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저분한 반지하 방, 짓이겨진 새, 꼬질꼬질한 소년, 무거운 정적과 커다란 식칼.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불안하게 했다. 그러나, 잠시 후 짓이겨진 새는 다시 새장에서 파닥이고, 끌려나간 소년의 여동생은 차에 자리가 없다며 말끔한 모습으로 돌아온다. 영화 '남매의 집'은 당연하게 여겨지는 일상의 공간이 공포의 공간으로, 옆 집에 살 것만 같은 꼬마아이는 아이답지 않은 애매한 인간으로, 집으로 침입해 들어온 무법자는 저능한 괴한의 모습으로 관객 앞으로 다가온다. '남매의 집'은 2009년 제8회 미장센 단편영화제에서 대상을 수상한 작품으로 나홍진, 김지운 등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감독들의 찬사를 받으며 관심을 모았다. "알지 못하는 존재에 대한 불안과 두려움에 대한 표현, 커다란 세상에 비해 초라하고 나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