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야키자카의 비오는 거리, 시간에 대한 사유 '카운터 보이드'

BAOBAB in JAPAN : 20110228-20110305 

KEYAKIZAKA, COUNTER VOID

+ BAOBAB in JAPAN : D_02/7th 

롯폰기힐즈와 가까운 그 거리 '게야키자카 도리 (ケヤキ坂通リ)다. 게야기자카에는 그 길을 둘러 본 뒤 도쿄타워로 향하기로 했지만 악천후에 시달리다 도쿄타워는 멀리서 바라보기만 하다가 숙소로 돌아갔다는 한국에서 온 두 자매의 슬픈 사연이 전해져 오고 있다.

 

 

롯폰기힐즈 앞이다. 비 오는 날 잘 어울리는 풍경이라는 생각이 들어 사진에 담았다.

 

 

건물 주변 어디 쯤으로 가니 멀리 도쿄타워가 보였다. 미나토구에 있는 타워로 용도는 방송용 수신탑이었다는 도쿄타워에 대해 사실 큰 관심은 없었다. 그런데 멀직이 서서 바라보게 된 비 오는 날의 그것은 무언가 달랐다. 그래서 게야키자카를 구경하고 열심을 내서 빛나는 그 곳으로 가리라는 마음을 먹게 되었다.

 

 

비 오는 날 찍힌 이런 사진도 참 마음에 든다.

 

 

롯폰기힐즈 어디쯤에서 찍은 사진(제일 위)과 게야키자카로 나와서 찍은 사진들이다. 유독 도쿄타워 사진들 뿐인데, 가려고 했는데 못 간 아쉬움으로 사진이라도 많이 남겨 놓은 듯 하다. 가고자 하는 마음은 계속해서 불태웠으나, 저녁이 되니 더욱 춥고 손 발도 꽁꽁꽁 마음도 꽁꽁꽁이었다. 도쿄타워는 파리의 에펠탑을 모방해 1958년, 333m의 높이로 만들어졌다. 지상 145m 지점에는 대전망대, 지상 250m 지점에는 특별전망대가 있고, 날씨가 좋을 때는 멀리 요코하마와 후지산까지도 보인다고한다.

점점 더해지는 악천후에 덜덜 떨며, '살짝 떨어진 롯폰기힐즈 주변이 도쿄타워의 전체 모습을 감상하기에는 가장 좋은 곳'이라는 가이드 북의 자상한 설명에 위로를 받으며 게야키자카 주변을 아주 살짝 둘러보았다.

 

 

케야키자카는 도쿄의 명품쇼핑가로 롯폰기힐즈를 동서로 가로지른다. 2차선 도로 양쪽으로 루이뷔통, 해로즈, 휴고 보스 등 명품숍이 고상하게 존재를 뽐내고 있다. 느티나무 가로수를 심어 보행자 중심의 도로로 계획했기 때문에 사람이 느끼기에 편안한 느낌을 준다. 인간이 느끼기에 적절한 스케일의 건물 높낮이로 계획, 숍들 자체도 층수가 그다지 높지않고, 위압적이지 않게 구성되어 있다.

 

 

필자가 가진 게야키자카의 사진은 도쿄타워를 보여주고 있거나, 비오는 TV 아사히 건물로 접어드는 모퉁이, 그리고 그 맞은편의 명품숍(Louis Vuitton)이 전부다. 사실 게야키자카에 가게 된 이유는 TV 아사히 건물로 접어드는 모퉁이에 설치 된 '카운터 보이드'를 보는 것에 단지 그 목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일본 유학 중인 친구의 사진을 보며 언제 한 번은 봐야겠다고 생각했던 그 장소가 바로 게야키자카에 있다는 사실에 가서 보았다. '시간'에 대한 사유를 담은 물리적인 메세지를 보았다. '카운터 보이드'에 대해 이렇게 저렇게 설명하려다가 그것보다 더 효과적일 수 있는 설명을 찾아내서 링크를 걸어둔다.

 

http://mmmminnnn.egloos.com/973191

 

그렇다면, '카운터 보이드'의 작가에 대해서도 알아보는 것도 좋은 일일 것이다. 포스팅이 길어진 관계로 작가설명을 끝으로 이번 지면은 여기서 마치려한다. 그럼 다음 포스팅을 또 다시 기대하며, 모두들 안녕히.

 

 

MIYAJIMA Tatsuo(1957~)

미디어 설치작품을 통해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전자 시계나 전광판에 쓰이는 LED(light emitting diodes-발광 계기판)를 재료로 '시간'에 대한 사유를 작품에 담아왔다. 그는 끊임없이 '시간의 흐름'을 탐구해왔다.
흰색 네온튜브와 유리로 된 넓은 벽에 1~9까지 숫자가 나타나는 '카운터 보이드'도 이와 같은 맥락의 작품인데, 변화하는 이 숫자들에 0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에게 0은 무(無)의 개념이 아닌 공(空)의 개념이다. 시간은 실재하지만, 실재하는 것을 볼 수는 없다. 이렇게 그의 작품은 '볼 수 없는 시간'을 '볼 수 있는 시간'으로 전환하는 철학적이며 조형적인 실험을 보여준다.  (2002.9.7 - 2002.11.10 아트선재센터, 다츠오 미야지마전(http://art.nstory.org)의 작품설명 일부 참고)

 

 

+) 혹시 궁금할까봐: 둘째날 저녁의 마지막은 카운터 보이드를 끝으로하고, 추위와 함께 숙소로 향했다. '다음 날은 맑겠지'라는 약간의 희망을 갖고 오돌오돌 떨면서 들어가, 이른 저녁에 들어온 본인들을 불쌍하고 안타깝게 여기며 잠을 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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