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혼, 기백이 느껴지는 가족드라마

영화를 봐야할지 말아야할지를 10번정도 고민한 끝에 마음을 비우고 보게 된 영화 '투혼'이다. 김상진감독의 10번째 작품 투혼. 삐딱한 누군가를 통해 세상을 웃게했던(주유소 습격사건, 신라의 달밤) 그가 사람들에게 감동 가득한 영화를 보여주고 싶었다는 기백으로 만든 '투혼'을 마음을 터놓고 가볍게 풀어놓겠다.

당연한 이야기: 당연한 전개와 당연한 결말


'글을 읽으면서 함께 봐주세요'라는 의미로 붙여놓은 위 이미지를 봐도 알 수 있을 것이다. 투혼은 뻔하다. 야구선수 윤도훈(김주혁 분)과 그의 부인 오유란(김선아 분)은 부부다. 굳이 영화의 줄거리를 말한다고 해서 스포일러다 아니다 할 것도 없다. 왜냐하면 우리가 매일같이 보는 드라마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그런 구성이기 때문이다. 철 없고, 이기적인 남편 덕에 속 썩던 아내가 암에 걸린다. 아내가 암에 걸려 얼마 못 살거라는 사실을 알게 된 남편은 착한 남편, 아내를 위하는 남편이 된다. 그리고 누구나 아는 이 이야기 위에 스포츠의 감동을 살짝 올렸다.  

스포츠의 감동: 야구, 열광하라


살짝이기는 하지만, 야구의 비중이 50 이상이다. 야구의 비중이 50 이상이긴 하지만 야구를 전혀 몰라도 영화를 보는데 큰 어려움은 없다. 이 영화에서 말하고자 하는 초점이 야구에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당연하다고 생각되는 이야기 위에 야구라는 감동을 올려놓아서 좋은점은 무엇이 있는가. 한국과 야구가 연을 맺은지 100년을 훌쩍 넘었다. 야구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야구는 훌륭한 여가이며 동시에 삶의 원동력이다. 또한 지역 안에서 서로의 유대감을 형성하는 것도 야구, 힘껏 소리지르고 함께 싸울 수 있는 매개체도 야구다. 이렇게 대한민국 정서에 깊숙이 관여하는 친근한 소재로 투혼은 다가왔다. 참고로 필자는 야구팬이 아니다.   
친근한 소재라서 몽실몽실 좋긴한데, 영화 안에서 실제 팀들이 거론되기 때문에 껄끄러울 수도 있겠다는 우려를 하기도 했다. 영화 안에서 주인공의 팀은 롯데자이언츠, 상대 팀은 삼성라이온즈다. 현실적으로 봤을 때 이 영화를 롯데엔터테인먼트에서 배급했기 때문에 롯데가 이기는 것이 이상할 것이 없긴 하지만 삼성라이온즈 팬이라면 날카로워질 수도 있겠다. 영화를 보면서 야구 때문에 하루에도 수십번씩 기분 상태가 바뀌는 몇몇 지인들이 떠올랐다. 아마 영화니까 괜찮겠지.

가족드라마: 아버지와 아들


스포츠의 감동에서 다시 가족드라마로 돌아와 포스팅을 전개해 보겠다. 참 그럴듯하다. 아버지와 아들. 아들에게 아버지는 미운 아버지이기도 하면서 동시에 우상이기도 하다. 투수인 아버지와 타자가 되고싶다는 아들. 소년 스포츠 만화에 등장할 법한 스토리가 아버지와 아들 사이를 간혹 이끌어가기도 한다. 아버지와 아들은 가족이기도 하지만 야구로 묶이기도 했다. 영화를 본다면, 은근히 주목해 볼만한 부분이다.

투혼이라 부르기엔 2% 부족하다


'투혼이라는 제목이 이 영화에는 조금 무겁지 않나'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망나니였던 야구선수가 마음을 고쳐먹고, 오직 자신만을 위한 공이 아닌, 누군가를 위해서 공을 던진다는 내용을 투혼이라는 두 글자로 표현하기에는 무언가 어색함이 있다. 영화가 오로지 야구로만 채워졌다면, 무겁게 느껴지지 않았을지도 모른다는 아쉬운 마음을 고이 접어두고 마지막 한문장으로 짧고 강렬하게 영화에 대한 추천 한마디를 남기고 포스팅을 마무리하겠다.  

'젠장 !  너무 뻔한데, 왜 자꾸 콧물이 나는거야?'
                                   
투혼
감독 김상진 (2011 / 한국)
출연 김주혁,김선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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