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로라서 놀라운 맛 희래, 수요미식회에서 추천한 서초구 닭갈비집

 

 

지난 토요일, 서울구경 가는 김에 큰 맘 먹고 뜻밖의 지출을 하기로 했다. 그러나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내 입맛에는 아닌 맛이었다. 결혼식장에서 나와 식장 식사 대신 선택했던 터라 그 지출이 무척 아깝게 느껴지기까지 했다. 먹고나서 맛 없다고 딱 잘라서 말하는 남편의 이야기에 집으로 돌아와서 궁금한 마음에 닭갈비집 '희래'에 대한 후기들을 둘러봤다.

 

미리 좀 찾아볼 걸 그랬다는 생각이 들었다. 맛도 없고, 서비스도 없다는 이야기가 담긴 후기들이 종종 보였다. 음식이라는게 100이면 100 입맛을 모두 만족시킬 수는 없다지만 그래도 이럴 때는 맛 없으면 없다고 적은 솔직하게 적은 후기가 꼭 필요하겠다.

 

참나무 숯불에 닭이 만나는 순간이라고 간판에도 붙여놨는데, 불 맛을 그다지 느낄 수 없었다는 것도 함정. 굳이 꼽아보자면 장점보다는 단점이 더 많았다. 내부는 유명한 집이라는 사실을 입증이라도 하듯 유명인들의 싸인으로 도배가 되어 있긴 하다. 그래서 은근히 기대하게도 했는데 ( ...)

 

 

그저 그런 밑반찬이 나오고 닭갈비가 맛있겠지라며 다소곳이 기다렸다. 밥을 볶아 먹을 수 없는 불판의 구조를 수긍하며 서빙해주시는 아주머니가 된장찌개에 밥을 먹으라 하시길래 된장찌개도 함께 주문했다. 된장찌개 사진을 남기지 못한 것이 통탄할 노릇이다. 된장찌개는 가격대비 최악이었다. 가격이 7000원인데, 그 돈 주고 사먹기는 아까운 내용물이 대충 들어있는 느낌이었다. 강된장으로 끓여서 내 입맛에는 아닌가 싶다가도 다시 국을 뒤적거리다 보면 그래도 7000원은 좀 아니지 않나라며 돈 생각이 나게 했다. 음식 먹을 때 어지간하면 돈 생각 안하려하는데 자꾸 생각이 나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어쨌든, 한줄로 요약하자면 희래에서 된장찌개는 비추다.

 

 

물론 찌개보다 닭갈비가 먼저 나오긴 했다. 찌개 외에 또 다른 충격은 위에 보이는 닭의 살들이 기본주문 33000원만큼의 전부라는 사실이다. 이것이 3인분이란다. 그리고 처음 주문할 때는 다른 선택사항은 없이 무조건 기본 3인을 시키고 시작해야 한단다. 양이 적을 수도 있지라는 생각을 하면서 양보다는 맛으로 승부하는가 해서 먹어보니 이것 역시 그저 그렇다. 남편은 잔뜩 실망한 눈치다. 3만 3천원을 내고 먹기에는 제 값을 못하는 듯한 기분은 어쩔 수 없다. 그래도 살이 참 연하긴 했다. 방송에서는 MSG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집이라 하던데, 그 또한 옳은 말씀이긴 하더라.

 

 

그래서 그저 그런 아쉬운 마음에 막국수를 하나 시켜 먹었는데 ( ...) 응 이것도 그냥 그렇다. 그냥 그저 그래서 막국수 사진이 흔들렸는데 다시 찍지도 않았다. 단지 이것보다 더욱 문제라 생각하는 된장찌개 사진이 없는것이 더욱 아쉬울 뿐. 지금까지 포스팅을 하는 동안 그냥 다 별로라는 이야기만 잔뜩 늘어놓긴 했는데 그게 사실이라 다른 말이 생각이 나지 않는다. 희래에는 <수요미식회> 닭갈비편을 보지 않은 상태에서 추천했다더라는 정보만 보고 찾아갔다. 차라리 사전정보 없이 찾아가서 먹은게 다행인가 싶을 정도다.

 

집으로 돌아와서 지난 방송을 보고는 출연자 중에는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은 왜 단 한 사람도 없는건지 궁금해졌으니. 마치 이런 느낌이다. 어떤 영화를 보고서 네티즌들은 평균 9점을 주는데, 평론가들은 4점을 주는 듯한 비유라면 적절할까.

 

<수요미식회> 닭갈비편에서는 희래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소개하거나 평가했다. 다음의 내용은 출연진들이 한 마디씩 거든 내용들을 일부 나열한 것이다.

 

참숯으로 하는 닭갈비집이다. 찾아가기 힘든 위치에 있는데 닭갈비집은 대부분 대로변으로 안나온다. 동네 손님은 20%로 외부에서 찾아오는 손님이 대부분이다. 희래의 차별점은 닭갈비가 진짜 갈비처럼 나온다는 것으로 초벌구이를 한다는 점이다. 이는 맛있는 음식을 위한 수고다. (이 부분은 황교익 선생님의 평)

 

희래 닭갈비의 특징은 부드럽다는 것. 맵지도 싱겁지도 않은 맛, 부드럽게 밀리는 맛, 살이 쫄깃하면서 부드러운 맛으로 양념을 6년동안 연구했다. 소스도 좋다.

큰 닭을 사용하는데 보통은 10호 닭 사용하지만 이 집은 15호 닭을 사용한다. 연계를 사용하는데, 연계는 100일 이상 자란 복날에 잡을 수 있는 닭을 말하며 태어난지 100일 이상이 되어 복날에 잡을 수 있는 크기가 15호 정도의 크기다.

부드럽고 탄력있는 닭고기를 위해 가평 농장과 계약해서 잡는 닭으로 닭들이 건강한 환경에서 자란다는 것도 특이사항이다. 밑반찬이 너무 맛있다. 쟁반 막국수도 너무 맛있다. 채소도 너무 신선하다.

아쉬운 점은 싸고 배부른 집은 아니라는 것, 가격과 메뉴의 미스매치. 그러나 좋은 재료에 대한 자부심은 훌륭하다.

 

출연자들의 말들을 하나씩 따져보면 굳이 틀린 말은 없다. 맵지도 싱겁지도 않아서 밍밍하다. 틀린말을 찾자면 밑반찬이 너무 맛있다라는 부분이랄까.

 

방송에서는 하나같이 이 집이 최고 맛있었다라는 평이었는데, 그래서 더욱 놀랍다. 나에게는 가격에 비해서 워낙 그저 그런 닭갈비라 집에 와서 방송을 보니 왜 그런지 내 미각이 잘못되었나 싶은 기분이다.  

 

수요미식회에서 소개한 집은 이번이 세 번째, 세 집 중에서 제일 가볼 만하다 생각된 집은 브루클린 더 버거 조인트다. 떡볶이 보다 바삭한 떡꼬치를 다시 한번 먹어보고 싶어 기억에 남는 풍년농산 떡볶이는 한번 더 가볼만 하다. 서초 양재동 희래는 개인적으로는 한번 더 갈 일이 없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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