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미래 전통육아의 비밀, 우리의 푸근한 육아 DNA

 

아기는 벌써 80일 넘게 살았다. 아기는 예상외로 빨리 태어났고, 본격적으로 육아가 시작되면서 하루 단 몇 분이라도 가만히 내 시간을 갖는게 이렇게 꿀이라는 것도 함께 알게되었다. 아기가 아침마다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을 가기 전까지 블로그에 몇자를 토닥이는 이 순간은 계속해서 꿀일 것 같다. 

 

<오래된 미래 전통육아의 비밀>은 지난 포스팅에 살짝 소개를 했었다. 

[엄마사람으로 산다는 것] 엄마사람으로 산다는 것, 출산을 한 달 앞둔 엄마의 육아서 추천

 

덧붙여 <오래된 미래 전통육아의 비밀>과 함께 읽기로 한 책은 <부모로 산다는 것>, <프랑스 아이처럼>이다. 우선 드는 생각은 다른 육아서를 읽기 전에 이 책을 먼저 읽기를 잘했다는 것이다.

 

 

물론 아기를 키울 때 미리 생각해 둔 계획이랄 것은 없었다. (아주 큰 틀이 하나 있긴데 사교육을 과하게 시키지 않는다 정도, 아이가 꼭 하고 싶은 것만 시킨다 정도, 국영수 학원을 보내는 것이 아니라 평생 친구삼아 취미삼아 할 수 있는 무엇을 배우게 하고 싶다는 것 정도) 단순하게 아기가 자고 싶어하면 재우고, 먹고 싶어하면 먹이고, 놀고 싶어하면 놀아줄 요량이었다. 요즘 엄마들 사이에서 뭐라뭐라 이야기하는 수면교육, 아기에게 독립심을 심어주기 위해 따로 재우기 같은 것은 해 볼 생각도 없었다. 아기를 안아줘 버릇하면 손탄다고 버릇을 잘 들이라는 말도 있는데, 물론 그런 버릇을 미리 걱정해본 일은 없다. 팔이 떨어지거나 부러져서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아니면 안아주는 쪽으로 자연스레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아마 그럴 생각할 여유가 없어서 그랬을지도 모른다. 임신기간은 끔찍한 입덧을 시작으로 고단한 부종으로 마무리 됐더랬다.

 

어쨌든 크게 계획이 없던 이유는 단순하다. 신생아가 뭘 알겠냐는 거지. 똥 오줌도 못 가리고, 하루에 밥을 8회 이상 먹고 15시간 이상 자는 애한테 무슨 독립심이냐 싶었다. 아기는 본능에 충실하다는 프로이드의 이론은 옳다.  

 

그런데 만약 <프랑스 아이처럼>을 먼저 읽었다면 조금은 혼란이 왔을지도 모르겠다. 책을 읽기 전에는 다른 사람이 쓴 리뷰를 읽지 않는다는 나름의 원칙이 있는데 다양한 양육방식을 알고자 한다면 <오래된 미래 전통육아의 비밀>과 <프랑스 아이처럼>을 함께 읽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살짝 리뷰를 봤었다.

 

<오래된 미래 전통육아의 비밀>은 '아기가 원하는대로 맞추면 엄마도 행복하다'가 주제라면 <프랑스 아이처럼>은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하다'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에 <프랑스 아이처럼>을 먼저 읽었다면 수면교육은 언제할까, 어떻게 수유텀은 어떻게 늘릴까로 종종 고민했을 것 같다.

 

 

책은 한국 엄마들에게 자부심을 갖고 나를 키워준 부모님이 하듯 아이를 양육할 것을 권한다. 어쩌면 지금 20대 후반에서 30대를 살고 있는 우리들은 전통육아 방식으로 길러진 마지막 세대일지도 모른다. 

 

놀이에 대한 부분도 마찬가지다. 아이가 자라면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게 되는 놀이에 대해서 말하길, 많이 웃어주고 엄마와 아기가 몸을 맞대는 놀이를 해주라 한다. 화려한 교구, 다양한 장난감이 아니라 아이와 살을 부비고 눈을 마주치는 놀이가 아이를 똑똑하고 건강한 사람으로 자라게 한단다.

 

이 책을 읽어서 그런지 아기를 안고 다닐때면 학습지 홍보물을 들고 쫓아오는 분들의 말에 크게 현혹되지 않을 수 있었던 것도 득이라면 득. 아기 용품 하나를 사더라도 약간의 값이 나가도 더 좋다는걸 사게 되는데, 아기가 똑똑해진다하면 귀가 팔랑거리면서 사고싶지 않을리 없다. (고백하자면 나는 팔랑귀다) 아기띠를 하고 길을 가는데 100일도 안된 아기에게 학습지를 홍보하는 사람을 만났다. 지금이 매우 중요한 시기이며, 아기의 뇌가 이렇게 저렇게 형성되는 시기라면서 학습지를 하라고 홍보물을 들이밀었다. 겉으로는 '호호, 저는 관심이 없어서요'하고 웃었지만 미안하다, 속으로는 '애가 하루에 15시간을 자고 밥먹고 똥싸기도 바쁜데, 뭔 소리야' 했다. (팔랑거리지 않아서 다행이다) 

 

<오래된 미래 전통육아의 비밀>에서도 말하길 아기의 뇌는 양육자와의 끈끈한 애착형성, 아이가 원할 때 원하는 것을 들어주는 엄마, 손을 이용하는 전통놀이를 통해 충분히 성장할 수 있다고 한다. 나 또한 책의 의견과 같다. 굳이 몇 십만원짜리 비싼 교재와 교구를 너무 어려서부터 사 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덧붙이자면 조금씩 관심이 있을 때 책이든 학습도구든 사 줄 생각이다.

 

책 뒤쪽에는 아기가 언제 잼잼, 도리도리를 하고 곤지곤지를 하는지 나타낸 표가 있는데 이제 80일 지난 우리 아기는 도리도리를 알아듣고 하려해도 6개월은 더 기다려야 한다는 놀라운 사실. 전통육아가 아이를 똑똑하게 만들 수 있는 이유는 단동십훈을 이용한 놀이에 있다. 손을 이용한 활동이 아이의 뇌를 활발하게 한다.

 

 

책에서는 생후 3년이 뇌 발달에 중요한 시기라 말한다. 이 시기에 무엇보다 뇌 발달에 집중해야 하는데 이 시기 아이들은 감각을 통해 정보를 습득하고 기억한다고 한다. 신경세포의 하나인 뉴런을 활발하게 연결시키려면 이 시기 아이가 불안이나 스트레스를 느끼지 않도록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아기가 울 때 한번이라도 안아주는 것이 두뇌와 정서발달에 도움이 된다고.

 

울면 엄마가 와서 따뜻하게 안아주는 게 별것 아닌 것 같지만, 그것으로 뇌 속에서는 그 사람이 평생 살아가는 데 중요한 신경세포들이 연결되고 길이 만들어져요. 뇌가 발달하는 겁니다. 만약 엄마가 아이가 원할 때 적당한 양의 행동을 해주지 않으면, 그 아이는 다른 아이만큼 신경세포가 연결되지 않아요. 뇌가 발달을 못하는 거예요. 어린시절의 불안이 평생을 가게 되는 겁니다. (P.192)

 

덧붙여 책은 아기가 안아달라고 보채고, 수유텀이 너무 짧고 (모유수유일 때 기준) 등등으로 고민하는 엄마들에게 이러한 모든 것들을 우리 어머니들이 하던 방식대로 마음편히 할 것을 권한다. 우리의 푸근한 육아 DNA에 답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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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이드의 이론은 인간은 생후부터 6세 이전에 양육자에 의해 결정지어진다고 했고, 대상관계이론은 아기가 태어나고 36개월(3년)을 아기가 엄마와 자신을 다른 객체로 여기게 되고 자아가 독립할 때까지에 해당하는 중요한 시기로 보았다. 결론은 엄마품(양육자의 돌봄)이 무척 중요하다는 것.

 

동양이나 서양이나 마찬가지로 '양육자'의 돌봄을 중요하게 이야기하고 있으니

엄마들, 조금 지쳐도 힘을 내서 안아줍시다. 힘을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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