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심리학, 사람과 사람 사이 사회심리학

군대 [명사] 일정한 규율과 질서를 가지고 조직된 군인의 집단.

심리학 [명사] 생물체의 의식 현상과 행동을 연구하는 학문. 예전에는 형이상학 안에 포함하여 생각하였으나 오늘날에는 실험 과학의 경향을 띠고 있다. 발달 심리학, 변질 심리학 따위의 여러 갈래로 나누며, 군사, 산업, 교육 따위의 실생활에 널리 응용한다.

 

 

군대가 이슈가 되는 나라, 대한민국. 지구상에 하나 남은 유일한 분단국가이다 보니, 병역문제가 타국가에 비해 예민한 것도 사실이다. 징병제가 있는 다른 국가들의 상황은 어떨지 모르지만 어떻게 해서라도 '군대'라는 곳을 피해보고 싶은 노력도 여러가지로 존재한다.

 

징병제가 있는 국가는 우리나라 말고도 많더라. 위키피디아(링크참고)를 참고해 보니 지역별 징병제 국가 목록에 1번 2번이 대한민국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다. 아시아 국가들은 짧게는 1년 6개월 (라오스), 길게는 13년 (북한) 동안 병역을 이행해야 하고, 대부분의 아시아권 나라들이 2년~4년 정도다.

 

유럽의 경우는 징병제보다 모병제로 전환한 경우가 많다고 하는데 짧게는 4개월(덴마크), 길게는 2년 1개월 (키프로스) 정도. 양심적 병역 거부에 대한 대체복무제가 아시아권 국가에 비해 잘 정착되어 있고, 스위스처럼 19세에 18주 간 기초군사교육을 받은 이후, 33세까지 보통 10년 동안 3주일씩 일곱번에 걸쳐 소집되어 군사훈련을 받는 경우도 있다. (아메리카 대륙과 아프리카 대륙 까지 설명하면 길어지므로 위에 걸어둔 '위키피디아(링크참고)'로 궁금증을 해결하길)

 

군대심리학 / MBC '일밤: 진짜 사나이' 25회 방송화면 중

 

심지어 조선시대 때 부터 병역기피의 문제가 있었다고 하니, 약 10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병역'은 우리나라에서 여전히 뜨거운 감자다. 최근 군대 예능으로 사랑받는 일밤의 <진짜 사나이>의 출연진들이 "진짜 사나이"로 사랑 받는 이유도 '군대'라는 곳이 국민들의 안중에 들어와 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시청률 17.9%의 인기를 누리며 여성 시청자들에게도 '재밌다'라고 평가되는 <진짜 사나이>같은 신간도서가 있다. 책 <군대 심리학>이다. 

 

 

 

 

여자들이 싫어하는 이야기 세가지가 뭐냐하면 '군대, 축구, 그리고 군대에서 축구한 이야기'라는 우스갯소리가 있을만큼 '군대'이야기는 남자들의 안주거리요, 무용담이다. 잘 다녀오면 소소한 추억거리, 때로는 위대한 무용담이 될 수도 있지만 누군가에게는 지옥을 회상하게하는 2년이 되기도 하는 곳이 바로 군대다. 책의 저자 여인택은 이런 누군가가 '심리학적인' 지식으로 안목을 갖춰 "소소한, 힘들지만 즐거웠던, 가끔 떠올리면 재미있는" 이라는 형용사로 군대라는 곳을 추억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자 한다. 

 

 

책은 군인 뿐 아니라 사회생활, 일상생활을 하고 있는 모두에게 유용하다. '군대'라는 곳도 군인들이 이룬 집단이며, 사회이기 때문에 실생활에서 응용될만한 사례들이 책에 골고루 담겨있다.

 

책의 구성은 "질문-에피소드-답변-심리학적 해설"로 이루어져 있다. 간단명료하다. 하나의 에피소드를 읽는데 5분이 걸리지 않기 때문에 군대에서 복무 중인 군인들이 읽기에도 좋겠다. 또한 현재 군대에서 관심병사로 분류되는 등 심리적 압박을 받는 사람, 군대에서의 연애가 고달픈 사람들이 위로를 받기에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에피소드는 입대부터 후임을 거쳐 선임이 되기까지 그리고 전역하기 직전 일명 말년병장이 될 때 까지 시기별로 적절하게 분류했다. 그리고 해당 시기에 겪는 고민들, 그리고 때에 따라 역지사지가 필요함을 적절한 사례와 함께 설명한다.  

 

 

책은 훈련소 초코파이와 자대 초코파이 맛의 깊이가 다른 이유, 일말상초의 불편한 진실 등 군인들이 고민하는 귀여운 궁금증 초코파이의 맛에 대한 내용부터 헤어질까 두려운 심각한 연애문제까지 심리학적 근거를 들어 지루하지 않게 설명해준다. 내용이 무겁지 않고 해당 고민마다 적절한 사례가 인용되어 있어 심리학에 대한 기초 상식을 익히기에도 적잖이 도움을 준다.

 

 

그러나 해당내용에 대한 사례 인용은 깊이가 부족하여 책을 읽는 중간중간 전공서적의 발췌본을 읽는 것 같다. <스키너의 심리상자 열기>와 같은 베스트셀러의 심리실험 내용을 조금 더 쉽게 풀어 쓴 느낌이 들기도 하고, 간혹 심리학개론 전공서의 사회심리학 챕터를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이는 흡사 글을 쓰는 사람이 해당 이론에 대해 소화가 덜 된 상태에서 이야기를 해주고 있지는 않은지 하는 의심을 주기도 했다.

 

또한 독자는 책을 생각하며 읽어야 할 것이다. 우리가 보고 듣고 쓰고 생각하는 모든 것은 가치관에 영향을 끼치기 마련인데, 생각없이 읽다보면 일반화의 오류에 빠지기 쉬운 부분을 발견하기도 했다. 일반화의 오류란 부분을 전체로 착각하여 발생하는 생각의 오류로 이런 맥락의 글은 위험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 부분은

물론 알고 있습니다. 군대라는 조직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가 얼마나 힘든지. 계급이 낮으면 함부로 나설 수도 없죠. 하지만 그래도 말해야 한다면 정정당당하게 말해야 합니다. (P.102)

 

위와 같은 부분이다. 군대는 상명하복의 철저한 계급사회라는 것을 저자 또한 책에서 이야기 하고 있음에도 계급이 낮으면 함부로 나설수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정당당하게 말해야 한다는 것은 부분을 전체로 착각하게 할 우려가 있는 대목이다. 상황에 따라 상사의 성품에 따라 동기들의 성향에 따라 말해야 할 때가 있고 하지 말아야 할 때가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또한 깊이 있는 설명이 필요함에도 더 이상의 내용이 없어 끝맺음이 아쉬운 부분도 더러 있었다.

그리고 애인이나 부모님이 '남들 다 하는데', '나도 다 했던' 식의 말을 꺼낸다고 속상해하지 마세요. 오히려 그것은 투사 효과를 역 이용해 그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니까 말입니다. (P.123)

 

Page123과 같은 경우 남들 다하고, 나도 했다는 애인이나 부모님의 말에서 투사효과를 어떻게 이용한다는 것인지, 투사효과는 무엇인지 왜 그 말을 상대방이 나에게 '투사'한다고 하는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 필요하다.

 

 

위와 같이 몇 가지 아쉬운 점들이 있지만, 그럼에도 이 책은 유용하다. 심리학에 대한 대중의 관심은 나날이 많아지는데 비해, 심리학을 친숙하게 느낄 수 있도록 엮은 책은 많지 않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있을 수 있는 일들을 객관적으로 풀어놓은 책이기 때문에 당신이 군대에 있든지 아니든지, 세상 어디든 2인 이상의 사람과 함께하고 있다면 한 번쯤 읽어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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