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국제영화거리에는 영화라는 줄기에 의미있는 한가지를 남긴 사람들의 손도장이 전시되어 있다. 광장 중앙에는 원형극작이 있고 원형극장 위에는 별 모양이 새겨져 있다. 다닐 때는 몰랐는데 다녀와서 검색을 통해 살펴보니 이 거리 이름은 '스타의 거리'라고 한다. 세계 영화계의 거장들의 손도장이 모인 장소라서 컨셉을 별로 잡았나라는 것이 나의 추측. 천천히 지나가며 혹시 아는 사람이 있나 살펴본다. 남편 쏠시는 제일 먼저 '엔리오 모리꼬네' 사진을 찍는다. 그가 참여한 작품으로 본 영화가 뿐인데, 이 영화를 보고도 사실 놀랐다. 익히 들어 친근한 를 엔리오 모리꼬네가 작곡했다는 사실을 영화를 보고 알았으니, (벌써 몇 년 전 일이긴 하지만) 영화를 통해 음악을 만나고 음악을 통해 사람을 만난 기분이 들었다고 하..
불편하다. 보는 내내 찜찜한 걸 알기 때문에 피했던 김기덕 감독의 영화를 마주했다. 피할 수 없는 선택이다. 영화 보는 일이 재미 이상의 의미를 가지려면 매일 같이 신나고 또 신날 수는 없다. 불편한 영화가 매력적인 이유는 생각을 깊게 그리고 오래 지속시키기 때문이다. 그의 영화가 그렇다. 1996년 를 시작으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그의 영화를 항상 누군가의 이야기나 텍스트로만 접했다. 특별한 이유는 없다. 불안이 무섭기 때문이다. 블로그에 적어 본 영화 중 불안한 것으로 꼽자면 조성희 감독의 이 일품이다. 이 불안한 이유는 힘 없는 내가 꼼짝없이 갖혀서 관찰을 당하거나 살해당할 위험에 처했기 때문이다. 이 좁은 공간이 주는 공포라면 의 공포는 넓은 공간, 거대한 자연에 대한 일종의 겁이다. 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