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년, 기억하라 518
- 소울푸드: 리뷰/오늘은 영화
- 2012. 12. 11. 00:18
"이 영화가 만들어지길 원하지 않는 세력이 있었다. 그리고 이 영화를 보고 싶어하는 개인들이 있었다. 결국 그 개인들이 이겼다. <26년>은 영화를 보고 싶다는 소망을 가진 개인들의 힘으로 만들어졌다는 데 상당한 의미가 있다." 영화사 청어람 최용배 대표의 말이다. 35명의 개인 투자자들과 1만 5천명의 '제작두레' 회원들의 힘으로 만들어진 <26년>은 앤딩크레딧도 영화 그 자체 못지 않은 감동에 한 몫을 한다.
개봉일은 11월 29일, <26년>을 기념하기 위한 서울광장 콘서트에서는 11월 16일 <26년> 개봉을 기념하는 축하공연을 열었다. 이 자리에 모인 그들을 하나로 모은 것은 누구의 팬이라는 이름이 아닌 <26년>을 원하는 마음이었을 것이다.
영화가 크랭크인에 들어가기 까지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2006년, 청어람은 강풀 작가의 웹툰 <26년>을 사들였으나 투자사들의 투자 철회, 촬영이 무산되는 사이 흩어진 감독과 배우들을 다시 섭외하는 난항을 겪으며 한손 두손 모인 개인 투자자와 조금씩 힘을 합쳐준 '제작두레'의 힘을 빌려 힘겹게 올해 7월 19일 크랭크인을 했다고 한다.
제작에 들어가기 까지 많은 외압설에 시달렸던 <26년>이 겪어내야만 했던 고단했던 시간만큼 2012년을 살아가는 대한민국 국민들에게는 큰 의미가 있을 것이다. 518 광주민주화 운동에 대한 직면을 처음 영화화 했던 <화려한 휴가>가 큰 무리없이 작품이 이뤄진 데 비해 <26년>이 스크린에 걸리기 까지 4년이라는 세월이 걸렸다는 데에는 충분히 의문을 가질만한 무언가가 있다.
<화려한 휴가>가 당시의 시대상을 성실하고 실감나게 표현했다면, <26년>은 그 시대를 지나온 책임을 묻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영화가 세상으로 나오길 바라지 않았던 그 누군가들은 질타의 시선을 직면하고 싶지 않기 때문에 끊임없이 무언의 압력을 통해 괴롭히지 않았나 싶다.
http://cartoon.media.daum.net/webtoon/viewer/18850
영화를 보고 강풀의 원작 <26년> 웹툰을 보았다. 누군가는 진실에 관심을 갖고 진심을 담아 전하려 할 때, 과연 많은 사람을 지켜야만 하는 그 분들은 얼마나 이 아픔에귀 길울였는가를 생각하게 한다. 오히려 사실을 감추고 알려지기를 꺼려 했기 때문에 이 영화가 세상으로 나오기 까지 5년의 시간이 걸렸고, 두차례나 엎어질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http://terms.naver.com/entry.nhn?cid=830&docId=65598&mobile&categoryId=830
"이 후 민주화 운동의 역사적 준거가 된 이 사건은 발발 당시에는 불순분자와 폭도들에 의한 난동으로 규정되었다가, 1988년 6공화국 출범 직후 국회에서 '광주민주화운동'으로 정식 규정되었고, 1988년 11월 사건규명을 위한 국회청문회가 개최되었다."
다행스럽게도 26년은 선전하고 있다. 아직까지도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을 폭도들의 폭동이라 알고 있는 누군가에게, 이념의 잣대로 나와 다르면 빨갱이라 칭하던 편리한 뇌를 가졌던 그분들에게 알려주기 위해서 영화는 롱런해야만 한다. 영화는 어쩌면 이념이 아니라 인권이었다.
영화의 소재에 대해서 길지 않게 몇자 적다보니, 영화에 대해서 이야기를 전혀 못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새로운 시도 한가지를 꼽자면 영화의 시작이다. 옛날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한 그림체의 애니메이션으로 시작하는 <26년>은 잔잔한 그림체와는 달리 너무 비극적이었다. <마당을 나온 암탉>의 오성윤 감독이 만든 애니메이션이라 한다.
(영화에 대한 다른 부분들이 궁금하다면, 넓고 광활한 이너넷을 통해 다 함께 찾아보는 걸로 하자)
*참고: 씨네 21 No.881, 다음 웹툰 <26년>, 네이버 지식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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