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시인의 사회, 그래도 현재를 즐겨라

'죽은 시인의 사회'는 내가 어린시절 부터 줄곧 회자되어 온 세기의 명작이다. 1989년, 이 영화의 출현이후 죽은 시인의 사회는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살아있는 우리들에게 고유명사처럼 여겨지며 되새김질 되어왔다. 우리들 모두가 되고자 하는, 그러나 아직도 그 갈 길은 머나먼 "Wanna be, 키팅선생님"의 수업을 돌아보며, 리뷰를 읽는 동안은 잠시 순수한 선생님과 학생이 되어보자. 카르페 디엠 ! 


* 주의: 이 포스팅의 구성은 영화의 시간순 구성이 아니므로 영화 흐름 전체와 일치하지는 않습니다.  
          내 맘대로 순서가 약간씩 변경되었음을 알립니다. (내 맘대로 수강신청)

제1강, 시에 대한 측정은 거부한다.



중학교정도 나왔다면 모두 알 것이다. 요즘은 초등학교만 다녀도 알지도 모르겠다. 혹시 초등학교 과정부터 고3과정 중에서 단 한 권의 국어교과서가 있다면 펴보라. 너무 깨끗하다면 오히려 다행일지도 모르겠다.

나 또한 그랬다. 깨알같이 적었다. 시에 나오는 청색은 희망의 의미 어쩌구 저쩌구 시적화자의 의도는 어쩌구 저쩌구 시각의 촉각화가 어쩌구 저쩌구 - 지금 생각해 보면 정확하게 기억나는 건 하나도 없다.

"살어리 살어리랏다. 청산에 살어리랏다. 멀위랑 다래랑 먹고 청산에 살어리랏다.
 얄리얄리얄라셩 얄라리 얄라"
라고 아직도 외울수는 있지만, 청산에 왜 가는지 멀위랑 다래는 왜 먹는다고 했는지, 그 때 국어 선생님이 어디다가 밑줄을 긋고 별표를하라고 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키팅선생은 누구의 시는 'X축은 측정척도A, Y축은 측정척도B'라고 정성스럽게 그래프를 그리다가 버럭!!! 하며 서문을 모두 찢어버리라 한다. 속이 다 후련하다. 


 제2강, Carpe diem : 현재를 즐겨라 !

 

"아버지는 말하셨지. 인생을 즐겨라. 웃으면서 사는 인생, 자! 시작이다." - H 신용카드 광고
그렇다. 아버지도 말했다. 그리고, 키팅선생님도 말씀하시길 즐기라한다. 첫 수업시간 부터 교실에서 벗어나 학교 박물관에 가서 월트 휘트먼의 시 'Oh Captain! My Captain!' 낭송하며 자신을 캡틴이라 하라던 캡틴 키팅은 학생들에게 인생을 살아가면서 항상 기억해야 할 한가지를 가르친다. 

'카르페 디엠 Carpe Diem'이다. '꽃이 시들기 전에 다 따라'는 뜻으로 이 말은 'Seize the Day.' , '오늘을 즐겨라. Enjoy the Present.', '삶을 특별하게 만들어라. Make Your Lives Extraordinary.'라는 의미들을 갖고 있다. 
그대는 현재를 살고 있는가 - 지나가버린 과거에 전전하지는 않는지, 불확실한 미래에 대해 불안해하고만 있지는 않은지 한번 쯤은 다시 한번 생각해 볼 때이다. 현재를 즐겨라. Carpe Diem !
  

제 3강, 획일화의 위험성을 자각하라.

 

우리는 똑같이, 다같이 그리고 똑바로 걷는 게 정답이라고 가르치는 사회에서 그것이 당연하다고 여기며 살아간다. 키팅선생은 박자를 맞춰 함께 걷도록함으로 그러하지 않아도 될 이유를 직접 생각하도록 한다.

그러나 입시와 경쟁원리만 강조하는 학교에서 스스로 생각하게하는 수업은 필요 없다. '전통, 명예, 규율, 최고'를 강조하는 명문 웰튼고등학교에서는 대학입시를 위한 획일화 된 교육이 진리일 뿐이다.

제 4강, 나의 생각으로 삶을 노래하라.

 

세상에. 이 선생님, 수업은 언제할런지 걱정이 될 지경이다. 수업을 진득하게 하는가 싶더니 갑자기 교탁위를 오르내리게 한다. 그리고 책을 제대로 읽는 법에 대해 이야기 해 준다. 입시에서는 항상 묻는다. 지은이의 의도를 바르게 나타낸 것을 고르시오. 중고등학교 시절 국어시간을 떠올려보면 항상 지은이의 의도만 알기위해 노력했던것 같다. 그리고 그 의도가 지은이의 의도인지 아닌지도 정확하지 않은데 그렇다고 하니까 가르쳐 준 대로 외워서 답안을 골랐다. 

수업시간에 한번이라도 '이 글을 읽은 너의 생각은 어때?'라는 질문을 들어본 일이 있는가?

제 5강, 그리고 살아라. 삶의 목적을.

 

시와 미, 낭만, 사랑은 삶 그 자체. 시와 낭만, 사랑을 잊고 사는 시대에 어울리는 그 한마디다. 시와 미, 낭만, 사랑이 우리를 살 수 있도록 해 준다고 하지 않고, 시는 우리의 살아가는 목적이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오늘, 한번 쯤은 메마른 마음을 삶의 목적으로 수분을 보충해 보자.



캡틴 키팅의 수업은 이렇게 늘 생각하게 했다. 그리고 학생들은 자신의 삶의 목적을 조금씩은 알아갔다. 하지만, 연극을 반대하는 아버지에게 숨막히는 고통을 느낀 닐(로버트 숀 레너드 분)의 죽음으로 우리들의 선장님은 학교를 떠나야하는 상황에 직면한다. 학생들은 권력의 압박으로 키팅을 희생양으로 만드는 지면에 서명을 하고, 우리의 선장님은 떠난다.

 

 

 

마지막 수업, 'Oh Captain! My Captain!'

 

키팅 선생이 학교를 떠나는 날, 교장이 키팅을 대신해 수업을 한다. 학생들의 생기없는 얼굴이 눈에 들어온다. 짐을 챙겨 떠나는 키팅이 문을 열고 나가려 할 때 토드(에단 호크 분)는 책상에 올라가 외친다. 
'Oh Captain! My Captain!'
평소 제일 조심스러웠던 그 아이의 용기는 세계 제일이었다. 책상위에 올라가 '오, 선장님. 나의 선장님.' 하는 토드와 함께 다른 아이들도 하나 둘 책상 위로 올라가 이제는 모두가 하나 되어 키팅을 응원한다. 
'Oh Captain! My Captain!'

이 쯤되면 폭풍처럼 밀려오는 눈물과 콧물을 참지 못할 것이다. 아무 이유없이 권력의 희생양이 되어 떠나게 되는 선장님의 모습은 온유하다. 그리고 학생들은 각각의 마음을 담아 그에게 표현한다.
'Oh Captain! My Captain!' 

그들의 눈에 비친 선생님의 모습은 선생님 그 이상이었다. 아니, 적어도 내 눈에는 그러했다. 



 

 

한번도 '선생님'이 되고싶다는 생각을 해 본 일이 없다. 누군가의 앞에 서서 이끈다는 건 그만큼 부담스러운 일이다. 

'죽은 시인의 사회'는 1889년 영화다. 그 후 20년도 더 지난 지금, 미국이라는 나라는 어떤지 몰라도 우리나라는 여전하다. 내가 입시 지옥을 살았던 것처럼 여전히 우리나라 학생들은 지옥을 살고 있다. 벌써 20년이나 지나버렸지만 지금이라도 작은 움직임을 보이자.  

한 사람이 세상을 바꿀 수는 없지만, 한 사람을 바꿀 수는 있으니까.

 

죽은 시인의 사회
감독 피터 위어 (1989 / 미국)
출연 로빈 윌리엄스,로버트 숀 레오나드,에단 호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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