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살짜리 애가 실제로 성폭행을 당하면 자기가 성폭행을 당했다고 인지할 것 같나, 그냥 난폭한 폭행을 당했다고 인지할 것 같나. 후자다. 그걸 찍다가 알았다. 그걸 증명하는 대사가 뭐냐면 회복실에서 처음 소원이가 아빠 보고 하는 말이야. "아빠, 회사는?" 자기가 성폭행 당한 줄 알면 "아빠, 나 죽을 것 같아. 나 어떻게 해야돼?"가 먼저 나왔겠지. - 씨네 21 인터뷰, 이준익 감독 영화는 충격으로 시작해 감동으로 마무리 된다. 이미 잘 알려진 사건을 '고발'해야 할 대상으로 알리지 않았다. 함께 '공감'해야 할 일로 분노가 아닌 동행으로 표현했다. 좋은 선택이었다. 사건 이후 5년, 지나간 상처를 잘못 들쑤셔 놓아 다시 한 번 또 다른 상처를 주지나 않을까 하는 마음에 염려되는 장면은 다행히 없었다...
도둑 [명사] 남의 물건을 훔치거나 빼앗는 따위의 나쁜 짓. 또는 그런 짓을 하는 사람. 도둑, 행복한 명사는 아니다. 불행한 명사 도둑이 하나가 여럿이다. 둘도 아니고 열이라니. 이 이야기는 동네 좀도둑의 문방구 터는 이야기가 아니다. 더욱이 초호화 출연진으로 한껏 주목을 받아놓았다는 영화다. 그래서 그런지 올림픽의 기쁨 속에도 도둑들의 흥행열기는 상승세다. (발행 당일은 이미 천만 관객 돌파) 그런데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 필자는 재미지게 봤지만 혹자는 아니라 하기도 하는 '도둑들'. 통렬한 분석이나 비판이 아닌 재미지고 매력진 부분들만 즐겁게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다. 서로를 속이는 사람들의 이야기 도둑들의 재미는 바로 사람들이다. '사람들'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만큼 영화는 사건 자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