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철학자가 전하는 뉴스 이야기. '왜'라는 질문이 빠진 일상에 '왜'를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 는 뉴스라는 미디어가 뉴스 소비자를 통해 얻는것을 말해준다. 반대로 뉴스를 소비하는 사람들이 뉴스를 통해 무엇을 어떻게 소비해야 하는지도 알려준다. 물건도 미디어도 심지어 사람까지도 끊임없이 소비되어야 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똑똑한 소비자가 되기 위해 당연히 거쳐야 할 과정을 생략하고 살아가는 우리가 한 번쯤은 꼭 해봐야할 생각들이다. 책은 뉴스의 시작부터 뉴스와 비슷한 무엇을 만들었던 역사 그리고 뉴스가 처음 등장했을 때의 모습을 이야기한다. 1870년 플로베르는 신문이 조장하는 가장 멍청한 사고 패턴이라고 판단한 것들을 꾸준히 기록으로 남기기 시작했다고. 예산 언제나 수지가 안 맞는다. 가톨릭교 예술에..
덕분이다. 덕분에 라틴재즈라는 것도 듣고, 카리브해의 섬나라 쿠바라는 곳에 대해서도 알게되었다. 영화는 2010년에 만들어졌고 우리나라에서는 2012년 개봉했다. '개봉했을 때 봤다면...'이라는 아쉬움이 여운으로 오래남을만큼 수작이다. 개봉했을 때 봤다면 좋았을걸이라는 아쉬움이 남는 이유 하나는 큰 화면에 대한 집착이요, 다른 하나는 소리에 대한 욕심이다. 시각은 스페인의 예술가 하비에르 마리스칼이, 청각은 쿠바 출신의 피아니스트 베보 발데스가 담당했다. 백인이 만든 흑인이야기인가 싶었지만 영화에서 아주 중요한 부분(음악)을 차지하는 라틴재즈 곡들을 '베보 발데스'가 직접 작곡했다니 영화를 보고난 후 까칠하게 어딘가 흠을 잡아볼까 했던 생각은 당연 사라졌다. 영화는 음악에 조예가 없는 이에게 '나의 조..
우리는 더 이상 순수한 어린이가 아니다. 애석하게도 내가 예쁜지 아닌지를 아는 것은 물론 험악한 잣대에 자신을 몰아세우고 성형을 여러번 감행하기까지 하는 무쌍한 청년들도 있다. 평범한 얼굴을 가진 여대생 A가 양악수술을 하겠다고 가족들에게 서명을 요구하며 동의서를 들고 쫓아다니는 것도 그렇게 먼 남의 일은 아니라는 이야기. 외모에 대한 이야기는 아주 오래 전부터 써보고 싶었다. 외모는 타고나는 것이기도 하지만 표정이나 태도로 만들어지는 것이기도 하다. 그런데, 요즘은 표정이나 태도 마음가짐으로 인상과 매력을 만들어나가는 것 보다 예쁜 얼굴을 갖고 싶은 마음에 의술의 힘을 빌려 변신하려하는 의란성쌍둥이가 빠른 속도로 늘어가고 있다. 아름다워지는 욕구에 대해서 100번은 공감한다. 그런데 충분히 그 사람만이..
서른, 여자들에게는 설렘보다는 걱정으로 다가오는 숫자다. 드라마 에서는 여자를 크리스마스 케익에 비유한다. "오대리. 그... 여자는 말야, 크리스마스 때 케익 같은거야. 24일이 지나면 떨이야 떨이. 그런데 오대리는 31일 밤이네? 곧 종치네?" 가뜩이나 조급증이 있던 나에게 적잖은 충격이었다. 그나마 위로가 되는 건, 오은수(최강희 분)의 되받아치는 대사였다. "난 아이스크림케익이에요! 꽝꽝 얼어 끄떡 없어요!" 그 때는 어렸다. 어느덧 서른 문턱에 와 있는 나는 나름대로 빨리 성공이나 성취라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노력했었다. 의 은수의 사랑스러움과는 거리가 멀었다. 목적을 향해 앞으로만 달려가던 때가 있었고, 20대 중반이 지난 이후에는 방향이 잘못되어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되었다. 그래서..
불편하다. 보는 내내 찜찜한 걸 알기 때문에 피했던 김기덕 감독의 영화를 마주했다. 피할 수 없는 선택이다. 영화 보는 일이 재미 이상의 의미를 가지려면 매일 같이 신나고 또 신날 수는 없다. 불편한 영화가 매력적인 이유는 생각을 깊게 그리고 오래 지속시키기 때문이다. 그의 영화가 그렇다. 1996년 를 시작으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그의 영화를 항상 누군가의 이야기나 텍스트로만 접했다. 특별한 이유는 없다. 불안이 무섭기 때문이다. 블로그에 적어 본 영화 중 불안한 것으로 꼽자면 조성희 감독의 이 일품이다. 이 불안한 이유는 힘 없는 내가 꼼짝없이 갖혀서 관찰을 당하거나 살해당할 위험에 처했기 때문이다. 이 좁은 공간이 주는 공포라면 의 공포는 넓은 공간, 거대한 자연에 대한 일종의 겁이다. 201..
사랑을 꿈꾸기는 하지만 사랑을 이루는 일이 무탈하게 진행되는 것은 아니다. 사랑이 어려운 일은 아니지만 나에게는 쉽지 않다. 영화 은 사랑하는 대상을 바라보는 시선을 통해 사랑을 설명하지만, 실제 사랑은 꼭 내가 생각한 것처럼은 아니라는 걸 소박하게 새겨주는 영화다. 1998년, 영화가 개봉했을 때 봤더라면 전혀 이해하지 못했을 예쁜 영화다. 나는 너무 어렸고 그 때 봤더라면 영화가 지루해서 끝까지 보지 못했을 것이다. 미술관 옆 동물원, 춘희와 철수 영화 속 춘희(심은하 분)에게는 영화감독 이정향의 이야기를 담았다고 한다. "춘희는 나를 모델로 했다"는 감독의 인터뷰는 누구나 마음속에서 주인공이기를 소망하는 평범한 사람들의 마음을 대변한다. 그녀의 또 다른 작품 은 평소 알던 처럼 따뜻했다. 영화는 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