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라고 말하기엔 아쉽다.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사랑이라는 단어 외에 딱히 이거다 싶은 단어가 떠오르지 않는다. 은 으로 데뷔해 관심집중, 첫 장편 으로 데뷔작에 하나의 작품세계를 일궈낸 조성희 감독의 첫 상업영화다. 전작들을 보면 기괴하다, 묘하다라는 느낌을 받게 되는데 은 전작 과 에 비해 묘한 기괴함이 다소 희석 된 느낌이다. 특히 전작 에서 마음을 조여오던 '판타지가 현실인 듯한 착각'에 빠지기는 어렵게 되었다. 소년의 모습 그대로 순이를 기다리는 철수의 모습이 꼭 그렇다. "아니야, 똑같습니다. 손도,입,눈 여전히 이뻐요. 많이 기다렸습니다."라는 소년의 말은 "그래요. 당신은 꿈을꾸고 있어요. 이건 당신의 상상일지도 몰라요."하고 말하는 것만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은 남매의 집, 짐승의 끝..
너저분한 반지하 방, 짓이겨진 새, 꼬질꼬질한 소년, 무거운 정적과 커다란 식칼.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불안하게 했다. 그러나, 잠시 후 짓이겨진 새는 다시 새장에서 파닥이고, 끌려나간 소년의 여동생은 차에 자리가 없다며 말끔한 모습으로 돌아온다. 영화 '남매의 집'은 당연하게 여겨지는 일상의 공간이 공포의 공간으로, 옆 집에 살 것만 같은 꼬마아이는 아이답지 않은 애매한 인간으로, 집으로 침입해 들어온 무법자는 저능한 괴한의 모습으로 관객 앞으로 다가온다. '남매의 집'은 2009년 제8회 미장센 단편영화제에서 대상을 수상한 작품으로 나홍진, 김지운 등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감독들의 찬사를 받으며 관심을 모았다. "알지 못하는 존재에 대한 불안과 두려움에 대한 표현, 커다란 세상에 비해 초라하고 나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