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사랑, 통증

 

제목은 아픈사랑, 통증이라쓰고 시작부터 '똥개'사진을 올려서 무척 유감이다. 제목은 '통증'이라 쓰고 포스터는 '똥개'포스터를 올린 이유는 단지 곽경택감독의 '똥개'라는 작품을 10대 때 나름 의미있게 봤기 때문이다.

열 몇살 쯤 어느날, 유쾌함을 선물해줬던 그 영화감독이 8년이 지난 지금은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궁금해서 택한 영화가 '통증'이다. 8년이 지나는 동안 어쩌다보니 곽경택감독의 영화들을 영화관에 직접가서 본 일이 없었다. 

친구, 사랑, 아름다운 우리 등의 영화가 걸릴 때마다 매번 영화관에서 본 일이 없었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었겠지만, 어두운 영화를 피하는 습성이 작용 했을거라는 생각도 든다.


이런저런 어린시절 감상은 그만두고, 통증을 이야기하겠다.  

 

과거를 사는 남자, 남순

남순은 과거를 산다. 어릴적 사고로 가족 모두를 잃은 충격이 상처가 되어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남자다. 국어사전에서는 말하길 '통증 [명사] 아픈 증세'라고 정의한다. 아픈증세가 없는 사람이 바로 남순이다. 가족 모두를 잃은 뒤 남순은 가족들과 함께 살던 집에서 청소도 빨래도 삶의 의욕도 어느것도 챙기지 않고 살아있으므로 살아간다. 가족들이 쓰던 그릇들과 물건들은 떠나던 그날의 상태 그대로 둔 채, 집안에 먼지를 그대로 쌓아두고 그렇게 살아간다. 통증을 모르는 남순의 일상은 무감각하고 무기력하다.

현재를 사는 여자, 동현



작은 상처에도 심각해지는 여자가 있다. 아니, 심각할 수 밖에 없다. 혈우병을 앓고 있는 그녀는 그래도 현재를 산다. 그녀에게는 상당한 빚이 있지만 그래도 밝다. 하루하루를 책임지기가 버겁긴하지만, 가족들이 없는 외로운 서울에 혼자 살기는 하지만 그래도 그녀는 현재를 살아간다.

다르지만 같은 두사람


다르지만 같은 두 사람이 만난다. 같은 상처를 가진 둘은 넓은 세상에 각자에게 하나 밖에 없는 존재가 된다. 물론 만나자마자 각자에게 하나 뿐인 존재가 되는 건 아니다. 두 사람 다 건강하지 못하기 때문에 서로의 상처를 보고 상대방의 아픈모습을 보고 사랑을하게 된다. 극과 극으로 대비되는 두 사람은 다르지만, 같다.


영화의 결말은 슬픈결말이다. 영화의 흐름도 처음부터 끝까지 예상가능한 흐름이다. 게다가 영화를 다 보고 난 뒤 개운하지 못하다. 답답했다. 이렇다 할 예쁜 장면이 있었던 것도 마음에 와 닿는 대사가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래도 한 가지 확실한 건 그저 사랑, 한 가지였다.

불행한 너와 내가 불행한 우리가 될 수 밖에 없는 슬픈결말이 못내 아쉬운 영화.
그 아쉬움 때문에 '똥개'가 자꾸 떠올랐는지도 모른다. 아픈사랑의 감성이 그리운 당신에게만 추천한다.  

통증
감독 곽경택 (2011 / 한국)
출연 권상우,정려원,마동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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