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와 정부의 대응, 애꿎은 낙타의 수난과 박원순 손석희 괴롭히기

 

 

메르스가 지난 달 20일 (5월 20일) 한국에서 발병되었다. 무슨 날벼락인가 싶었다. 언론에서는 또 다시 앞다퉈 다루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잘 해결되겠지 싶었는데 정부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첫 사망자가 생기고 나서야 미적지근 하게 움직이는 척 하는 듯 했다.

 

웬만하면 정부를 욕하거나 나라를 욕하거나 비난하고 싶지 않다. 정치에 대한 뚜렷한 식견도 없거니와 할 수 있는 일은 선거철에 누구 찍을지 고민하다가 한 표 행사하고 오는 것, 그게 전부다. 일단 지지했던 후보자가 당선되지 않아도 그저 지켜볼 뿐이다. 정치는 잘해야 본전이라는 생각에서다. 잘해도 못해도 누군가에게는 피해가 갈 일이 생긴다. 개인마다 추구하는 이익이 다 다른데 모두를 만족시키기는 어렵기 때문. 게다가 정권은 그 시기가 지나고 난 결과로 평가되기도 한다.

 

그런데 이건 문제가 다르다. 초기 발병 이후 2주가 지나는 동안 정말이지 아무것도 안하는 정부를 보면서 대체 생각이 있는건지 하는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고 감추려 하는 모습에 지금이 무슨 봉건사회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과거 '글'이라는 것은 정보였다. 그래서 글이 왕족과 귀족에게만 허용되었던 것처럼 정보를 쥐고만 있으려는 정부의 모습은 답답하고 추악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서 답답함을 느낄 때 쯤 서울시에서는 자체적으로 조취를 취했다. 늦은 밤에 기자회견을 열고 문제가 되는 상황을 발표했다. 정부에 정보를 요청했단다. '그래, 이래야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정치적 행보와 기타 청렴함 등의 부분 전체를 인정하지는 않는다. 혹자는 그를 서민 코스프레를 한다고 하기도 하고 그 아들의 병역의혹을 반드시 밝혀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이 또한 유권자들이 잘 판단해야 할 문제다. 소탈한 모습을 보이고 어찌한다 해도 그는 정치인이며 기득권이라는 걸 기억하는 것이 평범한 시민의 몫이라는 것.

 

그러나 이번 메르스와 관련된 여러 사건들을 종합해서 봤을 때 결론적으로 박원순 서울시장이 잘못한 건 없다. 정치적 이익을 취하기 위한 움직임이었다 해도 결국 느즈막하게나마 그 이후 정부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SNS를 통해 서로 공유해서 이미 다 알고 있는 병원명도 공개했다. 이 와중에 틀리게 공개한 건 코미디. 눈살을 찌푸리며 가끔 보는 조선 tv, 채널 A에서는 박원순 서울 시장을 까내리기 시작했다. 평소에 절대 보지 않지만 뭐라고 하나 들어봤는데 3분 이상 시청하기가 어려웠다.

 

서울시장이 자체적으로 나서기 전에 빨리 움직였어야 했다. 이미 너무 많은 사람들이 병문안을 오갔고 응급실에 감염자와 함께 방치되어 있었다. 감염자가 100명을 넘어서는 것도 순식간이었고 현재 격리자는 포화상태를 지난지 오래다. 주말 지하철에는 평소와는 달리 사람이 없었고, 기침을 하면 모두들 불신의 눈으로 바라보거나 자리를 피했다. 정부의 무책임한 대책에 사회 분위기 자체가 흉흉해지기 시작했다.

 

낙타가 무슨 죄라고 동물원에 있는 낙타는 어디 들어가 있거나 따로 검사를 받기도 했고, 초기 정부는 메르스를 예방하려면 낙타고기와 낙타유를 먹지 말아야 하고 낙타와의 접촉을 피하라고 안내했다. 이것도 우스운데 박근혜 대통령은 동대문에서 쇼핑을 하고 초등학교를 돌면서 손을 잘 씻으면 된다며 안심하란다. 대통령을 보면 일을 하느라 급한 모습은 없다. 내가 책임지겠다는 마인드가 아니라 누군가에게 책임을 지운다. 이번에도 그 방식은 변함이 없다. 애초에 그에 대한 기대는 없었다. 대선 당시 보여주는 대부분의 모습은 '일을 잘 할 것 같다'는 이미지와는 거리가 멀었다. 논리는 없고 모든 것이 추상적이었다. 말 실수도 워낙 많았다. 수첩을 보고 읽기만 하는 모습에서 생각과 논리가 제대로 확립되어 있지 않은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서 지지 하지도 않았고 기대하지도 않았다. 그런데 지난해도 그렇고 이번에도 그렇다. 국민의 기본적인 안정이 전혀 지켜지지 않는 상황. 이렇게 심각한데도, 그는 여전히 수첩을 보고 읽기만 하는 듯 하다. 정치는 대통령이 하는 것이 아니라 주변 사람들이 한다는 말이 있다. 누가 그녀에게 동대문 시장에 가서 쇼핑하면서 민심을 안정시키라 했는지 궁금할 정도다. 

 

뭐가 그렇게 걱정이 되었는지, 새로운 이슈를 만들기 위해서 혹은 묻어버리기 위해서 였는지 (황교안 총리 인준과 관련과 같은) 뜬금없이 JTBC 손석희 사장은 경찰에 소환됐다. 이유는 지난 해 6.4 지방선거 당시 지상파 3사의 출구조사 결과를 무단으로 사용했다는 것. 아니 그게 문제였으면 애초에 문제가 됐어야지 1년이 넘게 지났구만 이건 또 무슨 소린가 싶다.

 

메르스를 잡아야지 애꿎은 다른 것들만 잡는구나.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우리나라가 초기대응은 실패했지만 이후 대처를 잘하고 있다고 평가 해줬다는데 이것도 정확한 근거가 없으니 믿을 수 없다. 결국 정부가 그렇게 좋아하는 경제도 초기대응 실패와 정보 은폐로 비실비실 죽어간다. 아니 이미 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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