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사도우미 앱, 당신의 집사, 단디헬퍼, 청소연구소, 미소 복불복

가사도우미 앱, 당신의 집사, 단디헬퍼, 청소연구소, 미소 복불복

 

가사도우미 앱이든 주변 소개든 누구 도움을 빌려 집정리를 해볼까 아니면 그냥 좀 지저분해도 참고 살아볼까 고민하는 많은 육아맘들이 있겠다. 우리집은 후자다. 지금 상태는 그렇다. 코로나를 맞이해 남편이 휴일을 끌어다 쓰면서 동시에 어디를 못 가게 되었더니 집이 깨끗해지는 놀라운 마법. 한 번 마음 먹고 대청소를 했더니 후자로 살아도 그럭저럭 맑은 정신 유지가 가능하다.

 

아이들은 여전히 어지르고 쏟고 난장판이 취미이긴 하지만, 대청소 한 번의 힘은 강력하다. 이사를 오고 난 뒤 거의 1년 가까이 집은 늘 엉망이었다.

 

 

이런 모습 많이 봐서 익숙한 사람도 있겠지만, 가끔 그때그때 치우고 부지런한 엄마들에게는 어찌보면 지옥같은 집안 꼴. 재미있게도 이사 오기 전에도 이랬지만 이사를 와서는 넓은 집에 같은 모습을 복사 붙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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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디헬퍼가 좋을까, 미소, 당신의 집사가 좋을까 아무리 고민해도 결국은 복불복

하다 하다 안될 것 같은 상황에 둘째 낳기 전에 냉장고 청소라도 해두고 출산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고민하다 선택한 가사도우미 앱이 "아내의 휴일"이었다. 시간이 꽤 지나 3년 정도 뒤에 요즘은 무슨 가사도우미 앱이 있나 찾아보니 아내의 휴일은 사라졌다. 요즘은 단디헬퍼, 당신의 집사, 청소 연구소 등이 있는 듯 하고 "미소"라는 앱은 둘째 낳기 전에도 있었는데 여전히 유지가 되고 있는 듯 하다.

 

선택은 맘카페에서 댓글로 달린 후기를 보고 선택했다. 어떻더라 하고 달았던 내용을 유추하고 그래도 뭐 그럭저럭 괜찮을 것 같다는 오로지 감으로 하게 되었다. 어쩔 수 없었다. 아는 이도 없고 사용해본 일도 없으니 모험이었다.

 

모험의 결과는 처참했다. 가사도우미로 오신 분과 같이 찬찬히 냉장고 청소 정도만 하면 될거라 생각했다. 4시간 정도였고, 5만원이었다. 업체에서는 베테랑을 보냈다며 호언장담했으나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아마 그 업체 이름이 파출박사 청소박사 이런 비슷한 이름이었던 것 같다. 그 분은 오셔서 냉장고에서 꺼내고 버벅대고 고춧가루 같은 양념을 쏟고 싱크대 조리대 위를 물로 흥건하게 만든뒤 바닥에도 물이 뚝뚝 줄줄 흐르도록 뒀다. 배가 너무도 나온 배불뚝이 임산부인 나는 뒤뚱거리며 뒷처리를 도맡아 했다. 적어도 나 혼자 끙끙대는 것보다는 낫겠지라는 긍정적인 마음가짐으로.

 

가사도우미가 이런 것이라면, 5만원이 너무 아깝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별 수 없었다. 이미 나의 배는 너무나도 나와서 발이 보이지 않았고 몸은 갈수록 무거워지는 중이니 일을 잘 못하는 사람과 함께라도 어떻게든 냉장고만이라도 끝내야겠다는 생각 뿐. 옆에서 부지런히 버리고 설거지하고 했는데, 마지막 피날레가 남아 있었다. 가사도우미 분께서 냉장고 선반을 부쉈다. 정말 기가 막혔다. 발단은 선반 하나를 잃어버린 것으로 시작 선반을 전혀 엉뚱한 곳에 우겨 넣었다가 내가 찾아냈고, 찾아 낸 뒤에 그 선반을 다시 원상복구 하는 과정에서 선반 앞부분을 뽀각.

 

업체에 항의전화로 수리비 일부를 요구했지만, 될리 없었다. 이렇게 좋지 못한 기억을 품고 어쨌든 냉장고는 마무리 된 상태로 둘째를 낳았다.

 

 

그 다음에는 여러번 고민한 끝에  맘카페, 지역 카페에 본인 스스로 구직을 하시는 사람을 찾았다. 시간과 날짜를 맞추기 수월한 사람을 택했다. 이사를 오기 전 몇 달간은 집이 너무 엉망이면 집 보여주기가끄러워 가사도우미 분의 도움을 받았다. 정리된 집을 보여줘야 집이 수월하게 나갈거라는 생각에 가사도우미 1회 이용 비용이 5만원이 적은 돈이 아니지만 기꺼이 지불했다.

 

 

 

처음에 오신 그 분은 집을 반짝반짝하게 해주셨으나, 뒤로 갈수록 일을 적게 하려 하셨다. 그럼에도 손이 야무지다는 생각이 들어 그럭저럭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집안일을 부탁드릴 수 밖에 없었다.

 

그 뒤에 이사를 와서도 고민을 하다가 부탁을 드리게 되었는데 집에 넓어졌으니 장난감 방은 위 사진 정도로 사람이 다닐 길이 있는 느낌 정도면 된다고 생각했었고, 실제로 장난감 방이 너무 더러울 때는 달리 내가 몸이 불편하거나 아이를 돌봐야되거나 하는 상황은 아니기 때문에 아이들 방은 내가 하는 것으로 했었다.

 

 

 

 

어린 아이 두 명, 정리 못하는 엄마가 사는 집이라 아무리 집에 살림이 많더라도 30평대 아파트를 부지런히 청소하면 4시간이면 충분하다. 가사도우미 분은 나의 두터운 신임을 시험하시는지 아이들 방은 그대로 두고, 화장실 청소도 하나만 부탁드리고 설거지도 너무 많지 않게 신경 써드리는 대신 건조기에서 나온 빨래 약간만이라도 개주실 수 있느냐는 부탁을 은근슬쩍 연속해서 거절하시더라. 

 

 

 

 

이렇게 누군가에게 돈을 지불하면서 계속해서 신경도 쓰고 마음도 쓰느니 좀 지저분하게 살아보자 싶어서 그 이후로 집안일을 거의 포기하고 지냈다.

 

 

정리 했더니 너무나 말끔한 아이방.jpg

 

좀 어수선해도 그럭저럭 잘 지낼만했다. 어느때는 포기하면 마음이 편하기도 하다.

그러다 올해 2월부터 심각해진 코로나로 마음을 잡고 불필요한 물건들을 모두 버리고, 책장을 비우고, 서랍장을 비우기를 반복했다. 대대적인 살림 다이어트였다. 특별히 마음을 먹게 된 이유는 아이들이 등원을 하지 않기 때문에 어수선한 집이 더욱 답답하게 느껴졌기 때문.

 

 

 

 

한 번의 대수술 덕분에 가사도우미 분의 일손이 필요한가를 더이상 고민하지 않게 되었다. 조금 지저분해져도 다시 금방 치울 수 있도록 바구니들을 넉넉하게 구입하여 모든 물건이 자기 자리가 있을 수 있도록 정리해둔 덕분. 책장 안에 손이 많이 가지 않는 책들도 모두 드림하거나 처분했다. 

 

 

 


많이 더러워지면 청소하는 게으른 시스템은 여전하긴 하지만 그래도 한 번 틀을 잡아 두니 좋다. 내년 봄에서 가을 사이 한 번 더 이사를 할텐데 그 이후가 다시 두렵긴 해도 일단은 좋다.

 

가사도우미 구인 문제는 앱이 문제가 아닌 듯하고, 어떤 사람을 만나는지가 결국은 중요하다. 물론 어떤 가사도우미 앱에 좋은 가사도우미가 많이 등록되어 있다와 같은 수치는 존재하겠지만, 꼭 해당 가사도우미 앱을 사용해서 반드시 좋은 가사도우미가 온다는 보장은 없다.  가사도우미로 좋은 사람 만나기 힘들고, 온 사람이랑 합을 맞추기도 힘들다. 산후도우미 분과 합을 맞추는 것도 쉽지 않았던 것처럼 모르는 사람이 와서 살림을 도와주는 일이니 맞는 사람 만나기가 제일 어려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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