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리원을 곧 떠난다. 오전 퇴실이라 주말 오후에 미리 나가려 한다. 조리원에 있는 동안 티끌이는 소담이가 되었다. 오늘 아기 몸무게는 3.92 쭉쭉 먹고 무럭무럭 자랐다. 아기는 황달 수치가 높은 것 빼고는 무탈하다. 산부인과와 연계된 조리원을 선택해서 좋은 점은 소아과 의사가 매주 두 번씩 아이들을 봐 주러 온다는 점. 아기 눈 흰자가 노란색이라서 걱정이되서 물었더니 병원에 와보라했다. 황달수치가 무려 13.7이다. 걱정되는 내 맘과 달리 소아과 선생님은 침착하게 모유수유를 하던 것처럼 이어가라고 말했다. 완모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조바심이 앞서서 병원에서 돌아온 날부터 혼합수유를 시작했다. 모유만 먹는 경우 황달이 지속될 수 있다는 말을 들어서다. 혼합수유를 하되 모유보다 분유 위주로 먹였다. 태어난..
출산준비물에 대해 끄적인 다음날, 양수가 터졌다. 8월 12일에 올린 포스팅인데 그 날 새벽까지 괜히 오버했나 싶었다. 11일부터 몸이 무척 피곤하고 조심스러웠는데 어쩌다보니 외출할 일이 생겨 꾸역꾸역 밖을 돌아다니기도 했다. [일상의 기록/엄마사람으로 산다는 것] 막달의 불안감과 함께 챙겨보는 여름 출산가방 남편은 11일 학회 일정이 있어 미국으로 떠났다. 남편이 비행기에서 내리는 시간에 맞춰 연락을 받으려고 새벽까지 기다리다 새벽에는 배가 고파 잠이 안와서 무척 늦게 잠이 들었다. 일어나서는 잠이 부족한 상태에서 너무 신나게 통화를 했나보다. 워싱턴의 자전거 대여 환승 시스템에 대해 이야기 하면서 깔깔 거리고 웃는데 뜨끈한 물이 다리를 타고 흘렀다. 옆으로 누워 웃다가 당황해보기도 처음, 침대 시트를..
어느덧 출산 예정일을 10일 앞두고 있다. 토요일에는 를 보다가 문득 아기가 태어나면 이 시간에 이걸 보고 있기는 힘들겠지 라는 생각이 들어 갑작스러운 두려움이 물밀듯 몰려왔다. 그것은 출산에 대한 두려움이 아닌 자유가 사라질 것에 대한 염려다. 시간을 오직 내 것으로만 소유할 수 있었는데, 앞으로는 아닐 것이라 생각하니 걱정이 먼저 앞선다. 그래서 요즘은 부쩍 커피 마시러 등의 이유로 재택알바도 할 겸 집 앞 카페를 많이 찾는다. 예정일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오니 출산 후 당분간은 카페인을 섭취할 수 없기 때문에 더욱 적극적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듯. 웃프게도 가서 커피말고 빵도 사먹다보니 알바비보다 빵 값이 더 나온다. 출산용품을 모두 사고, 8월 초부터는 부랴부랴 출산가방을 챙기기 시작한다. 출산용품 ..
[연애하고 싶은 여자] 이번 포스팅은 조금은 가볍게 진행해볼까 하는 마음에 굳이 글감을 찾기 위해 심리학 책을 뒤지거나 강의를 찾아 보거나 영화를 보지는 않았다. 출산이 코앞으로 성큼 다가왔기 때문에 앞으로 [연애하고 싶은 여자]의 지속적인 업로드가 어려울 것이라는 염려도 있다. 하지만 블로그를 그만두지 않는 이상 글을 계속 채워나갈테다. (그러니 연애와 관련된 글은 간헐적으로 올라오겠지만 들려주세요라는 의미) 오늘은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여자들이 왜이래" 1편을 마련해 보았다. '왜이래'라고 제목에 적었지만 정작 왜 이러는지는 (뾰족하게) 알려주지 않는 글이다. "여자들이 왜이래"는 가끔 여자들도 알기 어려운 그녀들의 마음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동시에 오래 사랑을 지속하고 싶은 연인들이라면 이랬으..
은 사람의 의식체계를 현실감 있게 표현했다. 동시에 기쁨, 슬픔, 분노, 짜증, 두려움이라는 감정을 의인화하는 기발함으로 신선하게 접근했다. 영화는 어린이가 이해하기에 어려운 부분이 많다. 주인공 라일리가 사춘기에 들어서기 직전의 청소년인 것처럼 어쩌면 영화는 어른과 어린이 어디쯤에서 성장을 잠시 멈추고 있는 어른들에게 꼭 필요한 영화인지도 모른다. 영화는 추상적 영역에 있는 것들을 현실감 있게 표현했기 때문에 '생각', '감정'이라는 추상적인 단어들을 이해하기 어려운 아이들은 좀 지루할 수도 있겠다. 옆 좌석에 앉은 10살 정도 되는 듯한 꼬마는 "엄마는 재밌어?"를 여러 번 묻기도 하더라. 모든 장면에 필요 이상 밀도 있게 반응하는 엄마와 영화를 지루해 하는 아이 덕에 영화에 몰입하는데 방해가 되기도..
나이 서른이면 골드미스 정도 되어 있을 줄 알았다. 현실은 그냥 아줌마. 그냥 아줌마. 경단녀라고 하기에는 경력이라 할만한 게 없는, 어떻게 결혼은 했구나 싶은 아줌마다. 열정페이라는 말이 등장하기 시작하면서 착취 당하는 청년들의 상황이 구체적으로 담긴 기사들을 많이 접하게 된다. 10년 전에는 열정페이라는 단어는 없었다. 그래도 최소한의 인간다움을 누리고자 아르바이트를 구할 때면 최저시급을 꼭 지키는 곳에만 이력서를 넣고 면접을 봤다. 노동의 가치를 지불할 준비가 되어 있는 곳에서 일을 하는 것이 필자와 고용자 서로 존중을 하고 받을 것이라는 생각도 있었다. [어느 알바의 필담] 어느 알바의 필담, 01. 연봉을 알려주마 블로그에 [어느 알바의 필담]을 차곡차곡 쌓아갔는데, 임신을 하게되니 더욱 다양한..