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비전 채널을 무심하게 돌리다가 백발이 성성한 할아버지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힐링캠프에 멈췄다. 박범신 작가였다. 전 작가가 아니라 죽을 때 까지 현역 작가로 살고 싶다는 작가의 말이 듣기 좋았다. 소설 를 알기 전 영화 를 먼저 알았다. 말하기 부끄럽게도 영화 를 본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소설 를 보지는 못했다. 영화를 본 사람도, 소설을 본 사람도 제법 괜찮은 작품이라는 사실을 나에게 전했다. 서점에 가서도 책을 한 두번 들었다 놨다 했을 뿐, 살까 말까 했을 뿐 사지는 않았다. 인간의 본성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는 작품인 는 영화화 되는 과정에서 상업적으로 일정부분의 관심을 끌기 위해 소녀의 성적 매력에만 집중해 놓은 포스터를 개시했다. 그래서였다. 그래서 그마저 읽고 싶었던 소설도 선뜻 보겠다..
누구나가 인정하는 천재라고 불리는 사람들에게서 '이 사람 밋밋하구나'라는 생각을 한 적은 별로 없다. 어쩌면 불꽃 같이 타오르는 그들의 삶을 우리가 열망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스티브 잡스"라는 사람은 삶을 드라마틱하게 연출할 줄 아는 사람이었다. 그의 마지막 이후에도 사람들은 그를 찾고 그를 그리워한다. 스티브 잡스가 천재이긴 하지만 그가 사람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그의 괴이할 정도로 집중하는 집중력, 더불어 자신이 만든 창작물을 사랑하는 집착에 가까운 열정 때문이다. 현대그룹 고 정주영 명예회장을 그리워하는 사람은 없다. 아마 삼성 이건희 회장이 세상과 이별을 고해도 이렇게 그리워하지는 않겠지. 유독 스티브 잡스를 사람들이 그리워하는 모습을 보면서 세상에 어떤 사람이 이토록..
프리랜서로 나홀로 일하거나,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리거나, 음악을 만드는 것처럼 이렇게 오로지 창작활동으로 수익을 창출하거나 아니면 스스로 사업자가 되어 사장님이 되는 것 아니라면 우리는 어딘가에 속해야만 한다. 조직이라는 울타리 말이다. 독일 최고의 명장 '폰 만슈타인(Erich Von Manstein)'은 훌륭한 리더와 그렇지 못한 리더를 네가지 타입으로 분류했다. 근면하고 유능한 타입, 게으르고 유능한 타입, 근면하고 무능한 타입, 게으르고 무능한 타입 이 네가지가 바로 그것이다. 리더와 관련한 이 이야기는 지금도 조직 내에서 현재진행형으로 적용된다. 폰 만슈타인 장군님 말씀처럼 열심히 일하는 지혜로운 리더, 똑똑하고 게으른 리더, 게으르고 멍청한 리더, 부지런하지만 멍청한 리더 이렇게 네 가지 타..
(About time, 2013), 사랑스러운 영화다. 감독 리처드 커티스의 블링블링 러블리 월드가 사랑스럽게 담긴 사람스런 영화, . 영화의 결론은 간결하다. "지금 그리고 여기에 충실하자"가 영화의 결론이다. 영화를 처음 접한 건 SNS, 영화를 보고 빠져든 페친들이 너도 나도 봤다며 뉴스피드에 올리기 시작한 . 요즘 이슈는 아무래도 민영화와 교과서라서 마음이 흉흉했던 참에 커티스의 러블리 월드를 또 한 번 만나게 되었다. 그의 영화를 보면, 사실 '백인을 위한 백인들의 이야기'라는 생각을 하게된다. 영국인구에 상당수를 차지하는 유색인종이 그의 영화에 등장하는 걸 본 적이 없기 때문. 은 런던에서 사람이 가장 많은 지역인데도 불구하고 출연진은 모두 백인, 크리스마스에 솔로를 두 번 울릴 줄 아는 영화..
"우리 동네에 어느 날 얼굴은 허연게 파란 눈에 코가 오똑 솟은 애들이 와서 여기가 신대륙이란다. 새로운 땅이라니. 우리 아빠의 아빠, 우리 할아버지의 할아버지 때 부터 우리 가족은 쭉 여기서 살았는데, 기 막혀." 아메리카 대륙 원주민(인디언)은 미국 역사의 시작을 이렇게 바라볼 것이다. 지금까지 배워 온 세계사는 철저한 백인 시점의 역사다. 미대륙을 발견하고 신대륙이라 외치며 그 땅을 정복하고 개발하는 그들의 역사. 그들 입장에서는 정복하고, 번성한 역사라 할 수 있겠지만 그 땅에 살던 토착민들은 핍박과 굴욕의 아픈 역사다. 토착민들을 괴롭히는 것도 모자라 "우리가 보호해 줄게"라며 '인디안 보호구역'이라는 것도 만들어 그들을 동물 우리에 가두듯 가두고 '보호'라는 말로 포장하기도 했다. 그들은 그들..
탄수화물 중독, 하루 24시간 중 12시간 이상은 '단 것'에 대한 생각으로 보내는 나. 내 나이 내일모레 곧 서른. 나의 애틋한 빵 사랑은 단순히 먹는 것에서 끝나지 못했다. '내 반드시 빵에 대한 사랑을 증명하리라'라는 사명을 안고 빵집 알바를 한다며 버둥거리기 시작했으니 드디어 빵모자 곱게 쓰고 포스기 앞에 서게 되었다. 일하게 된 빵집은 흥리바게트. 이 필담은 최근에 경험한 이야기니 최신 정보라 할 수 있겠다. 어쨌든 그 바게트에서 일하게 된 나는 열의를 불태우며 머리망도 사고 귀에 붙은 피어싱들도 떼어냈다. 빵집 알바의 옷차림이란 패밀리레스토랑 주방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그것과 비슷하다. 단정하게 묶은 머리는 망에 쏙 들어가 있어야하고 귀에는 장신구가 없어야하며 앞치마를 단정히 해야한다. 신발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