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간 흔들린 뒷모습.jpg 아기가 처음하게 된 것들은 기념할 만 하다. 다이어리나 메모장에 직접 쓴 글씨로 이런 일들을 남겨둘 수 있을 줄 알았다. 이것도 착각. 오늘 아기는 434일을 살고 있고, 이제는 뛰려고 하고 몇 가지 단어를 말할 수 있다. 아주 기본적인 의사소통은 가능하고 (일단 말은 다 알아듣는다) 율동을 어설프게 따라하는 모습도 귀엽더라. 종이와 앨범에 차곡차곡 적어두기는 바쁘고 힘이 들어 핸드폰 메모장에 아기가 살아온 날을 적고 있었던 일을 간단하게 기록해 뒀었다. 기록은 260일이 마지막이다. 257일에 '물건을 잡고 정확하게 일어서다'라고 써뒀고, 260일에는 '하루 종일 아빠빠'라고 써뒀으니 지금 소담이를 보면 엄청 커버렸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겠다. 76일 옴...!뫄..!91, ..
지난 주 제주도 여행을 다녀왔다. 무척 오랜만에 가게 되는데, 어찌어찌 하다보니 시어른들과 동행하게 되었다. 시어른들과 함께 가는 게 마냥 편하지 않은 것이 사실이긴 했지만 복병은 다른 데 있었다. 태풍 차바를 만나게 된 날씨와 식사를 해결할 곳이 없음이었다. 오히려 아버님 어머님도 고생을 워낙하셔서 이게 누구를 위한 여행이랄지 싶었다. 어떻게든 해서 여행을 다녀오긴 했지만, 엄청난 피로가 누적되어 돌아온 것은 물론 일반적인 여행이라기 보다 글세 극기훈련 가서 빡세게 육아하고 돌아 온 기분이다. 남편이 신입사원이라 아기가 돌이 되도록 아직 휴가를 써 본 일이 없어 여행이라는 명목으로 어디를 멀리 가본 것은 출산 후 처음, (처음인데 왜 때문에 이렇게 되었을까 다시 생각해봐도 썩 좋지는 않은) 소담이는 탄..
제주도로 여행을 다녀온 후 아기에게 장염이 찾아왔다. 여행 가서 쉼 없이 먹은 탓인지 다녀온 날부터 상태가 별로였다. 낌새가 있을 때부터 얼른 조심했어야 하는데 워낙 잘 먹는 아기다 보니 평소처럼 이것저것 주다가 결국 아이는 평소와 다른 아기가 되어 버린다. 주말에 아이가 워낙 보채고 낮잠도 통 자질 않으니 병원에 데려갔다. 그 때 간 병원에서는 별다른 문제는 없어 보인다 했다. 애가 안먹고 보채고 하는데 평소보다 방구를 많이 끼고 변은 묽었다 정상이었다 한다 했더니 진찰 후 피곤해서 그런 것 같다는 말에 안심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아프기 전에는 이렇게 눈에 힘 빡 주고 배 내밀고 스티커 하나 더 달라고 난리도 쳤는데.jpg 그리고 돌아와서는 평소보다는 조금 조심하다가 월요일 오전에도 여전히 뭔가 이상해..
오늘 하루도 빚진 자는 무사히 살아냈다. 나라의 독립을 위해 끝까지 싸운 분들의 희생이 있어 오늘도 아이와 눈부신 해를 받으며 걷고, 이유식 거리를 걱정하는 평범한 삶을 살 수 있었다. 그러나 잘 잊는다. 이렇다 저렇다 핑계로 잊고, 나 하나 살기 벅차다며 잊는다. 여기, 잊고 있었던 죄송함을 다시 생각하고, 실천하게 하는 브랜드 '마리몬드'를 만나게 되었다. 마리몬드는 '존귀함의 회복'을 실현하기 위해 실천하는 브랜드다. 나비를 뜻하는 마리포사의 '마리', 고흐의 '꽃피는 아몬드 나무'의 '몬드' 두 가지 단어를 조합해 브랜드 이름을 지은 '마리몬드'. 마리몬드는 꼭 필요한 일을 하고 있었다.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역사의 일부, 그리고 짓밟힌 존귀함을 회복하기 위한 일. 마리몬드 홈페이지에 가면 브랜..
결혼 후 싸운다. 싸우는 게 당연하다. 싸울 때는 부글부글 한다. 그래도 티격태격, 투닥투닥의 결론은 항상 싸우는게 당연하다로 평정심을 회복한다. 가끔 싸우지 않는 부부가 TV에 등장할 때면, 격한 이질감이 느껴지기도 한다. 싸우는 이유 중 제법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게 돈 문제라 생각한다. 미디어에 자주 등장하는 그들에게는 일단 금전적인 문제는 없어서인가라며 웃어 넘기기도 한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부부라면 오히려 싸우는게 지극히 정상이다. 연인이라도 싸우는 게 지극히 정상이라고 생각하는 1인이기도 하다. [일상의 기록/결혼을 지켜요] 부부싸움의 시작, 사소한 것으로 싸우는 아내와 남편 방법은 부부싸움의 시작이 될만한 요소들을 적어 둔 포스팅이다. 내용 안에는 싸우지 않기 위해 상대방을 위한 노력을 어..
제목에는 나혜석 거리가 있지만, 나혜석 거리 사진은 없는 글. 제목과 사진에는 규카츠가 있지만, 규카츠에 대해서는 '맛있다' 정도로 밖에 쓸 말이 없구나. 나혜석 거리에 대해서는 그다지 아는 게 없고, 하기스 기저귀가 왜 때문에 새는 건지 그것이 제일 궁금한 지나가는 엄마사람1의 글이다. 출산 후 남편, 나, 아기 이렇게 셋이서 무려 '식당'이라는 곳에 처음 가 본 아주 매우 너무나 기념할만한 날이다. 어느정도냐면 무려 소담이가 태어나고 395일만의 일이다. 아기를 낳아서 키운다는 건 왜 그런지 새로운 달력이 하나 더 추가되는 기분이다. 소담력이라고 불러야 할지, 출산 후 몇일을 아기가 살아 온 날로 생각하게 되는 것. 아이와 살아 온 날을 하나 둘 몇 일인지 기억하는 것, 연애하는 것 같다. 나혜석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