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폰기 힐즈, 마망 그리고 SUNDUB

BAOBAB in JAPAN : 20110228-20110305 

ROPPONGI HILLS, MAMAN and SUNDUB

+ BAOBAB in JAPAN : D_02/6th
알 수 없이 시간은 빠르게만 흘러 어느덧, 2012년이다. 일본여행 포스팅의 마지막에는 '메리크리스마스'라고 써 있더라. 다들 크리스마스는 메리하셨으리라 믿으며 새해에는 1주일 여행기를 꼭 완성하리라 다짐도 해 보며 포스팅을 시작해 본다.

이 곳이 바로 '일본을 대표하는 문화도심 창조'의 주제를 내걸고 만들어진 "롯폰기 힐즈"다. 도쿄 제일이라는 자부심으로 우뚝 솟아있다. 그 구성은 오피스, 공동주택, 상업시설, 문화시설, 호텔, 멀티영화관, 방송국 등의 복합기능을 수용하는 시설들이다. 완공까지 걸린 시간은 17년. 공공을 위한 개발방식을 지킨 '롯폰기힐즈'는 도시개발에 이루어지는 자본의 논리에 대한 개념이 재정립 될 수 있을지의 여부가 기대되는 건축물이라 한다.

'롯폰기힐즈'에 대한 전문가의 이야기를 한 번 살펴보겠다.

롯폰기 힐즈는 10만㎡ 규모의 대지에 최고높이 54층 250m의 모리타워 빌딩 등 10여 동의 건물이 강도 7의 지진에도 지탱이 가능한 내진설계를 통해 들어섰고, 다양한 기능을 수용하는 각종 시설이 건물의 유기적인 연계와 공간의 질서를 통해 배치되어 있다. 200개가 넘는 매장과 식당들이 들어선 쇼핑몰로 구성된 상업공간은 도쿄 시민들과 관광객들을 즐겁게 하는 활기로 넘친다. 이 도시재생지역에는 차량통행이 가능한 주요도로가 두 개 있고, 다양한 기능이 담긴 시설을 찾아오는 이용객들의 동선을 연결해주는 보행자들을 위한 길이 잘 조성되어 있다. 그 길과 건물들 사이사이로 휴게시설, 정원 등이 배치되면서 단지에 자연스럽게 여유로운 숨결을 불어넣는 장치로 기능한다. 이러한 체계적인 보행자 동선계획은 언덕에 위치해 전반적으로 경사가 있는 롯폰기 힐즈의 지형을 잘 이용한 예이다. 특히 400m 가량의 게야키자카 도로는 유수한 디자이너들이 만든 ‘아트 벤치’가 길 양쪽에 설치되어 이곳이 지닌 문화예술적 감성을 돋보이게 해주고 있다.

- 공공성의 눈으로 롯폰기 힐즈 다시보기 (이주연/건축평론가, 공간그룹 이사)

건축평론가의 글을 읽으니, '롯폰기힐즈'의 거대함이 더더욱 느껴진다. 하루동안 구경해도 시간이 빠듯한 '롯폰기힐즈'는 고층 빌딩인 롯폰기 힐즈 모리타워를 중심으로 Metro Hat + Hollywood Plaza, North Tower, West Walk, Hill Side, Keyakizaka의 5개의 테마구역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각의 구역은 오로지 이곳만을 위해 디자인 된 'Only one' 컨셉의 가게들로 꾸며져 있어 '롯폰기힐즈'가 단순히 거대함만을 자랑하는 복합단지는 아니라는 것을 볼 수 있다.

롯폰기 힐즈 모리타워 정문 앞에는 낯 익는 거대한 거미가 있다. (이 거대한 거미가 눈에 익는 이유는 리움미술관을 지키고 서 있는 그 거미와 꼭 같기 때문, 꼭 같은지 아닌지는 명확하게 확인하지 못했다.) 루이즈 브르주아 Louise Bourgeois (1911~2011)의 청동조각 <마망>이다. 평범한 엄마의 모습은 아니지만, 작품설명을 들어보면 '아, 그래서 엄마구나.'라며 무릎을 치게 될 것이니 우리 함께 무릎을 쳐 보자.

 ** 본 설명은 리움 미술관 안내 소책자를 인용하여 옮겨 적었다.

소중한 알들을 품고 있는 거대한 거미를 표현한 청동조각 <엄마>는 부르주아 말년의 가장 대표적인 작품이다. 어머니에  대한 연민을 표현한 작품으로, 그는 가족의 생업이었던 타피스트리 수선을을 하느라 하루종일 실을 짜던 어머니의 모습에서 생존을 위해 거미줄로 집을 짓는 거미를 연상했다고 한다. 알을 보호하는 암거미의 공격적이고 강인한 모습은 어머니의 강한 모성애를 상징한다. 그러나 거대한 몸체를 지탱하고 있는 앙상한 다리들은 한편으로는 상처받기 쉬운 연약한 여성으로서의 존재를 암시하는 듯 하다.

함께 무릎을 쳤을테다. 하지만, 미술작품을 보는 시선이란 가끔은 꿈보다 해몽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설명이 제법 그럴듯 해 보이지만, 뼈속 깊이 뜻을 알기란 작품을 만든 작가 외에는 잘 알기 어려울테다.

뼈속 깊이 알기는 어려운 마망을 뒤로하고 힘차게 '모리 미술관'으로 부푼기대를 안고 출발했다. 그러나 월,수~일요일은 오전 10시 부터 오후 10시까지, 화요일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 까지 라는 사실을 모르고 오직 열정으로 도착했으니 (...) 그랬다.

일본에서 가장 진보적인 성향의 현대 미술관으로 다양한 영역의 작품을 소개한다고 하여, 게다가 도심 속의 미술관이라는 컨셉에 맞춰 밤늦게 까지 운영한다고 하여 저녁 무렵 찾아가서 이런 슬픈 일을 겪게 되었다.

그러한 슬픔을 뒤로 하고, 롯폰기 힐즈 모리타워 내부로 들어가 이곳 저곳을 둘러보았다. 둘러보던 물건들 중 예쁘다라고 느낀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여기저기 있었다. 위 사진은 연필꽂이 겸 소지품 보관 용도로 쓰이는 장식품이다. 그냥 세워 두기만 해도 귀엽다는 감성이 퐁퐁 솟는 작은 집들이다.

일본여행 포스팅 사상 최초 먹을 것의 등장이다. '먹을 것'이 등장하지 않았던 이유는 여러가지 건축, 예술 작품과 함께 먹을 것을 올리기에는 부적합해서라는 등의 거룩한 이유는 전혀 없다. 단지, 먹다보니 까먹기 때문에 여행가서 먹게 된 음식 사진이 거의 없어서 올리지 못했다는 말이 오히려 맞겠다. 메트로 햇, 헐리우드 프라자 지하 2층까지 갔다가 여기저기 기웃거리다가 찾게된 음식점이다. 썬덥, 쑨둡? 이러면서 기웃거리며 들어갔는데 아무래도 이거슨 순두부다. "Tokyo Sundub brings a new Korean dining experience by featuring healthy Kprean tofu stews. Enjoy the sophisticareted ambience superb stews with veggies and natural Yakuzen herbal ingredients."

 ... 그렇다고 하니 참고하자. 반찬이 깔끔하고 맛있어서 메뉴판을 자세히 살펴보니, 리필해서 먹으려면 100엔~200엔의 돈을 지불해야 한다고 했었던 것 같다. 한국의 "이모! 반찬 더 주세요. (미소)"가 통하지 않는 곳이다. 더 먹고 싶다면 돈을 준비할 것.

퓨전 순두부찌개의 맛을 나름 새롭게 여기며, 하루 종일 비 오는 거리를 헤매던 몸을 녹였다. 무엇을 먹었는지는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지만, 사진을 보면 유추할 수 있듯 흰순두부 찌개와 치즈가 첨가 된 것으로 기억되는 붉은 순두부 찌개를 먹었었다.

메트로 햇과 할리우드 프라자의 지상으로 이어지는 에스컬레이터 바로 그 부분이다. '우주선 착륙' 그리고 '우주선 입성'과 같은 단어가 떠울라 사진을 찍어두었다. 사진으로 다시 보니, 공간으로 느꼈던 감회가 그대로 전달되지 않아 아쉽기는 하다.

위 사진은 비뚤어진 사진이기는 하지만, 롯폰기힐즈와 함께하는 밤이 점점 깊어만 갔다는 내용을 암시하고자 하는 사진이다. 필자는 비뚤어진 사진을 올려야할지 말아야할지 5초 이상 고민했다는 사실도 여기에 적어두겠다. 다음 포스팅은 롯폰기힐즈와 가까운 그 '거리'로 찾아뵙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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