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알바의 필담, 07. 알바 그리고 취업 이력서 어떻게
- 어느 알바의 필담
- 2014. 3. 15. 12:04
밤 중에 잘 준비를 하다가 뭔가 아쉬운 기분이 들어 무의미한 TV채널 돌리기를 할 때가 있다. 그러다보면 간혹 잘 준비를 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잊고 집중하게 하는 프로그램이 있다. 그 중 하나가 <인문학강의 Who am i>다. 이름만 들어도 바로 알만한 굵직굵직한 인물부터 평소 관심을 갖지 않아서 잘 모르는 선생님들의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생각, 즉 나의 본질에 대해서 생각하게 하는 강의다.
<인문학강의 Who am i> 고미숙 평론가의 강의에서는 사람이 건강할 수 있는 비결이 창조적 활동을 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 중에서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일은 우리 뇌가 참 좋아하는 일이니 꾸준히 할 것을 강조했다. 그러다가 블로그 유입경로를 확인하던 중 검색어로 '어느 알바의 글'이라고 검색한 유입을 확인했다.
'응... 돈 안되는 일이 이럴 때 더욱 즐겁구나'
라는 생각을 해보며 어느 알바의 필담이 99개의 글이 될 때까지, 오늘은 일곱번째 이야기 시작해본다.
지난 글에서는 내가 안 뽑히는 이유에 대해서 내가 알바에 지원할 뿐인데, 서류에서도 안되는 이유에 대해서 다섯가지 정도 살펴봤었다.
4. 구태의연한, 무성의한 자소서
5. 불필요한, 왠지 모르게 부담스러운 경력
위 다섯가지가 그 내용이었다. 그러던 중 새로 구한 사무직 아르바이트 일터에서 단 이틀만에 해고 당하는 상황을 경험하게 되었다. 지각을 한 것도 아니고, 크게 잘못한 일도 없는데 말하자면 기분에 따라 잘린 케이스다. 때문에 황당하기도 했지만 뭐랄까, 그래도 거부 당하는 일은 언제나 힘들다. 또한 필자는 상당한 유리멘탈의 소유자라 급격한 자존감 하락을 겪으며 바닥을 기어다니기도 했다. 바닥을 기면서 구직사이트를 들러 여기저기 찾아보다가 <어느 알바의 필담>에서 언급한 이력서의 사진에 대한 실천을 해 보기로 했다. 그래서 증명사진을 새로 찍었다. 그간 좀 오래된 사진으로 쏘 진지하고 무거워 보이는 증명사진을 붙여놨었는데, 그 사이에 외모도 약간 변화했고 (늙었고) 분위기도 조금 변했으니 (약간 밝아짐) 그리고 요즘 사진답게 자연스러운 얼굴(보정 과다는 부담)을 붙여 놓고자 꽤 되는 돈을 들여 증명사진 다시 찍기에 도전했다. 결과는 나름 만족(이지만 제법 불만족), 그렇게 급 해고 된 이후 일주일도 되지 않아 더 좋은 알바를 구해서 새 사진의 효과를 보며 잘 다니고 있다는 이야기.
이력서는 구체적인 어필이 필요
대기업 공채 이력서, 일반 회사 입사 이력서, 아르바이트 지원 이력서는 모두 비슷한 한 맥락이라고 보면 된다. 자소서도 마찬가지지만 자소서의 경우도 대기업, 대학교, 아르바이트가 한 맥락이다. 우리는 철저한 자본주의 사회에 살면서 나를 팔아야되는, 어쩌다보니 내가 상품인, 그렇다고 손 놓고 가만히 앉아있기에는 생계에 어려움이 따르는 시대에 살고 있다.
우리가 물건에 관심을 갖는 이유를 나의 이력서가 뽑히기 위해서라는 주제로 빗대어 생각해 본다. 과자 하나를 사더라도 나의 시선을 사로잡는 과자를 사게 되는데, 이력서에서도 시선을 사로잡기 위해서 문서 디자인을 깔끔하게 정리해 볼 필요가 있다. 친한 지인들의 이력서나 자소서를 종종 살펴봐주는 일을 하곤 하는데 (대부분 원하는 회사 또는 학교에 지원해 합격 후 신나게 다니고 있다) 무슨 80년대 입사지원서 같은 이력서 양식에 정작 중요한 내용은 하나도 없는 그런 지원서를 손에 들고 나타날 때가 있다.
개인을 나타내는 기본적인 정보와 학력사항
그럴 때면 새로운 양식을 만들것을 권유하거나 필자가 만들어 놓은 양식에 정보를 잘 채워올 것을 권한다. 이력서를 보고 기본적인 정보에 대해 의문이 가지 않을 수 있도록 이름, 성별, 희망연봉, 주민번호(경우에 따라 앞자리만), 이메일, 주소, 전화번호, 핸드폰 등의 기본정보를 정확하게 적고 취미나 종교 같은 부수적인 정보도 적어두는 것이 좋다. 필자의 경우 간혹 취미, 종교란에 블로그 주소를 적어 넣기도 한다.
또한 이력서는 학력사항도 적어두는데 보통은 고등학교 부터 적으니 학과와 소재지를 상세히 기록하는 것이 구체적 어필이 되니 알아두자. 다음과 같은 예시가 좋다. 기본사항 옆에 큰 빈칸은 증명사진을 넣는 곳이다.
스펙이라 불리는 자격증, 봉사활동, 어학, 공모전 세부분류
기본 정보를 작성한 뒤에는 있는 것들 중에서 고용주가 맘에 들어할 만한 사항들을 잘 정리해서 넣는 작업이 필요하다. 지난 글에서 안되는 이유 중 하나가 "불필요한, 왠지 모르게 부담스러운 경력"이라고 했는데 이 항목에 대한 핵심이기도 하다. 거짓말할 필요는 없지만 고용주와 내 이력을 매치시킬 필요가 있다. 아르바이트에서 이력과 고용주가 원하는 부분이 완벽하게 매치하지 않는 경우가 많기는 하지만 이런 경우는 자소서에서 어떻게해서든 커버를 해보는 것이 필요하겠다. 지원하는 회사 또는 아르바이트에 불필요한 경력을 굳이 넣어서 지면만 차지하고 '왜 여기 원서를 넣었을까'하는 생각을 하게 하는 것은 피해야겠다. 불필요한 경력이라면 과감하게 빼는 것도 한가지 방법이겠다.
[이전 글 다시보기] 어느 알바의 필담, 06. 알바 잘 구하기의 시작 (이력서, 자소서)
필자의 경우 아쉽게도 어학성적이 발사이즈보다 약간 더 큰 상태에서 나몰라라 한 상태로 어필할 것이 전혀 없어 공모전 수상실적을 하나 넣었다(사실 하나뿐이다). 이 외에도 1년 동안 꾸준히 해 온 봉사활동, 경력사항에 있어 꾸준함을 어필할 수 있는 것도 하나의 필승전략이 될 수 있다.
스펙이라 불리는 것들의 경우 개인에게 유리하게 그리고 고용주가 어떤 것을 원하는지에 따라 꼼꼼하게 정리해서 기입하는 것이 좋고, 자격증의 경우 언제 취득을 했는지 발급기관은 어디인지 명시하는 것이 좋다. 또한 경력이나 실습을 적는 곳에는 해당 경력에 대한 경험을 언제 접했는지 적고, 회사 이름과 함께 간단하게 담당업무에 대해 기록하는 것이 구직자에게도 고용주에게도 양방이 모두 효율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이력서라 볼 수 있겠다. 봉사활동이나 수상실적에 관한 내용도 마찬가지다.
또한 요즘은 컴퓨터 활용에 대한 부분이 필수인 곳이 많기 때문에 활용구분과 능력의 상중하를 나타내는 분류를 만들어두는 것도 좋겠다. 이력서에서 필요한 부분들은 이정도가 될 수 있겠고 위의 경우는 자유양식으로 회사가 원하는 다른 항목이 있는 경우도 있고 회사가 지정한 양식에 작성해야 하는 경우도 있으니 참고 정도 해두는 것이 좋겠다. 요즘 회사들 중에는 어학성적이 필수인 경우가 많더라.
이력서와 관련된 포스팅은 여기까지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자소서에 대해 간단하게 알아볼까라고 생각은 하고 있는데 아직은 잘 모르겠다. 일자리는 없고 방법도 딱히 없고 막막한 21세기인데, 약간의 도움이 되길 바라며.
+ 덧, 이력서 양식을 만들다가 다른 방법이 없을까라는 고민을 하는 중이라서 이력서 양식을 얻고자 하는 구직자가 있다면 비밀댓글과 함께 메일주소를 남겨주세요. 해당 메일로 이력서 양식을 보내드립니다. 하루에 한 번씩 블로그에 들어오기 때문에 댓글을 발견하면 바로 보내드리도록 할게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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