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더 이상 순수한 어린이가 아니다. 애석하게도 내가 예쁜지 아닌지를 아는 것은 물론 험악한 잣대에 자신을 몰아세우고 성형을 여러번 감행하기까지 하는 무쌍한 청년들도 있다. 평범한 얼굴을 가진 여대생 A가 양악수술을 하겠다고 가족들에게 서명을 요구하며 동의서를 들고 쫓아다니는 것도 그렇게 먼 남의 일은 아니라는 이야기. 외모에 대한 이야기는 아주 오래 전부터 써보고 싶었다. 외모는 타고나는 것이기도 하지만 표정이나 태도로 만들어지는 것이기도 하다. 그런데, 요즘은 표정이나 태도 마음가짐으로 인상과 매력을 만들어나가는 것 보다 예쁜 얼굴을 갖고 싶은 마음에 의술의 힘을 빌려 변신하려하는 의란성쌍둥이가 빠른 속도로 늘어가고 있다. 아름다워지는 욕구에 대해서 100번은 공감한다. 그런데 충분히 그 사람만이..
서른, 여자들에게는 설렘보다는 걱정으로 다가오는 숫자다. 드라마 에서는 여자를 크리스마스 케익에 비유한다. "오대리. 그... 여자는 말야, 크리스마스 때 케익 같은거야. 24일이 지나면 떨이야 떨이. 그런데 오대리는 31일 밤이네? 곧 종치네?" 가뜩이나 조급증이 있던 나에게 적잖은 충격이었다. 그나마 위로가 되는 건, 오은수(최강희 분)의 되받아치는 대사였다. "난 아이스크림케익이에요! 꽝꽝 얼어 끄떡 없어요!" 그 때는 어렸다. 어느덧 서른 문턱에 와 있는 나는 나름대로 빨리 성공이나 성취라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노력했었다. 의 은수의 사랑스러움과는 거리가 멀었다. 목적을 향해 앞으로만 달려가던 때가 있었고, 20대 중반이 지난 이후에는 방향이 잘못되어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되었다. 그래서..
불편하다. 보는 내내 찜찜한 걸 알기 때문에 피했던 김기덕 감독의 영화를 마주했다. 피할 수 없는 선택이다. 영화 보는 일이 재미 이상의 의미를 가지려면 매일 같이 신나고 또 신날 수는 없다. 불편한 영화가 매력적인 이유는 생각을 깊게 그리고 오래 지속시키기 때문이다. 그의 영화가 그렇다. 1996년 를 시작으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그의 영화를 항상 누군가의 이야기나 텍스트로만 접했다. 특별한 이유는 없다. 불안이 무섭기 때문이다. 블로그에 적어 본 영화 중 불안한 것으로 꼽자면 조성희 감독의 이 일품이다. 이 불안한 이유는 힘 없는 내가 꼼짝없이 갖혀서 관찰을 당하거나 살해당할 위험에 처했기 때문이다. 이 좁은 공간이 주는 공포라면 의 공포는 넓은 공간, 거대한 자연에 대한 일종의 겁이다. 201..
사랑을 꿈꾸기는 하지만 사랑을 이루는 일이 무탈하게 진행되는 것은 아니다. 사랑이 어려운 일은 아니지만 나에게는 쉽지 않다. 영화 은 사랑하는 대상을 바라보는 시선을 통해 사랑을 설명하지만, 실제 사랑은 꼭 내가 생각한 것처럼은 아니라는 걸 소박하게 새겨주는 영화다. 1998년, 영화가 개봉했을 때 봤더라면 전혀 이해하지 못했을 예쁜 영화다. 나는 너무 어렸고 그 때 봤더라면 영화가 지루해서 끝까지 보지 못했을 것이다. 미술관 옆 동물원, 춘희와 철수 영화 속 춘희(심은하 분)에게는 영화감독 이정향의 이야기를 담았다고 한다. "춘희는 나를 모델로 했다"는 감독의 인터뷰는 누구나 마음속에서 주인공이기를 소망하는 평범한 사람들의 마음을 대변한다. 그녀의 또 다른 작품 은 평소 알던 처럼 따뜻했다. 영화는 과..
돌아왔다. 블로그를 잠시 쉬어야겠다고 생각했을 때 세월호가 침몰했었고 그렇게 50일이 지났다. 어제는 2014년 6월 4일 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있었고,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던 어른들 43.2는 투표하지 않았다. 투표로 심판을 해야한다는 여론에 동조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최소한의 권리도 행사할줄 모르는 어른들의 '미안하다'라는 말이 무색해지는 결과다. 이마저도 16년만에 최고란다. (세월호가 투표율을 높이는데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그렇다면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무엇을 줄 수 있을지) 그래서 소개한다. 어른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다. 필자에게 있어 촌지란 줘 본 일도 받아본 일도 없는 어떤 것이다. 90년대 초등학교 내부에서 학부모와 선생 사이 돈 봉투가 오가는 일이 그다지 생소한 일은 ..
"마음을 위한 레시피, 소울푸드"를 운영하는 윤나무입니다. 포스팅도 일주일에 한 번 겨우 올라올까 하는 블로그라 되도록이면 제 근황보다는 하나라도 더 컨텐츠에 집중하고자 했지만 이렇게 근황에 대한 글을 쓰게 되었네요. 4년 동안 바쁠 때는 바쁜대로 블로그를 그냥 두기도 하고, 꾸준히 쓰면 쓰는대로 쭉 이어가며 블로그를 운영해 왔습니다. 포스팅 수도 적고, 성실한 블로그는 아니지만 블로그를 그저 꾸준히 유지 하다보니 소울푸드 블로그를 정기적으로 찾아주시는 분들이 제법 늘었습니다. 그래서 아무래도 찾아주시는 분들께 소식을 전하는 것이 도리인 것 같아 이렇게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제목에 적은 그대로 블로그를 잠시 쉴 예정입니다. 아주 오래는 아니지만 길면 6월 중순까지 쉬게 될 것 같아요. 조금 더 빨리 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