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던 책에서 아들은 엄마에게서 정서적으로 독립을 먼저할 수 밖에 없다는 내용을 보고, 아들이 귀엽기도 해서, 그리고 아들 육아는 역시 방목 스타일이라는 생각에 아들 둘을 낳아서 얼른 얼른 키워서 나는 내 삶을 살겠어라고 생각하던 때도 있었다. 막상 첫째를 임신하고, 딸 아이를 낳아 키우니 딸내미가 어찌나 귀여운지 이래서 딸 키우나 라는 생각도 하게 되더라. 둘째를 임신하고는 둘째가 딸이라면 (같은 성별이라) 첫째 아이의 좋은 점을 맘 속으로 헤아리며 차별을 하면 어쩌지 싶었다. 모든 것은 막상 닥치면 또 다른 상황들이 펼쳐지기 때문에 괜한 걱정인가 싶다가도 그렇게 하지 않기 위해 노력을 해야지 했다. 한편으로는 아들이라면 아들이라서 그렇겠거니 하려나 싶다가도 딸과 아들이라는 성별에 치우치지 않고 아이들을..
어린이집에 어느정도 적응을 한 아이의 3월 마지막 주는 아파서 집에서 요양으로 마무리 했다. 기침을 하다 말다가를 반복할 때 부터 조심했어야 했는데, 임신 중기를 넘어서면서 내 기침이 워낙 심해 아이에게 무심했나보다. 주말에 엄마의 개인용무로 아빠와 시간을 보내며 차에서 낮잠을 잘 때 추웠는지 하루 사이 기침과 콧물이 심해졌다. 아기들이 아프기 전 나타나는 대표적인 전조증상은 '안먹기'다. 딸은 몸이 좀 안 좋은가 싶으면 입에 맞는 것만 겨우 먹거나, 먹는 척하거나, 먹는 걸 워낙 좋아하는 아이다 보니 그나마 잠깐 씹어 맛을 본 뒤 뱉는 경우가 많다. 원래 안 먹던 아이들 이야기를 들으니 그냥 무조건 안먹는다고 한다. 매번 물 마저도 맛나게 먹던 딸은 3월 마지막 금요일을 기점으로 안 먹거나 덜 먹거나 ..
어린이집에 적응을 못하면 어쩌나 하는 생각을 했었다. 7월에 출산 예정이라 부디 잘 지내주기를 바랐다. 자기 몸보다 큰 가방을 매고 다다다 뛰는 아이를 볼 때면 괜히 찡해지기도 했었다. 이런 내 맘을 아는지, 워낙 새로운 것에 관심이 많고 벌써부터 친구들이랑 어울리는 걸 좋아해서 그런지 아이는 걱정했던 것 보다 빨리 어린이집에 적응했다. 어린이집에 다니면 다들 한 번씩은 병치레를 한다는데, 어린이집 하원 뒤 집에 있는게 답답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아이를 데리고 밖에서 많이 놀았다. 아니면 집 가까운 저렴한 키즈카페를 가기도 했었다. 내가 시소라는 걸 타봤지.jpg 이런저런 이유가 더해져 감기가 왔는데, 무심한 엄마는 이번에도 아이가 특유의 면역력으로 곧 나을 것이라 생각하며 약 먹이기를 소홀히 했더라. ..
딸이 3월 부터 어린이집에 가기 시작했다. 이번 달 들어서면서 아이도 19개월이 됐다. 어린이집 보내기까지 많은 고민이 있었다. 보내는 시기와 어디로 보낼지는 아이가 11개월 쯤 정했다. 어린이집을 가는 시기는 둘째 임신을 결정할 쯤으로 생각해서 정했고, 어디를 보낼 것인가의 문제는 어릴 때는 가까운 곳이 좋다길래 집 앞에 있는 가정 어린이집을 보내기로 생각해 뒀었다. 그래도 두돌 까지는 데리고 있어야지 싶은 마음도 있었다. 그럼에도 입학 시즌에 맞춰서 보내게 되면 아이들이 다 같이 적응하는 기간이라 친구 사귀기가 수월하다는 말이 있어서 올해 3월에 보내기로 정해뒀다. (한편으로는 뭘 조금이라도 할라치면 나를 불러대거나 아주 조용할 때면 대박 사고를 치는 귀염둥이 딸래미와 함께 있는 시간이 괴롭기도 했더..
입덧이 끝나고 나른한 몸이긴 하지만 일상생활이 가능해졌다. 입덧으로 한 참 '나 죽어'를 외치는 동안 라는 세금낭비의 전형적인 통계자료가 게시됐다. '출산지도'라는 웃기지도 않은 통계자료를 만드느라 공부 많이 한 일꾼들을 써가며 국민들 세금을 낭비했다는 생각이 제일 먼저였다. 입덧이 가시고 글감도 찾아볼 겸 들어간 출산지도 사이트에는 사과문이 올라와 있더라. 여자를 애 낳는 기계 혹은 가축으로 분류하는 것 아니냐는 비난에 놀란척 하는 건지 수정 공지문이라는 게 올라와 있더라. 수정공지문에는 통계청 자료를 활용했다라고 공지하면서 단지 통계일 뿐임을 알리고 있다. 지역별로 출산 관련 지원 혜택을 알리려 했다고 하는데 지원혜택만 알렸으면 될 걸 우스운 꼴이 됐다. 한국생산성본부에서 출산장려포스터로 상까지 줬다..
우리 집에 둘째가 온다. 둘째라 해서 미안하지만 첫째에게도 첫째라는 말은 좀 미안하다. 곰곰히 생각해 봤다. 첫째, 둘째는 편의상 붙였다 생각하기로 한다. 먼저 만났으니 첫째, 나중 만났으니 둘째다.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 할 때, 아이들이 내 키만큼 자라더라도 첫째, 둘째라는 말의 의미보다 아이의 자체로 대해주고 불러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돌쟁이의 공 잡기 왼손은 거들 뿐.jpg 출생순서에 따라 첫째, 둘째라 부르는 게 잘못된 일은 아니다만 어려서부터 '언니라서, 형이라서' 양보하라거나 형이니까 더 잘해야지라는 말은 두 형제 사이를 가로막는 말이면서 동시에 아이의 자존감을 깎아먹는 말이라는 생각이 들어서다. 동생에게는 형보다 못 하다, 형보다 잘 한다, 형처럼 해라 등 형을 기준으로 아이에게 말을 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