어서 사랑하는 대상에 대해 객관적이기는 어렵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감정을 보는 연습과 더불어 서로의 감정이 어떨지를 이야기하는 시간을 되도록이면 자주 갖는게 좋다. 가끔은 나도 내 마음을 모르고 벌컥 화를 낼 때, 상대방이 이래서가 아닌지, 지금은 어느 정도 화를 냈는데 그 일은 그 정도는 아닌 것 같다는 등의 의견을 준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나에게는 감정 자체에 서툴기 때문에 가끔 받는 피드백으로 많은 도움을 받는 중이다.

 

서로의 감정에 솔직한 것, 그리고 감정에 대한 대화를 하는 시간을 갖는 것, 롱런하는 비결이다.

 

 

실패 하는 것을 두려워 할 수 있다. 존재 가치이기 때문. 성공을 이뤄도 좌절할 수 있고, 외롭거나 공허할 수 있다.

 

성공한 사람을 선망할 수 있지만 그런 사람일지라도 내면적으로 심리적 문제가 있을 수 있다. 1번 유형의 경우 자신의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사람을 무시할 수 있지만 3번 유형은 자신이 성공해야 하는 것이므로 다른 사람이 꼭 성공하는 것에는 개의치 않는다.

 

사업가, 자수성가한 사람들이 포함된다.

 

감정에 신경 쓰지 않는 이유는 방해가 되기 때문에 스스로 외면하는 경우가 많다. 관심 받을 수 있는 직업이 어울린다. 금융계, 대중강연, 방송 등. 자신이 성공하기를 원하기 때문에 타인의 장점을 끌어올려 성취할 수 있게 하는 능력도 탁월하다. (출처: 팟캐스트, 지적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84회)

 

 

실패해도 괜찮아, 서로의 존재로 위로가 되는 관계

실패를 두 팔 벌려 맞이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실패는 자신의 취약점을 알게하고 다시 노력하게 하는 계기를 갖게한다. 회복탄력성과 자존감은 밀접한 연관이 있는데, 성공이 곧 존재의 이유인 경우 스스로 자존감에 대해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성공의 여부가 존재 가치로 연결되는 것은 그 자체로 좋지 않다.

 

연애와 공부, 혹은 직장생활 등을 병행하는 일은 쉽지 않다. 그래서 연애를 하다보니 시험 성적이 안좋게 나오거나, 직장생활을 순조롭게 못하는 경우도 종종 생긴다. 우리는 실패를 하면 원인을 찾게된다. 그래서 문제의 원인이 '연애를 하는 나'에게 있다고 생각해 성급하게 이별을 감행할 때도 있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문제는 '연애'가 아니라 시간관리나 집중하는데 있을 때도 많다.

 

 

 

 

 

실패도 하나의 과정이라 인정하고 나의 존재, 상대방의 존재를 회복탄력성의 원동력으로 삼는 것이 좋겠다. 대학원 준비 중에 여러 번 실패를 하다보니 실패라는 단어에 무척이나 취약한 자신이 보이더라. 그럼에도 괜찮다고 위로해주고 한 번 더 해보라는 응원의 말에 여러 번 떨어진 마음을 다시 주워 담을 수 있었다.

 

이 글을 읽는 당신의 연애도 서로의 존재로 용기가 되고, 함께 걸을 수 있는 힘이 될 수 있길. 성공의 여부는 당신의 가치와 관계 없다는 사실도 기억하길.

 

 

 

공동의 목표를 갖고 함께 갈 때 서로에게 최선이 된다면

연애를 시작한 순간부터 마침표를 찍는 순간까지 그 혹은 그녀와 공동운명체다. 연애를 시작하면서 '우리는 불행한 연애를 하자'고 다짐하지 않는다. 썸을 타는 순간부터 꽃 길을 걷는 것 같은 기분을 느끼면서 앞으로도 우리의 연애전선이 화창한 봄날이길 기대할텐데, 현실은 녹록치않다.

 

나의 문제, 너의 문제도 있고, 감정의 폭풍, 실패하는 사건, 가끔은 내 문제에 가족이 얽혀 있기까지. 그러나 그 때마다 서로에게 최선이 될 수 있도록 서로에게 충분한 대상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당신이길 바란다. 공동의 목표는 가지가지하는 문제들 가운데 우리의 연애가 순항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고, 서로에게 최선이 될 수 있는 방법은 앞서 이야기한 세 가지다. (별 것 아닌 것 같아도 도움이 될 것이다)

 

서로 신뢰하는 끈끈한 관계(서로에 대한 관심), 내 감정과 너의 감정을 솔직하게 내보이고, 이야기 하는 것, 각자의 생활에 어려움이 왔을 때 괜찮아라며 그 자리에 있어주는 것. 세 가지가 너무 당연한 말 같지만, 지켜지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당연하다 생각되는 세 가지로 롱런하는 연애하길. 그래서 연애를 이어 결혼이라는 공동의 목표로 함께할 때도 서로에게 최선이 될 수 있길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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