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여행, 소소한 군것질의 추억

나의 홈그라운드에서 벗어나 낯선 어딘가에서 의식주를 해결해야만 하는 여행, 그리고 그 여행에서 빼 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 바로 군것질이다. 오늘은 일본여행을 간다면 추천할만한 소소한 군것질의 추을 소개한다. 


TOKYO: 바나나 빵 (TOKYO BANANA)

도쿄의 대표 '도쿄 바나나 빵'이다. 선물용의 경우 한 상자에 8개가 각각 낱개로 포장되어 있다. 모양은 조그만 바나나 모양이다. 도쿄 여행을 가기 전, 지인의 강력추천으로 여행중에 사먹기도 하고, 선물로 사오기도 했다.
맛은 참으로 오묘한 편. 한번 먹고, 두번 먹으면 자꾸 먹어야 할 것 같은 그런 맛이다. 부들부들한 빵안에 바나나인지 바나나가 아닌지 궁금하게 하는 슈크림이 들어있다. '맛으로 바나나를 이렇게 표현할 수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게하는 바나나빵은 혼자 먹어도 좋고 둘이 먹어도 좋고 가끔 먹어도 좋고 자주 먹어도 좋지만 쉼없이 먹기에는 조금은 무리가 있다. 맛이 너무 달달하다. 

TOKYO: 립파이 (LEAF PIE)
립파이는 도쿄의 긴자가 '원조'라고 한다. 우리는 긴자까지 찾아가는 열정을 보이지는 못 했고, 도쿄 의 어느 백화점에서 판매되고 있는 립파이를 사다 먹었다.
립파이의 원조인 가게는 긴자에 있는 'WEST'라고 한다. 레알 원조를 먹어보지는 못 했으나 우리나라 시중에 유통되는 무슨무슨 립파이와는 전혀 다른 맛이니 기대해봐도 좋다. 처음에 봤을 때는 이렇게 설탕범벅으로 되어 있어서 너무 달기만 한 게 아닌지 무척 걱정했는데, 먹어보니 '그래 바로 이맛이야'였다. 달콤하고 바삭하고 부드러운 맛 !


KYOTO: 미소당고
교토의 기온에서만 먹을 수 있는 '미소당고'다. 기온은 기념품점, 골동품점 같은 작은 가게들이 모여 길을 이룬 곳이다. 기온에서 당고를 찾기 위해 여기저기 돌아다니던 중 '미소당고'를 발견했다. 당고는 당고인데, 미소당고라고 하니까 이걸 먹어야할지 말아야할지 고민했었다. 떡과 된장이라고 하니, 먹느냐 마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약간의 고민끝에 결국은 미소당고를 먹으며 기온거리를 한참 돌아다니다가 교토를 떠나기 전 또 사먹고 싶어서 가게를 다시 찾아갔다. 다 팔리고 하나 밖에 남지 않았더라. 쫀득쫀득 맛있는 떡과 짭짤한 꿀맛이라고 하면 이 맛이 이해가 되려나?  

KYOTO: 사탕(유자'녹차'콩) 
기온거리에서 사 온 사탕들이다. 처음에는 '차' 종류인 줄 알고, 되지도 않는 일본말을 써 가면서 '이걸 어떻게 마시나요?'라고 열심히 물어봤다. 점원이 캔디라는 영어단어를 몰라서 한 참을 설명을 들으면서 어리둥절했던 추억의 간식이기도 하다. 물건 설명을 하시는 그 분은 캔디를 몰라서 결국 울먹거리시기도.
무사히 사탕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엄청 잔뜩 사들고 왔다. 한쿡에서 나를 기다리는 사람들에게 선물을 해 주기 위해서. 선물로 주느라 유자맛만 맛을 보게 되었는데 매우 맛있었다. 그런데, 아무래도 콩맛은 좀 이상한가보다.

OSAKA타코야키
오사카성에 입성하기 전에 사 먹은 타코야키다. 우리나라에서도 길에서 자주 마주치기 때문에 제법 친근한 타코야키. 배가 고플 때 간단하게 요기하기 좋다. 달리 맛집을 찾아다니거나 유명한 집을 찾아다니지는 않는 습성이라 일본에 온 김에 타코야키는 한번 먹어보자라는 생각으로 오사카성 앞에서 사먹게 된 타코야키의 맛은 역시 평범했다. 맛집 가이드 같은 데 보면 문어를 엄청 넣어주는 타코야키, 맛이 어떠어떠한 타코야키 등 엄청난 타코야키들이 많은데 이 타코야키의 의미는 '일본에서 먹어서 특별한 타코야키'가 되겠다.

OSAKA: 당고




타코야키와 함께 사 먹은 당고다. 따뜻한 떡과 따뜻한 꿀. 기온에서 사 먹은 미소당고에 비해 가격도 절반, 크기도 절반이었다. 그렇다고 맛이 절반은 아니었지만, 기온에서 사먹은 강렬한 미소당고의 추억 덕분에 오사카에서 사 먹은 당고의 추억은 아쉽게도 약간 묻혔다.


FUKUOKA: 병아리 빵(히요코 만쥬)
너무 병아리 모양, 히요코다. 일본에 놀러간다는 지인에게 어게인 바나나빵을 먹어보고 싶은 마음에 바나나빵을 외쳤으나, 이 녀석을 사들고 돌아왔다. 바나나빵이 그립긴 했지만 오호라 - 이 또한 값진 맛이었다. (후쿠오카에는 바나나빵을 팔지 않았다고 한다) 우리나라 동네슈퍼에서만 판매하는 필자가 사랑하는 '밤맛'의 맛보다 더욱 부드러운 그러한 맛이다. 빵이 얇아서 먹기에 더더욱 부담이 없었달까. 빵도 매우 잘 구워진 듯한 그런 맛. 워낙 병아리 모양이라서 먹기전에는 옆에 사진처럼 가방 위에 앉혀놓고 '이걸 어쩌지?'라고 잠시 고민을 했었다.  


SEVEN ELEVEN: 호올스와 콘초코 (HALLS'CON CHOCO)
일본에 가면 세븐일레븐 편의점을 매우 많이 보게 된다. 편의점의 열개 중 아홉은 세븐일레븐이다 싶을 정도로 여기도 저기도 세븐일레븐이다. 필자는 편의점을 매우 사랑하므로 일본여행에 가서도 편의점을 내 집처럼 드나들었다.
그 중 제일 기억에 남는 편의점의 군것질거리는 호올스와 콘초코다.
호올스는 우리나라에서도 판매되고 있는 호올스이긴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팔지 않는 맛이 일본에 있으니 그 맛은 바로 자몽맛과 포도맛. 여러 사람들에게 여행 다녀온 기념으로 선물로 나눠주기도 하고 넉넉하게 사와서 집에다가 잘 쌓아두고 심심할 때마다 하나 두개씩 쏙쏙 빼먹기도 했다.    
콘초코는 우리나라에서 한번도 듣도보도 못한 무언가 '응아' 같은 모습의 과자였다. 처음에는 온통 초코렛에 둘러싸여 있어서 초코를 좋아하기 때문에 맛있겠다 싶어서 샀는데, 그 뒤로 완전 세븐일레븐 콘초코의 신봉자가 되었더랬다. 일본에 있는 동안 매일매일 두 세봉지씩은 꼭 섭취하고, 한국으로 돌아오기 전에도 10봉지 정도는 챙겨서 돌아 온 듯 하다. 우리나라에도 동일한 이름의 과자가 있긴한데 이 과자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퀄리티다. 일본 현지에서도 제법 인기가 있는지 내가 가는 편의점마다 이상하게 몇 개 남아있지 않아서, 아침에 가득 진열되어 있을 때 눈에 보이면 바로바로 사서 가방에 넣어가지고 다녔던 즐거운 추억이 있는 과자다.  


맛도 모양도 실속있게 챙기는 일본의 과자들을 몇가지 소개해 봤다. 일본의 여러가지 과자들에 대해 포스팅을 하면서 문득 든 생각은 '단순한데, 참으로 창의적이다'라는 생각이었다. 바나나빵은 바나나모양, 립파이는 잎모양, 병아리빵은 병아리모양이다. 굉장히 유치하게 보이기도 하지만, 이름과 모양에 무척 충실하면서도 유치하다고 생각할 만한 요소를 잊게 해준 것이 바로 '맛'이다. 사실 군것질거리라는 게 주식이 아닌 부식이기 때문에 관심이 없으면 챙겨먹지 않게 된다. 주식보다 많이 섭취하게 되면 그렇게 이롭지 않기도 하고 말이다.
그러나 나름의 소소한 추억거리가 되는 간to the식 ! 여행길에 입이 심심할 때, 이웃에게 선물로 줄 마땅한 물건이 없을때는 간식선물, 참으로 좋지 아니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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