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잠시 쉽니다, 세월호 침몰과 관련하여 애도를 표합니다
- 소울푸드: 소식
- 2014. 4. 19. 10:29
"마음을 위한 레시피, 소울푸드"를 운영하는 윤나무입니다. 포스팅도 일주일에 한 번 겨우 올라올까 하는 블로그라 되도록이면 제 근황보다는 하나라도 더 컨텐츠에 집중하고자 했지만 이렇게 근황에 대한 글을 쓰게 되었네요.
4년 동안 바쁠 때는 바쁜대로 블로그를 그냥 두기도 하고, 꾸준히 쓰면 쓰는대로 쭉 이어가며 블로그를 운영해 왔습니다. 포스팅 수도 적고, 성실한 블로그는 아니지만 블로그를 그저 꾸준히 유지 하다보니 소울푸드 블로그를 정기적으로 찾아주시는 분들이 제법 늘었습니다. 그래서 아무래도 찾아주시는 분들께 소식을 전하는 것이 도리인 것 같아 이렇게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제목에 적은 그대로 블로그를 잠시 쉴 예정입니다. 아주 오래는 아니지만 길면 6월 중순까지 쉬게 될 것 같아요. 조금 더 빨리 돌아온다면 5월 말 쯤이 되겠지요. 거의 2년 동안 내일로 미루는 습관을 반복하며 대학원 입시 준비를 해야지하다가 (사실 그 사이에는 고민하거나 우왕좌왕 하는 시간이 더 많았죠) 이제 더 이상 미루지말고 가보자라는 생각으로 준비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요즘도 알바와 집안 일 등을 병행하느라 만족할 만큼의 공부는 못하고 있지만 마음이 급하다보니 제법 속도가 붙었습니다. (제 마음이 간사해서) 조금 더 빨리 시작했으면 이라는 생각도 하게되네요. 게으름과 느림, 결정장애의 결론입니다. 블로그로 빠른 시일 내에 돌아오기를 바라며 지금도 글을 쓰고 있습니다. 입시 결과가 모두 불합격이라면 블로그를 어떻게 해야하나도 또 다른 고민거리입니다.
이런 근황을 적어 올리려는 중에 너무 마음아픈 안타까운 소식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일어나서는 안되는 사건이 일어난거죠. 어제는 참았던 눈물을 쏟았습니다. 맡은 바 책임을 다하지 못한 사람이 미웠고, 우리 아이들이 갖혔는데 무정한 날씨는 도와주지를 않았습니다. 때문에 애타는 하루하루였습니다. 생존자 소식을 계속 기다리며 눈 뜨면 TV를 켜고, 스마트 폰으로 속보를 확인하고, 시간마다 새로운 소식 없나 살피고를 반복했습니다. 아이들의 이름으로, 누군가의 이름으로 전해지는 속보가 아니라 시신이라는 싸늘한 단어로 전해지는 속보에 한숨만 늘었습니다. 그 소식 때문에 계속해서 멘탈붕괴 상태였습니다.
그 와중에 언론은 보험금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서 보여줬고, 정치인들은 사건을 이용해 선거운동을 하기도 했습니다. 개념없는 일부 어린아이들은 문자나 SNS로 장난을 치기도 했고, 아이들은 그렇다해도 어른들까지 이 사건을 이용해 관심을 끌고 싶어 난리를 치기도 했습니다. 우리나라의 현실을 보여주는 것 같아 마음이 무너져 내립니다.
배에 있었던 어른들은 상황파악을 스스로해서 그 중에 생존한 분들의 비율이 제법 되지만, 아이들은 어른들이 그렇다니까 그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위기 순간이 되었을 때, 승객들을 책임질 선장과 선원은 제일 먼저 탈출을 했습니다. 그 중에 책임감 있는 소수의 어른들은 끝까지 한 명이라도 더 구하기 위해 노력하다가 의로운 죽음을 맞이했죠.
어제 밤까지 기적을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사실상 오늘 아침이 되니, 기적은 하나 없고 결과는 참담합니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아무것도 해 줄 것이 없어 미안합니다. 500명 이상의 청소년이 참여하는 캠프에서 3년 동안 봉사를 했습니다. 아이들의 안전, 질서를 위해 가끔은 혼내기도하고, 다그치기도 했습니다. 그럴 때면 아이들은 불만스런 표정이 가득합니다. 그런데 아무리 말 안 듣고 까불어도 위기 상황이 되면, 그리고 중요한 순간에는 아이들은 어른을 의지하게 됩니다. 그런 아이들에게 미안합니다.
2년 전에 다니던 직장은 한강과 관련된 수중공사를 하는 곳이었습니다. 그 곳에서 1년 조금 넘게 사무직으로 일을 했었는데, 한강이라는 곳도 날이 조금이라도 흐리고 바람이 불거나 비가 부슬부슬 오면 공사를 쉬게 되어 있습니다. 인명피해는 그때 그때 조심하지 않으면 바로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항상 조심했었죠. 특히 지상에서하는 공사와 물 속에서 하는 공사는 차원이 다르기 때문에 더욱 안전에 신경을 쓸 수 밖에 없었습니다. 물 속은 사람이 예상하지 못한 많은 변수들이 작용하는 곳이니까요. 그런데, 절대 들어갈 수 조차 없는 그 험한 물살을 거슬러 계속해서 수고하시는 잠수요원 분들, 감사합니다. 마지막까지 힘내주세요.
블로그 휴식기와 관련된 글을 미리 올렸다면 이렇게 몇자 적어보는 일도 없었을텐데, 그 시기가 맞아 몇자 적게 되었습니다. 입시를 준비하는 기간이 더 좋은 글을 쓰기 위한 충전의 시간이 되기를 바라며 글을 마칩니다. 6월, 좋은 소식으로 찾아 뵐게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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