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레스트 검프, 달콤 쌉싸름한 인생

 


인생은 초콜릿 상자와 같다. 영화 '포레스트 검프'가 말하는 인생이다.
'포레스트 검프'는 지능이 모자란 남자, 포레스트의 눈을 통해 인생을 말한다. '포레스트 검프'는 너무 빠른 21세기에 다소 진부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낡은 90년대 영화 속에 나오는 그를 통해 배울 점이 많은 영화이기도 하다. 지금부터 이 남자가 사는 법을 통해 인생을 이야기해 보겠다. 

이 남자가 사는 법, 하나 : 바보는 지능이 좀 낮은 것 뿐이다.

포레스트(톰행크스 분)의 아이큐는 75, 바보다. 신은 그를 바보로 만들었지만, 누구보다 따뜻한 마음을 주셨다. 영화는 그 '바보'가 답답할 만큼 우직하고 성실하게 사랑하며 살아가는 모습을 통해 '그래서, 너희는 얼마나 똑똑한대?'라고 묻고 있는 듯 하다. '바보는 지능이 좀 낮은 거 뿐'이라는 이 대사는 영화 곳곳에서 심심치 않게 등장한다. 포레스트는 바보라해서 전혀 웅크리지 않는다. 바보라는 사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오히려 사람들에게 알려준다. 바보는 단지 지능이 좀 낮은 거 뿐이라고. 바보라서 아무것도 못할 거라는 생각을하며, 포레스트의 바보다움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영화 속 등장인물들은 역으로 도움을 줘야 할 것만 같은 그 바보에게 도움을 받게 되는 경험을 한다. 

이 남자가 사는 법, 둘 : 달려라 ! 검프 -

 위기의 순간, 도망쳐라  
영화의 이 장면처럼 '걸음아, 날 살려라'라는 말이 어울리기 힘들다는 생각을 했다. 바보라서 견뎌야 하는 그의 수난은 무시, 조롱을 넘어 핍박 수준이다. 동네 아이들이 던지는 돌을 피하기 위해 뛰던 포레스트는 날아오는 돌을 피해 달아났을 뿐인데 이 위기의 순간이 그에게는 기회가 된다. '걸음아, 날 살려라'하다가 다리에 차고 있던 보조장치가 풀리게 되고, 보조장치가 풀리는 순간 제대로 뛸 수 있게 되었으며, 그리고 한번의 위기에서 그를 살려 낸 그의 걸음이 포레스트의 인생 전체를 살리게 된다. 

 달리기, 인생의 목적
위기의 순간에서 그를 구한 달리기는 이제 인생의 목적이 된다. 그의 인생은 달리기로 시작되었다. 자신에게 날아오는 돌을 피해 달리기 시작했던 포레스트는 '달리기' 하나로 대학에 가게되고, 뛰고 또 뛴다. 영화에서 자주 등장하는 대사 '포레스트, 뛰어!'는 인생에 있어서 단순하고 명쾌한 논리를 제시해 주는 듯 하다. '계산없이 뛴다'는 단순한 행동이 우직한 이 남자에게는 기적을 가져다 주기 때문이다.  

 때로는 아무 이유없이 달릴 때도 있었다
필요 할 때는 찾아왔다가, 한순간에 사라지는 여자 - 제니가 그를 떠나고 포레스트는 달리기 시작한다. 사랑하는 사람이 떠났다는 상실감으로 포레스트는 달린다. 달리기 하나로 살아가는 이 남자가 '달리기'로 유명세를 타기 시작하면서 사람들은 그를 심오한 사상을 가진 철학피플로 오해하기 시작, 그 뒤를 따르기 시작한다. 하지만, 검프는 단순히 그냥 달리기 위해서 달렸다. 3년 2개월 14일 16시간을 달린 후에야 마음이 정리된다. 
삶은 때로 아무 이유없이도 이루어진다.
 
이 남자가 사는 법, 셋 : 그들을 지켜라 !

 '우리 엄마가 말했어요' 
이런 부모가 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한 여자가 있다. 포레스트의 엄마(샐리 필드 분)다. 포레스트의 지능이 조금 모자라다고 해서 아이를 나무라거나, 무시하거나 혹은 창피해 하지 않는다. 포레스트의 인생의 행복은 억세게 운좋은 그의 재수 덕분이기도 하지만, 그의 어머니의 영향이 8할 이상이다. 그를 온전하게 키운 것은 그가 바보라 해서 무조건 적으로 보호하지 않고, 다른 사람들과 같다는 생각으로 아이를 키운 엄마의 힘이 컸다. 포레스트 검프에서 많이 등장하는 대사 중 하나가 바로 '우리 엄마가 말했다'는 내용이다. 엄마는 포레스트의 정신적 지주이며, 삶의 멘토였다.

 여자, 그리고 친구
천사같은 제니를 만난다. 제니는 그에게 있어서 둘도 없는 친구다. 포레스트가 어릴적 만나 함께 성장하면서 사랑하게 되는 여자기도 한다. 제니와의 관계를 통해 포레스트는 인간관계에 있어서 '순수함'이라는 게 무엇인지를 보여준다.
 
 동료, 그리고 상사
인간관계라는 게 복잡한 것 같지만 상당히 단순한 것도 사실이다. '포레스트 검프'에서는 포레스트의 인생을 크게 좌지 우지 한 사람 다섯이 나온다. 딱 한 손의 손가락으로 꼽을 만큼이다. 포레스트가 지킨 다섯사람 중 두 사람이 동료 버바와 상사 댄 중위다. 베트남전에 참가한 포레스트가 만난 이 두사람 때문에 포레스트의 인생이 바뀐다. 전쟁중 죽은 버바와 함께 한 약속 '새우잡이 사업'을 하기 위해 포레스트는 가진 재산을 '새우잡이 사업'에 투자하게 되고, 운 좋게도 이 사업이 성공해서 큰 부자가 된다. 상사 댄중위(게리 시니즈 분)는 베트남전에서 죽을 뻔한 자신을 구한 포레스트를 저주하지만(이 전쟁에서 중위는 불구가 된다) 나중에는 그의 진실됨에 이끌려 포레스트의 삶에 동행하는 든든한 동행자가 된다. 
   
 아들과 함께
제니가 죽고, 그는 아들과 함께 살아간다. 흐르는대로 살지만, 보통이라고 생각하기에는 특별한 그의 인생도 이렇게 평범하게 흘러간다. 지금까지 함께 해 온 사람들에게 보호를 받기도하고, 그들을 지키며 살아 온 포레스트는 이제 자신의 아들과 고향에서 하루하루 소중한 삶을 채워나가며 삶을 채워간다. 함께 한 누군가는 이 세상을 떠나기도 했고, 아직도 여전히 살아 있는 그 누군가도 있지만 포레스트에게 이제 제일 가까운 사람은 아들이다.



 올 때까지 기다릴게
그의 사랑방식이다. '올 때까지 기다릴게' 
우리는 누군가에게 사랑을 강요하며 살아간다. 나를 사랑해주지 않는 상대에게 사랑을 강요하기도하고, 뻔한 계산에 내가 이만큼 주는데, 저 사람은 아니다라는 생각을 하면서 살아가는 똑똑한 인생이다. 마지막에 스쿨버스를 타고 가는 아들에게 포레스트가 건넨 저 한마디로 내가 인간관계에 있어서 주고 받는 것에 묻고 따지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게 했다. 올 때까지 기다린다는 말만큼 바보같은 말이 또 있겠는가. 하지만 그 바보다움이 여러 사람을 살렸다.  

 
영화의 마지막은 포레스트의 발 옆에 놓인 깃털이 다시 하늘로 날아가면서 막이 내린다. 이 깃털이 어디로 가는지 알 수 없다. 영화에 처음 등장했던 깃털이 마지막에도 등장하면서, 영화는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절묘하게 이어준다. 인생은 어떤 맛을 먹게 될지 모르는 '초콜릿 상자'이기도 하지만, 때로는 '바람에 날리는 깃털' 같기도 하다고 영화는 말한다.
감독 로버트 저메키스는 '포레스트 검프'라는 인물이 살아가는 시대와 그 인물이 바보라는 특성을 엮어서 격동하는 시대속에 살아가는 모자란 한 사람의 인생을 소개함으로 '인생, 별거없다'고 이야기 한다. 별게 없다고 말 할 수 있는 이유는 포레스트라는 인물이 욕심이 없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별거 없지만, 억세게 운 좋은 포레스트의 인생은 하나하나 따지며, 계산하고 부정적인 생각에 사로잡힌 지금 우리들에게 조금은 쉬엄쉬엄해도 괜찮다고 위로한다. 또한 '포레스트 검프'는 1970년대, 근 40년간 빌보드 차트에 올랐던 대중음악들을 포레스트의 인생에 살며시 올려놓기도 하고, 유명 인물들, 당시 이슈가 됐던 사건들을 그 인생과 함께 엮어 놓으면서 당시의 사회상을 은근슬쩍 되돌아 보게도 한다. 

+ 마지막으로 가끔은 너무 똑똑해서 인생이 고달픈 그대들에게, 이 영화를 추천한다.   

포레스트 검프
감독 로버트 저메키스 (1994 / 미국)
출연 톰 행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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