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도끼다, 인문학을 대하는 우리들의 자세

 

인문학의 중요성이 나날이 더해져가는 요즘이다. 인문학을 왜 중요하게 생각하냐면 좋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기에서 우리는 난관에 봉착한다. 구체적으로 좋은 이유를 모른다. 게다가 무엇을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는 더욱 모른다.

 

그래서 책은 도끼다. 책의 저자는 <책은 도끼다>를 통해 인문학이라는 좋은 도끼 한 자루를 독자에게 쥐어주는 시도를 한다. 저자 박웅현은 책의 거의 마지막 부분에서 이렇게 말한다.

깨달음이 깨달음으로 끝나지 않기 위해서는 살면서 계속해서 그 깨달음을 기억하고 되돌아보고 실천해야겠죠. 그러기 위해 가장 좋은 것은 책이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좋은 책이어야 합니다. 우리는 책에 대한 긍정적인 편견이 있습니다. 책이면 다 좋다는 편견이죠. 하지만 읽는 시간이 아까운 글들도 주변에 많이 있습니다.

 

책에 대한 저자의 글은 글쓰기에 대한 필자의 생각과 일치하는 부분이 있다. 필자는 블로그에 글 하나를 쓰더라도 읽는 사람이 시간이 아깝지 않은 컨텐츠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포스팅 수가 적다는 한계를 갖게 되긴 했지만 어렵게 찾아내서 오게 된 사람들에게 시원한 생수같은 그 무엇을 제공하고 싶은 욕심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책은 도끼다>를 읽으면서 글을 쓰기 위해 하는 노력은 이러한데 과연 글을 읽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을 얼마나 하는가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가벼운 독서를 지향하고 있지는 않았는지, 글을 읽으면서 스스로 생각하기 보다는 누군가의 생각을 의존하지는 않았는지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책, 책을 소개하는 책, 책은 도끼다.

 

<책은 도끼다>를 말하려면 먼저 인문학의 사전적 정의를 알아야겠다.

인문학(人文學)은 인간의 조건에 관해 탐구하는 학문이다. 자연 과학과 사회 과학이 경험적인 접근을 주로 사용하는 것과는 달리, 분석적이고 비판적이며 사변적인 방법을 폭넓게 사용한다. 인문학의 분야로는 철학과 문학, 역사학, 고고학, 언어학, 종교학, 여성학, 미학, 예술, 음악, 신학 등이 있으며, 크게 문/사/철(문학, 역사, 철학)로 요약되기도 한다.

 

 

그렇다고 한다. 인문학은 말 그대로 인간에 대해 탐구하는 학문이다. 책은 인간에 대해 탐구하는 인문학을 소개하고 더불어 인문학에 다가가는 법, 친해지는 법을 알기 쉽게 설명해준다. <책은 도끼다>는 경기창조학교 프로그램 강독회를 묶어 낸 것으로 8개의 강의를 통해 친절하게 인문학 읽기를 권유한다. 책을 소개하는 책, <책은 도끼다>가 묶어낸 8개의 강의를 필자 나름의 생각으로 강의 안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이었는가를 정리해 보았다. "1~2강 접근하기 혹은 다가가기, 3~4강 사랑하기, 5~7강 삶, 8강 느리게 걷기"로 구분이 되는 강의의 성격을 분류하여 다섯글자 정도로 나름의 제목을 지어 보았다. 반드시 그렇다는 것이 아닌 필자만의 생각이다.

 

그럼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인문학에 다가가고, 사랑하고, 살고, 느리게 걷는 방법을 살짝 귀띔해 둘테니 부디 모두 인문학과 친해지길 바란다.

 

인문학, 다가가서 보라

인문학에 다가서기는 쉬우면서도 어렵다. 왜냐하면 자연에 사물에 말걸기가 다가서기의 시작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 다른 한 가지는 익숙한 것을 경계하는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다가서기에 도움을 줄 책들을 소개해준다. 인문학으로 보는 법을 알려주는 책을 통해 인문학을 친근하게 느낄수 있도록 하는 일종의 워밍업 같은 따뜻한 책들이다.

 

특별히 감동을 준 작품의 삽화를 실어 관심이 갈 수 있도록 구성해 놓은 지면도 마음이 간다.

 

인문학, 사랑 낭만하라

통찰은 어디에서 오는가, 인문학에서 온다. <책은 도끼다>는 작품을 통해 작가의 통찰력을 볼 수 있으므로 우선은 사랑에 대한 통찰을 통해 인문학과 친해지기를 시도하라고 권한다.  

 

 

2012년 11월 국민은행에서는 동계인턴 채용에서 스펙 기재란을 없애고 '2012년 상반기 인문분야 베스트셀러' 또는 지원자가 읽은 인문도서 등을 최대 5권까지 입행지원서에 등록하도록하고 이를 심층면접에도 적용 실시할 계획을 밝힌 바 있었다. 기업도 점차 획일화 된 스펙보다 통찰력과 지혜를 갖춘 사람을 원하기 때문일 것이다. <책은 도끼다>에서는 알랭드 보통의 사랑에 대한 통찰력과 인생에 대한 새로운 시선을 가진 고은 시인의 낭만을 통해 나의 감정, 사랑의 감정에 대해 생각해 보는 것, 자연과 현상을 바라보는 것들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인문학이 그렇다. 단순히 감정에 설레고, 낭만에 흥겨운 것이 아니라 누군가의 사랑과 낭만을 통해 사고하는 근육을 키워주는 것이 바로 인문학이라 생각한다.

 

인문학, 그리고 삶

 

인간의 조건에 대해 탐구하기 위해서 반드시 살피고 느끼기 위해서는 인간의 '삶'을 빼 놓을 수 없을 것이다. 책의 구성이 참으로 흥미롭다. 삶에 대한 이야기의 반 이상이 지중해 문학을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 현재'가 얼마나 위대한가를 보여주는 지중해 문학의 재조명으로 각박하게 살아가는 한국사회가 가질 수 없는 여유에 대해서 생각하게 된다.

 

인문학, 느리게 걷기

 

마지막 강의는 삶의 속도에 대한 부분이다. 삶의 속도에 대해서는 우리 선조들의 지혜를 빌려 이야기를 하고 있으며, 선조들의 지혜를 빌려 온 책들을 소개하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저자는 삶의 속도가 달라져 더 빠르게 움직일 수록 우리가 채우지 못하는 가치들에 대해 묻는다. 그래서 바람의 감촉, 빗소리 하나에도 집중해 볼 것을 권하는데 인문학에 대한 '느림'의 개념은 인문학에 '다가서기'와 비슷한 부분이 많다는 것을 생각하게 된다.

 

인문학의 시작이 자연과 현상에 묻는 것에서 시작한 것처럼, 인문학의 마무리도 삶의 속도를 늦추는 것에서 맺음이 되니 말이다. 말을 걸기 위해서는 속도를 늦춰야 함은 당연한 일이기 때문에.

 

책을 모두 읽고 꼭 읽었으면 좋겠다는 저자의 권유가 있었던 책, 필자가 읽기를 원하는 책을 추려 보았다. 아래 작성된 목록을 스스로 확인하며, 서평 작성을 하는 시도를 오랜 기간이 걸리더라도 해 볼 예정이다. 나를 보는 법을 알기, 삶에 대해 생각하기, 삶의 속도 늦추기는 지금부터다.

 

<인문학 읽기>
- 시작
1.이철수: 마른 풀의 노래
- 들여다보기
2. 김 훈: 자전거 여행
- 사랑
3. 알랭드 보통: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4. 알랭드 보통: 프루스트를 좋아하세요
5. 오스카 와일드: 도리언그레이의 초상
- 낭만
6. 고은: 순간의 꽃
7. 미셸 투르니에: 방드르디, 태평양의 끝
- 지중해 문학
8. 김화영: 행복의 충격
9. 니코스: 카잔차키스: 그리스인 조르바
10. 알베르 카뮈: 이방인
11. 장 그르니에: 섬
- 가볍지 않은 사랑
12. 밀란 쿤데라: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 불안과 외로움
13. 레프 톨스토이: 안나 카레니나
- 삶의 속도
14. 손철주: 인생이 그림같다
15. 오주석: 옛 그림읽기의 즐거움
16. 오주석: 한국의 미 특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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