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할 때 꼭 필요한 자존감, 보통의 존재가 되는 연습: 자아존중감 높이기

 

자존감은 언제나 필수항목이다. 연애를 하더라도, 연애하지 않더라도 필수다. 언니네 이발관 이석원의 <보통의 존재> 책날개에는 "모든 것은 어느 날, 자신이 결코 특별한 존재가 아니라는 섬뜩한 자각을 하게 된 어떤 사건으로부터 비롯되었다"라고 적혀있다. 덤덤하게 적었지만 적지않은 충격을 주는 문장이다. 우리는 보통의 존재가 되어가는 과정 어디쯤일 것이다.

 

'자존감'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유독 <보통의 존재>가 떠오른다. 책에는 자존감과 관련된 내용이나 설명 같은 건 일획일점도 없다. 하지만 책날개를 읽고 이거다 싶어서 노란 책과 함께 포장된 철로 만들어진 은색 상자, 엽서 몇점이 들어있는 무려 특별한정판으로 구입했다. 엽서는 가장 소중한 존재라 여겨지는 사람이 생겼을 때 함께 나누고 싶었다. 그래서 (드디어) 연애를 시작했을 무렵의 남자친구(지금은 남편)에게 나눠주고, 중요한 날마다 손편지를 쓰기 시작했다.

 

책은 연애와 사랑, 혼자 살기, 서점, 꿈, 여행, 첫사랑, 부모님에 대한 작가의 그냥 이야기가 담겨져 있다. 책을 서점에서 처음 만났을 때 끌렸던 강렬함은 책을 마주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점차 안정을 찾아갔다. 읽을수록 평범한 일상을 찾아가는 듯 했다.

 

<보통의 존재>하면 '자존감'이 떠오르는 이유는 제목처럼 "특별한" 존재로 태어나 '보통의' 존재가 되어가는 과정 중에 있었던 나에게 '보통의' 존재도 충분히 그 자체만으로 아름다울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었기 때문이다. 

 

자아존중감: 나는 존재 자체로 소중하다

자아존중감은 자신이 사랑받을 만한 가치가 있는 소중한 존재이고, 어떤 성과를 이루어낼 만한 유능한 사람이라고 믿는 마음이다. 간단히 자존감이라고도 부르는데, 이것은 주관적인 판단이다. 연애에 관한 여러 이야기를 꺼내놓기 전에 자존감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꺼낸 이유는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에 앞서 가장 중요한 것이 '자존감'이기 때문이다. 

 

누군가를 만나더라도 지나치게 낮은 자존감이 독이 되는 경우가 있다. 쉬운 예를 들면 나를 좋아하는 사람이 우스워지는 경우다. 스스로 자존감이 높다 생각했지만, 생각해보면 나를 좋아해주는 누군가가 나타나면 이상하게 별로였다. 그저 그렇게 사랑을 모르는 10대를 보내고, 연애가 참 안되는 20대를 지내면서 나를 사랑해주는 어떤 사람의 진심을 진심으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이유, 연애를 하는데 있어서 온전한 관계를 맺지 못하는 이유가 모두 나의 '자존심'으로 포장된 '자존감' 때문인 것을 알게되었다.

 

얼마 전 포프리쇼를 보았다. 조금 지난 강의였지만, 모두에게 꼭 필요한 내용이다.

 

"자존감이 좋잖아요? 그러면 인간은 자신의 상처나 열등감을 공놀이하듯 저글링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자존감이 안 좋으면, 자신의 상처나 우월감에 갇혀버려요. 외모도 일종의 공이고, 학력도 일종의 공입니다. 내가 못난 것도 공이고, 잘난 것도 공이죠. 이 공들을 저글링하는 능력이 자존감이라는 겁니다. 내가 소중하다는 마음. 내가 소중하지 않은 사람은요, 내 주변 사람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어요. 내가 자존감이 낮으면 나를 좋아하는 사람이 우스워 보이는 경우가 있어요. (중략) 그래서 좋은 자존감을 갖게되면 외모가 잘나면 잘난대로 못나면 못난대로 삶을 자유자재로 저글링 할 수 있어요."

 

김창옥의 포프리쇼 (187회, 무엇보다 내가 존귀하다) 

 

 

보통의 존재가 되는 연습: 자아존중감 높이기

자존감은 순간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아쉽게도 우리의 '자아존중감'은 대부분이 어린시절 부모님과의 관계 속에서 이미 상당부분 이상 형성되었다. 부모님의 양육방식, 부모님 두 분의 친밀도에 따라서 우리의 자존감은 각기 다르게 형성된다. 스스로를 이끌어 줄 수 있는 자아를 가지고 있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대인관계에 있어서 유독 약한 부분이 있거나 작은 문제에도 너무 심각하게 반응함에도 우리는 너무 바쁘고 쫓기듯 살아가느라 나의 자아와 자존감이 어떤 상태인지 모르고 지나칠 때가 많다.   

 

그렇다고 해서 너무 늦은 것은 아니다. 자존감이 낮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 낮은 자존감을 들킬까봐 염려할 필요도 없다. 연애를 하는 중이라면 상대방과의 지속적인 관계를 통해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있을 것이고 (예를 들어 사소한 문제로 다투거나, 별 일 아닌데 화를 내거나, 어떨 때 챙겨주지 않으면 서운하다거나 등의 문제), 연애하지 않는 중이라면 직장생활, 친구관계에서 느끼는 감정들에 대해 한 번씩 생각해보고 곱씹어보는 과정을 통해 자존감을 점검해 보는 것도 좋겠다.  

 

무엇보다 나의 자존감을 위해 하루에 몇 줄이라도 기록을 남기는 일을 추천한다. 감사일기 형식도 좋고, 스스로에게 편지를 써보는 것도 좋다. '기록'을 남기는 일을 추천하는 이유는 스스로에 대해 알아가는 과정을 통해 '나'를 조금 더 친밀하게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일종의 자아성찰 기능이 있기 때문. 또 몇 년 뒤에 보면 이불 속에서 하이킥을 날릴 글들도 간혹 있겠지만 그만큼 내가 성장해 온 과정들을 볼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추천한다. 이불 하이킥 뻘글 경력 20년차의 조언이다. 

 

주의할 점: 만인이 볼 수 있는 곳, 혹은 친한 지인들의 집결지인 얼굴책과 같은 곳에 오글주의보가 선포될 법한 글은 피할 것. 그런 글들은 나만의 장소에 보관하는 것이 좋겠다.

 

 

 

덧, 하나. 자존감에 대해 알기위한 추천도서로 <아이의 자존감>을 추천합니다.

[소울푸드: 리뷰/그리고 책을] 아이의 자존감, 당신의 소중한 자존감을 위하여

둘. <보통의 존재>도 읽어보세요. 일상의 무게를 진하게 느끼실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