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여행, 국립 서양미술관
- 소울푸드: 여행/일본
- 2011. 11. 8. 12:59
TOKYO, National Museum of Western Art
우에노에 와서 처음 들렀던 서양미술관에 다시 도착, 위대한 거장 르 꼬르뷔제의 작품 앞에 다시 섰다. 여기에서 잠시 거장님의 정보를 간단하게 정리해 보도록 할까.
르 꼬르뷔제 (Charles-Edouard Jeanneret)
본명은 '샤를르 에두아르 잔느레' 르 꼬르뷔제는 필명이다. 그가 왜 이와 같은 필명을 사용하게 되었는가에는 많은 의문이 따른다. 1920년 글을 쓰면서 어머니의 할아버지 이름을 따 '르 꼬르뷔제'라고 했다고 하는데, 프랑스어로 '꼬르보'는 까마귀로 불린다. 그는 이 필명이 '까마귀 같은 자'로 해석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이었다고는 하나, 확실한 사실은 그가 '르 꼬르뷔제'로 불리기를 원했다는 것이다. 거장이라 불리는 그가 원했으므로 전혀 우습지 않게 된 이 필명에 대해 건축사를 가르쳐 주신 필자의 교수님께서는 "여러분이 이러시면, 곤란하겠죠?"(웃음) 라고 하셨었다. 르 꼬르뷔제 이후 현대건축에는 더 이상의 큰 변화가 없다 할 정도로 그의 업적이란 엄청난 것인데, 르 꼬르뷔제가 말한 현대 건축의 5원칙을 알면 건축이 더욱 친숙하게 느껴질 것이다. 다섯개 뿐이긴 하지만, 더보기로 첨부한다.
서양 국립미술관 내부로 들어와서 제일먼저 마주치게 되는 것은 도입부분 홀에 전시되어 있는 조각들이다. 외부 정원에 있는 '생각하는 사람'은 모조품이고 전시실 내부로 들어와 초반에 볼 수 있는 조그마한 '생각하는 사람'이 진품이라고 한다.
르 꼬르뷔제는 건축적 산책이라는 말을 즐겨했다. 방문자의 움직임에 따라 연출되는 공간시나리오가 전개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그가 설계한 국립 서양미술관도 이 의도를 반영해 공간을 산책할 램프를 두어 공간내부를 거닐며 느낄 수 있도록 계획했다. 미술관 내부를 돌아다니면서, '옳다구나. 이게 바로 산책이구나!' 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서양미술관을 다니면서 프랑스에 가서 빌라사보아나 롱샹성당을 안 보고 온 것에 대해서도 급하게 후회했다. 알차게 모아서 유럽여행 한번 더 (...? )
보통 한국의 경우, 작품감상을 위한다는 이유로 전시시설에는 창을 두지 않거나 (의도적으로 설계한 경우) 일반적으로 외부가 보이지 않도록 가린다. 그러나 다른 나라는 건축가의 의도를 반영해 특별한 경우가 아니고서는 창을 그대로 두는 것을 볼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건축가와 큐레이터 사이에 '창을 그대로 두거나 가리거나'에 대한 논쟁이 불붙는 경우가 왕왕있다고 한다. (작품도 감상하고 바깥구경도 좀 하고, 난 괜찮구만. 뭘)
건축적 산책은 건축물로 진입해 지금까지 왔던 길과 지나 온 공간들을 다시보게도 하고, 여러가지 건축적 요소들로 공간감을 느끼게도 하며, 때로는 홀 내부에 놓인 의자에 앉아 외부세계와 소통하게도 한다. 건축물을 감상하기 위해 좋은 자세 중 하나로 건축물 내부에 놓여있는 의자에 앉아보는 것을 추천한다. 건축가가 보여주고 싶어하던 '무엇'을 볼 수 있다.
시간도 없는데다가 미술에 대한 식견도 제법 비좁은 관계로 그러지 않아도 좁은 식견에 작품편식까지 했다. (시간이 부족해서 작품을 꼼꼼하게 살피지 못한 탓도 있다) 미로를 알고 있으니 미로 작품을 열심히 보다가 모네를 알고 있으니 모네 작품을 바라보다가 국립 서양미술관을 나왔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딱 맞다. 문제는 아는 만큼만 봤다는 것이다. 그래도 '르 꼬르뷔제' 거장님의 작품과 조금 더 친해지긴 했으니까라고 위로 중이다. 공간에 대해 조금 더 알고 싶은 사람들에게 '건축공간박물관'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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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포스팅에서는 한적한 곳을 떠나 활기찬 곳으로 간다.
+ 이 포스팅과 함께 읽으면 좋은 이전 글 : [바오밥 여행기/바오밥 in일본] - 도쿄여행, 우에노 그리고 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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