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고파5, 배고픈 사람들에게 고함
- INTEREST/INTERIOR
- 2012. 4. 14. 14:45
2006년부터 꾸준히 사랑을 받아 온 시리즈, 배고파는 '배고파'라는 큰 제목 아래 시리즈 별로 부제를 주는 형식으로 만들어져 있다. 같은 핏줄로 이어져 있는 형제이지만 서로 다른 개성을 가진 개별의 연극들로 구성되어 있다고 보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필자가 본 연극은 배고파5: 사랑의 공개수배로 둘이 웃다가 하나는 배고픔을 잊을 수 있는 그런 공연이었다고 하겠다.
배고파 시리즈들은 대학로에 분포되어 있는 여러 공연장들에서 각양각색으로 공연이 진행되고 있다. 그 중에서 '배고파5'는 연진아트홀에서 만나 볼 수 있다. 부제는 '사랑 공개수배'라고 한다. 대학로 소극장의 멋스러움은 바로 매표소로 부터다. (위 사진 참고)
소극장의 멋스러움 두번째는 작은 무대와 옹기종기 모여 앉은 객석이다. 배고파5도 마찬가지로 소극장의 소박함을 가득 담아냈는데, 무대와 객석이 매우 가깝기 때문에 실제로 관객과의 소통이 자유롭고 함께 만들어가는 공연이 가능했다. 연극에서 관객의 일부가 아기자기한 병원에 오신 여러 환자분들로 초대되어 신나게 웃는 헤프닝도 즐거웠다. 혹시 공연관람을 가서 치료도 받고 싶으신 분은 가능하면 앞 쪽으로 가서 앉아계시면 당첨 가능 할지도 모르겠다. 직접 무대위에 올라가게 되어 치료의 기회를 제공 받을 수 있다.
배고파5의 소재는 엄청 대단하다거나, 너무 심각하다거나, 반짝반짝 빛이 나지는 않는다. 오히려 조금은 뻔하고, 진부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심각하다가도 우습고, 우습다가도 짠하다. 다 아는 내용이다 싶은데도 집중해서 보다보면 어느새 한 시간 반이 훌쩍 지나가 있는 그런 연극이다. 1시간 30분은 전혀 짧은 시간이 아니다. 90분이라는 긴 시간을 순식간에 보낼 수 있는 이유는 혼신의 힘을 다해 연기하는 배우들의 모습에서 받는 감동의 영향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무조건 '조으다 좋아요'라고는 말 할 수 없는 몇 가지가 있다. 짧고 경쾌하게 극을 이끌다가 감동으로 한번 뻥 터뜨려주고 급마무리 되는 극의 구성은 관객의 입장에서 제법 아쉬움으로 남았다. 짧은 시간에 여러가지 요소를 넣기 위해 노력한 모습이 역력했다. 단시간 내에 승부를 보려했기 때문인지 이야기 전개가 뚝 끊겨 갑자기 종결 지어지고, 결말이 난다는 아쉬움이 바로 그것이다. 또한 극의 내용과 부제가 전혀 일치하지 않았다는 점도 '2% 부족했어요'라는 점에 한 몫을 추가한다. 포스터는 공개수배와 어울리는데, 연극의 내용은 공개수배와 어울리지 않는 내용이라서 공개수배의 의미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는 이야기도 살포시 적어두겠다.
그러나, 이 따뜻한 봄 날 대학로에 간다면 '배고파' 한 번 쯤은 생각해보자. '배고파'라는 제목 자체가 사람과 사랑, 서로에 대한 필요 그 이상에 대해 생각하게 하고, '배고파'라는 제목으로 각 시리즈를 빵으로 한 데 묶어주는 마케팅도 알려졌으니, 여러가지로 배고픈 사람들을 모으기에는 제격이다. 연극 중간중간 빵도 당첨 될 수 있다. (단, 무료이기는 하나 모두에게 주지는 않는다) 게다가 당신의 1시간 30분은 확실히 책임 져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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