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알바의 필담, 03. 나를 들었다 놨다 직장상사

 

프리랜서로 나홀로 일하거나,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리거나, 음악을 만드는 것처럼 이렇게 오로지 창작활동으로 수익을 창출하거나 아니면 스스로 사업자가 되어 사장님이 되는 것 아니라면 우리는 어딘가에 속해야만 한다. 조직이라는 울타리 말이다.

 

독일 최고의 명장 '폰 만슈타인(Erich Von Manstein)'은 훌륭한 리더와 그렇지 못한 리더를 네가지 타입으로 분류했다. 근면하고 유능한 타입, 게으르고 유능한 타입, 근면하고 무능한 타입, 게으르고 무능한 타입 이 네가지가 바로 그것이다. 리더와 관련한 이 이야기는 지금도 조직 내에서 현재진행형으로 적용된다. 폰 만슈타인 장군님 말씀처럼 열심히 일하는 지혜로운 리더, 똑똑하고 게으른 리더, 게으르고 멍청한 리더, 부지런하지만 멍청한 리더 이렇게 네 가지 타입이다.

 

만슈타인은 이 중에서 똑똑하고 게으른 리더를 최고의 리더로 뽑았다. 재미있는 건 게으르고 멍청한 리더를 부지런하고 멍청한 리더보다 우위에 둔 점, 이는 '게으르고 무능한 타입'은 그냥 두어도 별다른 피해를 불러오지 않기 때문이란다. 1973년에 돌아가신 만슈타인 장군님이 말씀하신 리더쉽과 관련된 이야기는 21세기에도 우리를 긍정하게 한다. 오늘도 각 조직에 포함되어 쩔쩔 매며 살아가는 우리 직장인들을 끄덕이게 한다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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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알바의 필담, 오늘의 주제는 알바는 물론 돈 벌러 다니는 누구나가 공감하는 상사 이야기다. 만슈타인 장군님이 말씀하신 네 가지 리더 이야기를 토대로 내가 만난 네 유형의 리더들을 회상해 본다.

 

패밀리 레스토랑의 리더, 근면하고 유능한 리더가 좋더라

만슈타인 장군은 장군감으로 '게으르고 유능한 리더'를 추천하셨지만, 현실에서 선호하게 되는 리더 타입은 업종마다 약간씩 다르다. 몸을 빨리 움직여야 하는 서비스 업종들의 예가 그렇다. 서비스 업종에서는 함께 '부지런하면서 유능한 리더'가 지지자들을 형성하기 마련이다.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일을 할 때 부지런하면서 유능한 점장 혹은 매니저는 바쁜 런치나 디너타임에 빛이요, 구원자다.


일반 직장, 사무직에서 일할 때는 예외 없이 게으르고 유능한 리더가 좋더라
상대적으로 육체노동이 필요한 직종(위에서 예로 든 패밀리 레스토랑)에서는 동선을 어떻게 관리하는가, 적시 적소에 어떤 인원을 배치해 런치와 디너를 헤쳐나가는가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브레인은 물론 어떻게 하면 음식을 잘 만들거나 고객에게 만족을 주는 서비스를 제공하는가를 아는 본인의 유능함도 필요하다. 그런데, 육체노동의 비중보다 정신노동의 강도가 더 센 사무직은 예외 없이 게으르고 유능한 리더가 좋더라.

 

개인적으로 최고라 생각할 수 밖에 없는 리더는 '게으르고 유능한 리더'다. 이들은 부하직원에게 할당량을 정해주고 본인은 자신이 해야할 보다 중요한 부분을 담당한다. 이런 리더를 만나면 200%이상 성장이 가능하다.

 

다시말해 게으르고 유능한 리더는 사실 나에게 준 업무에 대해서는 어느정도 여유라는 것을 주는 리더다. 그들은 사실 게으르지 않다. 상대적으로 비워두는 시간이 많을 뿐이다. 똑똑하고 게으른 이들은 시간을 비워놓았다가 조직에서 누군가 구멍을 냈을 때 순식간에 구멍을 메우기도 한다. 그리고 간혹 체크하고 확인한다. 본인이 지시한 업무내용이 제대로 된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를 확인한 후, 부하직원이 잘못된 방향으로 돌진하고 있다면 알려주는 역할을 한다.

 

당신이 만약 직장에서 어느 정도 레벨업이 되었는데, 계속해서 너무 바쁘고 일은 내가 다 한다는 생각이 든다면 한 번쯤 의심해 봐야 한다. 당신 부하직원을 부지런하게 만드는 건 상사인 당신 몫이다.  

 

열심히 일하는 똑똑한 리더, 이래서 힘들다
개인적으로 열심히 일하는 똑똑한 리더는 부담스럽다. 작은 회사에서 직속라인에 있는 상사가 초사이언의 힘을 발휘해 부지런함의 달인으로 있을 때의 부담감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필자는 작은 회사에서 경리업무 보조 역할을 해 본 일이 있다. 나의 상사는 지극히 부지런한 분으로 출근과 동시에 일로 시작해 퇴근 직전까지 엄청난 양의 업무를 해내곤 했다. 본인의 역할에 대한 자부심도 상당했기 때문에 일에 있어서는 존경할만한 부분들도 제법 있었다.

 

그 자리는 경리업무를 보조하는 역할이기 때문에 역할에 대한 부담도 크지 않을 뿐더러 업무도 수월해서 그럭저럭 할만한 일이었는데, 한시도 쉬지 않고 일하는 상사 밑에서 일하는 부하직원은 고충은 나날이 상승했다. 본인은 워커홀릭으로 동분서주하는데 정작 보조역할로 일하고 있는 부하직원에게는 업무를 주지 않아 무언가 가시방석 같은 느낌 같은 느낌을 주기도 했다. 필자는 회사에서 약 1년 3개월 정도 일을 했는데, 왜 그 전에 일하던 다른 분들이 모두 길어야 6개월 밖에 못 있었는지 이해가 백 번쯤은 되더라.

 

괜찮은 부하직원이 필요한 당신, 그런데 왜 자꾸 6개월도 못 채우고 나가는지 생각해 볼 것. 어쩌면 부하직원은 매일 반복되는 재미없는 업무와 자신의 레벨업에 비해 별다른 변화가 없는 업무에 지루함과 식상함을 느껴 회사를 탈출했는지도 모른다.

 

복병은 늘 부지런하지만 멍청한 리더, 어느 조직에나 존재하는 스트레스의 근원

복병은 늘 부지런하지만 멍청한 리더다. 자매품은 게으르고 멍청한 리더도 있다. 설계회사에서 일할 때 내 사수는 나를 곤란스럽게 했다. 선배가 알파벳 에이를 A 이렇게 그려오라 해서 A하고 그려갔더니 사수 보다 높은 상사는 왜 a 안그려오고 A 그렸냐며 나무란다. 이런 일은 직장생활하면 항상 있는 일이기는 하지만 설계회사의 특성상 이런 일상이 매 시간마다 반복되다 보니 뭔가 힘이 쭉 빠져버렸다. 다른 회사들과는 다르게 건축설계사무소는 신입의 업무란 도면 그리고 모형 만드는 일이 주된 업무다. 시키는 도면 그리고 만들라는 모형을 만드는데 사수는 b 이렇게 만들어오라고 했다가 그 위에 상사는 왜 이렇게 만들어 왔냐고 혼을 내면서 B하라고 하는 게 반복되면 가운데 낀 신입은 그냥 쭈그렁탱이가 되는거다. "사수가 b 처럼 그리라고 했는데요?" 할 수도 없고 말이다. 들어온지 얼마 되지도 않은 게.

 

사실 부지런하지만 멍청한 리더와 부하직원의 관계가 일대일의 관계라면 그래도 둘이 해결하면 되니, 크게 문제는 없다. 그러나 위와 같은 경우처럼 삼자가 개입했을 때는 상황이 매우 좋지 않다.

 

정리하고 요약하자면 부지런하지만 멍청한 리더의 조건은 끊임없이 잘못된 방향지시, 업무지시를 해주면서 동시에 부하직원이 해 온 과제는 제대로 관리해주지 않고 자기만 바쁜 타입이라 할 수 있겠다.

 

 

유능하고 부지런한 리더와도 유능하고 게으른 리더와도 그럭저럭 관계를 잘 이어나갈 수 있었고 회사생활도 오래 할 수 있었지만 무능하고 부지런한 리더와의 관계는 아직도 내게 넘지 못한 숙제로 남아있다. 알바가 무슨 힘이 있겠는가, 당신이 이제 막 들어간 신입이라면 더더욱 당신은 아직 쩔쩔 맬 뿐이다. 그러하다. 앉으라면 앉고 서라면 서야지. 덤으로 청소와 커피 심부름은 신입인 그대가 당연히 갖춰야 할 센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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