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망생 일기, 01. 지망생으로 산다는 것
- 일상의참견
- 2014. 12. 2. 12:21
인간은 무엇이 되기 위해 산다. 간절하게 원하고 그 꿈을 이루는 동기가 때로는 삶의 이유며 목적, 가끔은 전투력이 되기도 한다.
검색창에 '지망생'이라고 써본다. 제일 윗줄에는 가수지망생, 그 아래로 성우, 배우, 모델 심지어 마비노기 선원지망생도 있다. 게임 안에서도 무언가를 지망해야하는 현실이라니. (마비노기는 넥슨에서 만든 롤플레잉 게임이다) 그 아래로는 작가, 개그맨 지망생이 자동검색어로 주욱 나열된다.
오늘부터 시작하는 이 글은 일기다. 그리고 동시에 세상 모든 '지망생'들과 함께 나누고 싶은 이야기다. 일기의 터전이 티스토리로 오기까지 많은 일이 있었다. 기회가 되면 자세히 적겠지만 간단하게 기록하자면 일기장과 블로그를 따로 관리하는 일이 녹록지 않아서다. 시대의 유물이 되어버린 미니홈피 때문이기도 하다.
아무래도 모두가 보게되는 글이니 얼만큼 솔직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 (인터스텔라에서 로봇에게 솔직함 지수를 물어보는 것처럼 글을 쓸 때 오늘의 솔직함 지수 50%, 85% 이런식으로 적어볼까) 그럼에도 어떤 형식을 빌려서라도 기록하는 이유는 내가 과연 그 무엇이 될 수 있을지가 궁금하기도 해서다. 개인적인 일상도 기록하고 지망생의 인생도 적어 볼 예정.
[명사] 1. 어떤 전문적인 분야의 일을 배우고자 하는 사람. 2. 어떤 조직이나 단체에 들고자 하는 사람
지망생은 어떤 전문적인 분야의 일을 배우고자 하는 사람 혹은 조직이나 단체에 들고자 하는 사람이란다. 우리는 배우고자하고, 조직이나 단체에 들고자 한다. 더욱이 교육에 대한 열정만큼은 세계 최고라 자부하는 나라에 살고 있다. 아이러니 하게도 배움에 대한 열정이 가득한 나라에 희망은 없다.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는 지표는 자살률.
출생률은 낮다면서 궁극적인 해결책이 없다. 출생률은 곤두박질치고 자살률은 치솟아서 더이상 오를 데가 없다. 자살률은 불명예의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람들이 하루에 40명꼴.
요즘 <미생>이 대세라지만, 현실은 <미생>보다 서슬이 퍼렇다. 드라마도 일종의 판타지다. 현실에서 주변의 '장그래'들은 인턴이라는 문턱 조차 밟아보지 못한다. 원작 웹툰에서 그리고 드라마 안에서 그는 지독하게 노력한다. 그리고 그는 성실하다. 프로 바둑기사 지망생으로 청소년기를 모두 보낸다. 가장 파릇파릇한 시절을 모두 쏟아내고 결국은 실패했다.
시청자가 <미생>을 보는 이유는 드라마에서 나타나는 그가 성실한 성품을 갖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의 성실함이 자격을 준다. 장그래라는 인물이 회사에 출입할 자격이 있음을 모두가 동의하게 하고, 성실하고 싶어도 성실하기 힘든 혹은 성실을 보이고자 하나 기회가 없는 우리에게 위안이 된다.
"나는 열심히 하지 않아서 세상에 나온 거다. 열심히 하지 않아서 버려진 것뿐이다."
드라마에서 유독 기억에 남는 대사다. 열심히 하지 않아서 터무니없는 어딘가로 기약없이 나가게 된 '미생'들이 '완생'으로 성장할 수 있는 세상을 상상하는 것 조차 여전히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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