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윗과 골리앗, 최고와 일류보다 더 좋은 '나'의 강점

 

 

큰 연못, 최고의 학교가 무적은 아니다. 이 책의 처음과 끝, 핵심내용이다. 내가 있는 곳이 큰 연못이 아니라서, 최고의 학교가 아니라서, 기업이 아니라서 불안하다면 일독을 권한다.

 

책을 읽으면서 문득 떠올랐다. 입시 준비를 할 때면, 꼭 좋은 학교에 가겠다고 다짐을 하던 모습. 학교를 지원할 때는 항상 '합격하면 다닐 학교'만 소신지원 하겠다는 것이 신조다. 그래도 공부할 때면 이왕이면 좋은 학교에 가겠다고 열을 올리곤 했다. 직장을 선택할 때도 비슷하긴 했지만, 인생에 있어 직장을 선택할 때는 학교를 선택하는 것과는 때마다 다른 태도를 보여서 일단은 제외하고 생각해본다면 그랬다. 어쨌든 좋은 학교에 가고 싶다는 생각. 아주 보편적인, 보통의 생각이다. '합격하면 다닐 학교'에 지원을 하되, 다닐 학교 중에서도 더 좋은 학교, 수능 백분위가 높은 학교, 인지도가 있는 학교가 순차적으로 있었다. 소위 번듯한 학교를 가려는 욕심에 공부할 때 기준과 일정을 상위학교에 맞춰 진행하기도 (대학원 같은 경우 그렇게 하다가 그 다음 학교가 말리는 불상사가 생기기도 했지만) 했었다. 아쉽게도 나의 이런 노력은 단 한 번도 빛을 보지 못했다. 결과는 항상 번듯한 학교가 아닌 그럭저럭한 학교였다. 그러나 또 다른 소신, '어디서든 열심히 하면 뭐라도 된다'가 표어이므로 항상 일단 가고 싶어 지원했던 학교 중 하나에 합격하면 다니기 시작했다. 스스로 생각해도 아깝게 떨어졌다 여길 때도 있었지만, 더 좋다는 학교에 가기 위해 일부러 재수를 하는 일은 없었다. 비록 누가봐도 대단해보이는 학교에게는 불합격의 쓴 잔을 받아 마시곤 했지만 상위 학교에 가기 위한 준비과정이 인생에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기도 했으니 준비를 해본 건 잘한 일이다.

 

<다윗과 골리앗: 강자를 이기는 약자의 기술>은 <아웃라이어>, <티핑포인트> 등으로 익히 알려진 말콤 글래드웰의 저서다. 우리가 잘 알고 있지만 좋은 것, 화려한 것에 가려 놓치고 있었던 당연한 사실을 이론과 분석을 통해 잘 알려주는 책이다. 책을 읽고 지금까지 최선의 선택으로 적절하게 생존해 왔구나를 느끼며, 뿌듯할 일이 아닌 것 같은데 뿌듯한건 뭐람.  

 

아시아에 속해 있다는 것, 분단 국가라는 것, 박해의 역사를 지내 왔다는 것, 국가의 영토가 좁은 것.

한국에서 태어났다는 것, 여자라는 것, 갑 보다는 을이라는 것.

 

국가를 놓고 봤을 때, 개인을 두고 볼 때 우리나라 그리고 나는 다윗이다. 그러나 책은 말하길 다윗이기 때문에 이로운 점이 있단다. 다윗이 승리한 역사의 기록은 이제까지 충분하고, 여전히 그 기록은 이어지고 있다. 책의 핵심은 간단하다.


큰 연못, 최고의 학교는 무조건적이지 않다

 

큰 연못, 최고의 학교가 당신 혹은 자녀의 가치를 올려 줄 것이라 생각하겠지만 사실 꼭 그렇지만은 않다. 큰 연못, 좋은 학교를 졸업해 자신의 가치를 제대로 올리려면 큰 연못, 최고의 학교에서 큰 물고기가 될 때 가능하다는 것이다.

 

책은 역사적으로 박해를 이겨낸 민족, 살롱에 소속되는 대신 그들만의 연못을 만든 인상파 화가, 최상위권 대학과 평범한 대학에서의 사례, 난독증을 이겨낸 사람들, 가난을 재료로 부자가 된 사람 등의 예를 들어 '큰 연못, 최고의 학교'가 절대적이지 않다는 가설을 증명한다.


혹 입시를 준비하고 있는 누군가라면, 생각해 볼 문제다. 작은 연못의 큰 물고기가 시시해 보일지 모르지만, 그렇지 않다. 책은 연구결과를 통해 최고의 대학에서 최상위권 학생의 연구논문 실적과 평범한 대학에서 최상위권 학생의 연구논문 실적을 예로 들어 설명한다. 평범한 학교의 최상위권 학생들의 실적이 최고의 대학에서 상위 20퍼센트의 학생들의 실적보다 훨씬 좋다.

그래서 이제 입학원서를 쓰며 마음을 졸이는 고3, 자녀가 일류 대학을 가길 바라는 모든 학부모님들이 이 책을 읽었으면 한다. 최고와 일류를 쫓기 보다 '나'를 볼 때 제일 잘하는 것, 흥미를 갖고 오래 할 수 있는 것을 선택하는 것이 먼저다. 다윗의 필승전략은 돌맹이였다. 그는 작은 소년에 불과했지만, 돌 하나는 끝내주게 던졌다. 골리앗이 말하길 '내게로 오라'했지만 다윗은 작은 돌을 골리앗에게 던졌다. 다윗의 승리는 '잘 하는 것'을 꾸준히 연습했고, 실전에서 그 강점을 신뢰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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